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죠 사망 뒤 공항 장면에서 “하이바라가 있었나?” 싶어지는 이유와 게토의 타락으로 이어지는 흐름
※이 글은 『주술회전』 회옥·옥절편, 시부야 사변 이후, 신주쿠 결전 주변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도입: 공항 장면에서 갑자기 “어?” 하게 되는 하이바라
『주술회전』에서 고죠 사토루가 스쿠나에게 패한 뒤, 이른바 “공항 장면”이 그려진다.
그곳에는 게토, 나나미, 하이바라, 리코, 쿠로이, 토우지, 야가 등 이미 사망한 인물들이 나타난다.
여기서 문득 걸리는 인물이 있다.
하이바라 유는 언제 죽었더라?
회옥·옥절편에 나온 밝은 후배. 나나미와 함께 있던 고전 학생. 게토를 솔직하게 따르던, 말 그대로 빛 같은 소년이다.
그런데 고죠의 공항 장면에 자연스럽게 있다. 즉 이미 고인인 인물이다.
다만 하이바라는 사망 장면이 크게 그려지는 타입이 아니다. 그래서 처음 볼 때는
“하이바라가 죽었었나?”
“언제부터 공항 쪽 사람이 된 거지?”
라고 느끼기 쉽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이바라 유는 회옥·옥절편 후반부인 2007년 8월 무렵 사망한다.
원작에서는 제77화 「옥절-2-」 부근, 애니메이션에서는 2기 5화이자 전체 29화인 「옥절」 무렵에 그의 죽음이 밝혀진다.
하이바라는 나나미와 함께 간 임무에서 죽었다
하이바라의 죽음은 전투를 충분히 보여 준 뒤 극적으로 사망하는 방식이 아니다.
흐름은 이렇다.
나나미 켄토와 하이바라 유가 임무를 나간다.
원래는 2급 주령 토벌 임무로 여겨졌다.
하지만 실제 상대는 예상보다 훨씬 격이 높은 존재였다.
토지신·우부스나 신앙과 관련된 듯한 1급 상당의 사건으로, 임무 난이도 산정 자체가 크게 어긋나 있었다.
그 결과 나나미는 중상을 입고도 살아 돌아온다.
하지만 하이바라는 죽는다.
이후 게토가 하이바라의 시신을 본다.
그 순간 하이바라의 죽음은 게토에게 또 하나의 큰 상처로 남는다.
즉 하이바라는 “전투에서 화려하게 산화한 캐릭터”라기보다,
임무 등급의 오판과 주술계의 구조 속에서 어느새 죽어 버린 후배로 그려진다.
이 점이 아주 『주술회전』답다.
그래서 “언제 죽었지?”라는 반응이 나오기 쉽다
하이바라의 죽음은 시청자와 독자 입장에서도 조금 인식하기 어렵다.
죽기까지의 과정이 큰 전투로 묘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부야의 나나미처럼 죽음의 순간 자체가 강렬하게 기억되는 타입이 아니다.
후시구로 토우지처럼 전투의 결말로 명확히 퇴장하는 타입도 아니다.
하이바라는 오히려
방금 전까지 밝게 말하던 후배가 다음 장면에서는 시신이 되어 있다.
라는 처리에 가깝다.
그래서 나중에 공항 장면에서 하이바라를 보면
“아, 맞다. 하이바라도 죽었었지.”
하게 된다.
이 “언제 죽었지?”라는 감각은 연출상 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주술사의 죽음이 반드시 화려한 볼거리로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등급 오판. 인력 부족. 임무 위험도의 잘못된 추정. 상층부나 제도의 균열.
그런 구조 속에서 젊은 주술사가 허무하게 죽는다.
하이바라를 통해 그것을 보여 준다.
하이바라는 게토를 무너뜨리는 ‘빛 같은 후배’였다
하이바라 유의 죽음은 게토 스구루가 타락하는 과정에도 크게 작용한다.
회옥·옥절편의 게토는 이미 지쳐 있다.
아마나이 리코를 지키지 못했다.
후시구로 토우지에게 패했다.
반성교 사람들이 리코의 죽음을 기뻐하며 박수치는 광경을 봤다.
주령을 퇴치하고, 흡수하고, 다시 퇴치하고, 다시 흡수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고죠는 ‘최강’이 되어 혼자서도 임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그만큼 게토가 혼자 있는 시간은 늘었다.
그런 상황에서 하이바라는 꽤 귀중한 존재였다.
밝고, 솔직하고,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다. 게토에게도 거리낌 없이 존경과 호의를 보낸다.
하이바라는 주술사 쪽에 남아 있던 선의와 희망을 상징하는 인물에 가깝다.
그런 하이바라가 죽는다.
게토에게는 아주 무겁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주술사는 비술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깎아 먹는다.”
“그 결과 이렇게 밝은 후배까지 죽는다.”
