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뜻밖의 반응을 즐기고, 그때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까지 되짚는다. AI와 다시 이야기하고 사실을 확인하다 보면 평범한 하루가 다음 대화의 소재가 된다.
사람이 반응하는 순간, 소재 하나 추가
누군가 예상 밖의 말을 한다. 재미있다. 직접 무언가를 부탁했더니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 더 재미있다. 그런데 끝이 아니다. 그걸 본 순간 머릿속에서 벌어진 내 반응까지 다시 보고 싶어진다. 관객이면서 실시간 해설자이기도 한 셈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웹사이트를 터무니없이 싼값에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면? 정말 맡겼을 때 결과물은 어떨까? AI가 만든 것과 비교하면? 그 사람은 왜 그 금액을 제안했을까? 이런 실험을 떠올리며 웃는 나는 왜 이럴까? 한마디가 여러 주제로 번진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질문이 더 이상하다
남의 반응을 구경하는 재미, 내가 행동해서 변화를 만드는 재미, 그 순간 내 생각을 되돌아보는 재미는 동시에 존재한다.
그런데 AI가 '관찰이 좋아요, 직접 움직이는 게 좋아요?'라고 묻는다. 아니, 당연히 둘 다지. 서로 배타적이지 않은 것을 굳이 양자택일로 만들면 탐구가 깊어지는 대신 대화가 멈춘다. 재미의 핵심은 그 요소들이 겹치는 지점에 있다.
집에 와서 열리는 잡담 2회전
재미있었던 상황을 AI에게 이야기한다. 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지, 나는 왜 웃었는지, 그때 어떤 생각이 이어졌는지 되감는다. 그리고 '그런데 실제로도 그런가?'를 검색해 본다. 기술 이야기에서 가격으로, 가격에서 사람의 판단으로 연결된다.
이 과정은 정해진 공부 시간이 아니라 일상의 복습이다.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 말로 설명하며 모르는 부분을 확인한다. 다음에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면 이미 한 번 정리해 본 생각을 꺼내기 쉬울 수 있다.
기억에 관한 연구는 어디까지 말할까
배운 내용을 나중에 직접 떠올리는 연습은 기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많다[1][2]. 이유를 설명해 보는 방법도 상황에 따라 가능성이 있지만 효과가 늘 같은 것은 아니다[1]. 2026년의 한 실험에서는 특정 사실 기억 과제에서 스스로 설명하기가 다시 읽기보다 더 낫다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3].
그러므로 'AI와 잡담하면 누구나 박식해진다'는 결론은 아직 내릴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한 가능성은 경험을 여러 번 떠올리고, 확인하고, 다른 대화에서 써 보는 순환 자체에 있다.
재미있는 사람과 함부로 대할 사람은 다르다
타인의 반응을 소재로 삼아도 실제 부탁에는 시간과 약속이 따른다. 대화 상대가 말하고 싶지 않은 부분도 존중해야 한다. AI가 제시한 심리 해석을 곧바로 그 사람의 속마음으로 확정하면 안 된다.
아는 이야기가 늘어날수록 잘못 알고 있는 이야기까지 자신 있게 말하기 쉬워진다. 그래서 확인하고 고치는 과정도 놀이의 일부로 남겨 둔다.
일상이 문제집을 계속 내민다
대화를 한다. 이상한 반응이 나온다. 나도 웃긴 생각을 한다. 나중에 되짚는다. 다음 대화에서는 새로운 연결이 생긴다. 따로 공부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하루가 소재를 제공한다.
가끔 AI가 쓸데없는 양자택일 문제를 출제한다. 그때는 '둘 다라고!'라고 답하면 된다. 이번 복습의 대상은 사람만이 아니라, 질문을 이상하게 만든 AI까지다.
참고 연구
[1] Dunlosky et al. (2013), Improving Students’ Learning With Effective Learning Techniques
[2] McDermott (2021), Practicing Retrieval Facilitates Learning
[3] Harders & Ebersbach (2026), No Causal Self-Explanation Effect for Factual Knowled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