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낮잠이 밤잠을 방해할까? 수면 압력과 생체시계, 잠에서 깬 뒤의 멍함을 연구로 구분하고, 실제 실신과 표현상의 '기절잠'을 구별한다.
정신을 차려 보니 30분이 삭제됐다
조금 졸렸을 뿐인데 시계를 다시 보니 30분이 훌쩍 지나 있다. 잠깐 눈을 감은 기억도 희미하다. 뇌가 저장도 안 하고 강제 종료한 것 같은 순간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렇게 자 버리면 밤에 잘 수 있는 졸음까지 써 버린 거 아냐?”
결론부터 말하면 30분의 실제 수면은 수면 압력을 낮출 수 있지만, 전부 초기화하는 것은 아니다. [1][2]
수면 압력은 숫자 표시가 없는 게이지
수면 압력은 깨어 있는 동안 높아지고 자는 동안 낮아지는 생리적 조절 과정이다. 여기에 하루 중 언제 잠이 오게 만드는지 관여하는 생체시계가 더해진다. [1]
그래서 “30분 잤으니 수면 압력 30% 감소”라고 계산할 수 없다. 실제 잠든 시간, 수면의 깊이, 이전 수면 부족, 시간대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 [3]
하필 게임의 체력 게이지는 보이는데 사람의 수면 압력 게이지는 안 보인다. 개발자 누구냐.
그럼 오늘 밤 잠은 끝난 건가?
짧은 낮잠도 정신을 맑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충분한 밤잠을 대체하지 못한다는 것이 미국 CDC 산하 NIOSH의 설명이다. [2] 이른 저녁 낮잠 뒤 밤의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실험도 있다. [4]
다만 모든 사람이 똑같지는 않다. 어떤 사람은 밤에 덜 졸리고, 어떤 사람은 여전히 피곤하다. 덜 졸린 것과 충분히 회복된 것은 다른 이야기다.
일어나서 멍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약 30분의 잠에서도 깊은 수면이 나타날 수 있고, 그때 깨면 한동안 멍하거나 몸이 무거울 수 있다. 이를 수면 관성이라고 한다. 짧은 낮잠 연구를 검토한 논문도 이전 수면량과 시간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정리했다. [3]
잠에 빨리 빠졌다고 깊은 잠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시계에는 뇌파 측정 기능이 없다.
'기절하듯 잤다'와 실제 실신은 다르다
여기서 기절하듯 잤다는 말은 잠에 갑자기 빠졌다는 비유다. 실제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거나 가슴 통증, 심한 두근거림, 경련, 반응이 없는 상태가 있었다면 일반적인 낮잠으로 넘기지 말고 의료 평가를 받아야 한다. [5]
결론
30분 동안 뇌가 잠시 문을 닫으면 수면 압력은 일부 줄 수 있다. 그러나 밤잠까지 전부 선결제된 것은 아니다.
뇌: “긴급 종료 완료.” 몸: “그런데 수면 미납금 남았는데요?”
- NIH/NHLBI — Sleep Deprivation and Deficiency: What Makes You Sleep? nhlbi.nih.gov
- CDC/NIOSH — Napping, an Important Fatigue Countermeasure archive.cdc.gov
- Hilditch et al. (2017), A review of short naps and sleep inertia. Sleep Medicine. PMID 28366332 pubmed.ncbi.nlm.nih.gov
- Werth et al. (1996), Dynamics of the sleep EEG after an early evening nap. PMID 8853369 pubmed.ncbi.nlm.nih.gov
- NHS — Fainting: symptoms and urgent warning signs nhs.u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