“그런데도 비술사는 계속 주령을 만들어 낸다.”
이 구도가 게토에게 점점 견딜 수 없는 것이 되어 간다.
하이바라의 죽음 하나만으로 게토가 단번에 타락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로 갈수록 분명하게 작용한다.
게토의 마음에 또 하나의 금을 낸 사건이다.
나나미에게도 하이바라의 죽음은 무겁다
하이바라의 죽음은 게토뿐 아니라 나나미에게도 깊이 남는다.
나나미는 하이바라와 함께 임무를 나갔고, 자신만 살아 돌아온 사람이다.
이 사실이 무겁다.
나나미는 이후 한 차례 주술계를 떠나 일반 회사에서 일한다.
그 선택의 배경에는 주술계 자체에 대한 염증과, 주술사로서 목숨을 소모하는 일에 대한 피로가 있다.
하이바라의 죽음을 그 배경 중 하나로 보는 것도 자연스럽다.
나나미는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다.
노력과 정의감만으로 세상이 좋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술사의 일이 얼마나 수지맞지 않는지도 안다.
젊은 사람들이 구조적으로 소모된다는 사실도 안다.
그렇기에 시부야 사변에서 이타도리에게 말을 남기는 장면도 더 무겁게 다가온다.
나나미는 후배에게 무언가를 맡긴다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다.
자신이 오랫동안 하이바라의 죽음을 짊어지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이바라는 등장 분량은 적지만 나나미의 삶에도 깊이 박혀 있는 인물이다.
츠쿠모 유키 역시 게토의 타락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하이바라의 죽음과 함께 게토의 타락에 크게 작용한 것이 츠쿠모 유키와의 대화다.
여기서 유키도 상당히 위험한 역할을 한다.
물론 유키가 일부러 게토를 타락시키려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눈앞의 주령을 계속 퇴치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주령이 태어나지 않는 세계를 만들자는 근본 치료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유키의 문제의식 자체는 매우 크고 진지하다.
주술사가 목숨을 깎아 가며 주령을 퇴치한다.
하지만 비술사에게서 주력이 새어 나오고 다시 주령이 태어난다.
그러면 또 주술사가 그것을 퇴치한다.
유키는 이 무한 반복을 끝내고 싶어 했다.
그 발상 자체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문제는 시기와 상대가 최악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게토는 이미 상당히 위험한 상태였다.
리코의 죽음.
반성교의 박수.
고죠와의 거리.
주령을 계속 삼켜야 하는 고통.
하이바라의 죽음.
나나미의 피로.
그 모든 것을 안고 있던 시기다.
그런 게토에게 유키는 “주령이 태어나지 않는 세계”라는 원인 치료의 관점을 제시한다.
그리고 게토는 거기서 극단적인 질문을 꺼낸다.
비술사를 전부 없애면 주령이 태어나지 않는 것 아닌가.
유키는 그것을 완전히 농담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이론상 성립 가능한 선택지로 다룬다.
물론 유키 자신이 그 방법을 실행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게토에게는 다르게 작용한다.
이미 한계까지 몰린 게토에게 그 대화는
생각해서는 안 될 방향으로 이론의 통로를 열어 버린 셈이 된다.
이 점이 크다.
유키는 한계 상태의 게토에게 ‘사상의 칼’을 건넨 셈이 됐다
유키의 대화는 냉정한 연구자이자 특급 주술사의 논의로서는 성립한다.
주령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주력을 없앨 것인가.
모든 인류가 주력을 제어할 수 있게 할 것인가.
이것은 근본적인 질문이지 단순한 악의가 아니다.
그러나 게토의 상태를 보면 너무 위험했다.
그때의 게토는 냉정한 토론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이미 마음속에서는 비술사에 대한 혐오가 자라기 시작했다.
“누구를 위해 주령을 퇴치하는가.”
“왜 주술사만 계속 죽는가.”
“왜 보호받는 쪽이 보호하는 쪽을 짓밟는가.”
이 질문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그 위에 유키가 원인 치료라는 프레임을 준다.
그러자 게토 안에서 감정과 이론이 연결된다.
혐오가 사상이 된다.
피로가 정의가 된다.
분노가 사명이 된다.
이 점이 무섭다.
게토는 단순히 감정 때문에 폭주한 것이 아니다.
유키와의 대화를 통해
자기 안의 혐오를 ‘세상을 구하는 논리’로 다시 구성할 수 있게 되어 버렸다.
상당히 큰 분기점이다.
그렇다고 유키만의 책임은 아니다
그렇다고 게토의 타락을 전부 유키 탓으로 돌리는 것도 맞지 않는다.
게토를 무너뜨린 것은 여러 가지가 겹친 결과다.
아마나이 리코의 죽음.
반성교의 박수.
고죠가 최강이 되면서 생긴 고립.
