"박스만 접어서 버리면 되니까 30분이면 끝나겠지." 그런데 끈이 없다. 재활용 수거 날짜를 찾아보고, 쌓인 상자를 눌러 접고, 모자란 물건을 사러 나간다.
정신을 차려 보니 두 시간이 지났다. 박스 정리가 갑자기 최종 보스가 됐다. 이걸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면 게으른 걸까?
할 수 있다고 꼭 직접 해야 하는 건 아니다
가구 조립이나 청소는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만 익숙한 사람에겐 30분 걸리는 일이, 처음 하는 사람에겐 설명서와 공구를 찾느라 두 시간이 되기도 한다.
남에게 맡긴다고 능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내 시간을 어디에 쓸지 선택하는 것이다. 아낀 시간에 일을 해도 되고, 그냥 쉬어도 된다. 쉬는 시간도 시간이다.
가격표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이 있다
직접 하면 인건비는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공짜는 아니다. 준비물 구입, 이동, 검색, 뒷정리까지 내 몫이다.
반대로 누군가를 부를 때도 견적을 알아보고, 작업 범위를 설명하고, 약속 시간을 맞춰야 한다. 이런 과정이 더 번거롭다면 직접 하는 편이 낫다. 외주가 무조건 정답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무엇을 맡길지 정확히 정하자
박스를 접기만 하는지, 집 밖으로 옮기는지, 수거와 처분까지 하는지부터 확인하자. 비용과 추가 재료비도 미리 합의한다. 거주 지역의 배출 규칙이나 필요한 자격·허가가 있다면 지켜야 한다.
집 안으로 사람을 들일 때는 현금, 열쇠,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를 따로 보관한다. 위험한 설치·전기 작업은 자격 있는 전문가에게 맡긴다.
박스와 싸울 때마다 주인공이 나설 필요는 없다
직접 하면 즐거운 일은 직접 하면 된다. 하지만 상자 몇 개 때문에 주말을 몽땅 쓰고 싶지 않다면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
절약하고 싶은 게 돈인지, 시간인지. 그건 내가 고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