주령을 계속 흡수해야 하는 육체적·정신적 고통.
하이바라의 죽음.
나나미의 피로.
주술계의 구조.
비술사에게서 주령이 태어나고 주술사가 계속 처리해야 하는 시스템.
그리고 게토 자신의 진지함.
이 모든 것이 쌓여 있다.
유키는 그렇게 쌓인 폭약 위에 사상의 불씨를 떨어뜨린 존재에 가깝다.
그러니 유키 혼자 잘못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대화가 게토의 타락을 더 진행시킨 것은 분명하다.
다르게 말하면,
하이바라의 죽음은 게토의 감정을 무너뜨렸다.
유키와의 대화는 게토에게 이론을 줬다.
이 둘이 맞물리면서 게토는 단지 병들어 가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사상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됐다.
공항에 하이바라가 있는 의미
고죠 사망 뒤 공항 장면에 하이바라가 있는 것은 단순한 추억의 캐릭터 집합이 아니다.
그곳의 인물들은 고죠의 과거와 주술사로서의 삶에 연결된 고인들이다.
게토는 고죠의 청춘 그 자체에 가까운 존재다.
나나미는 후배이자 같은 시대를 산 주술사다.
리코와 쿠로이는 회옥편 비극의 중심이다.
토우지는 고죠를 한 번 거의 죽일 뻔했고, 고죠가 최강으로 가는 계기를 만든 남자다.
야가는 교사로서 고죠 일행을 지켜본 인물이다.
그리고 하이바라는 고죠와 직접적으로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기보다,
그 청춘 시절에 잃어버린 주술사 쪽의 빛으로 그 자리에 있다.
하이바라가 있기 때문에 공항은 단순한 사후 세계의 공간이 아니다.
그곳은 고죠의 과거 인물들이 모이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회옥·옥절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장소다.
그래서 하이바라가 있다.
고죠의 삶에서 회옥·옥절은 그만큼 큰 시기다.
리코의 죽음. 토우지와의 싸움. 게토와의 갈림길. 하이바라의 죽음. 나나미의 실망.
이 모든 것이 훗날의 고죠 사토루를 만든다.
하이바라의 죽음은 ‘대충 처리된 듯’ 보여서 더 무섭다
하이바라의 죽음은 이야기에서 상당히 거칠게 처리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무섭다.
보통 배틀 만화라면 중요한 캐릭터의 죽음에는 큰 장면이 있다.
강적과의 전투.
동료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
능력의 각성.
화려한 연출.
독자가 “여기서 죽는구나”라고 이해할 시간.
하지만 하이바라에게는 그런 것이 거의 없다.
그는 임무를 나갔고, 죽었다.
결과만 돌아온다.
이것이 『주술회전』의 세계관과 잘 맞는다.
주술사의 죽음이 항상 극적일 필요는 없다.
보상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누군가의 성장 이벤트로 깔끔하게 정리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저 등급 오판이나 구조의 구멍 때문에 젊은 사람이 죽는다.
그리고 남은 사람만 그 의미를 오래 짊어진다.
하이바라의 죽음이 정확히 그렇다.
조용하지만 영향은 크다.
“언제 죽었더라?”라고 느끼는 것도 작품의 의도에 가깝다
하이바라를 두고 “언제 죽었더라?”라고 느끼는 것은 잘못 읽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작품이 하이바라의 죽음을 화려하게 보여 주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그 죽음은 나중에 반복해서 효력을 낸다.
게토의 타락을 볼 때.
나나미의 삶을 볼 때.
고죠의 공항 장면을 볼 때.
그때마다
“아, 하이바라도 그 시절에 죽었지.”
라고 떠올리게 된다.
여기에는 꽤 불쾌할 정도의 현실감이 있다.
현실에서도 모든 죽음과 이별에 알아보기 쉬운 연출이 붙어 있는 것은 아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누군가가 사라져 있다.
나중에서야 그 사람이 있었던 의미를 깨닫는다.
하이바라의 취급은 그것과 닮았다.
정리: 하이바라의 죽음과 유키의 대화가 게토를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밀었다
하이바라 유가 죽은 것은 회옥·옥절편 후반부, 2007년 8월 무렵이다.
원작에서는 제77화 「옥절-2-」 부근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2기 5화이자 전체 29화인 「옥절」 무렵에 죽음이 밝혀진다.
나나미와 함께 임무를 나갔다가 예상보다 격이 높은 사건을 만나고, 나나미만 살아 돌아온다.
하이바라는 죽고, 게토는 그의 시신을 본다.
이 죽음은 게토의 타락을 더 진행시킨다.
나나미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츠쿠모 유키와의 대화가 있다.
유키는 주령이 태어나지 않는 세계라는 근본 치료를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는 한계 상태의 게토에게 비술사를 배제하는 사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론의 통로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게토의 타락은 단 하나의 사건으로 설명할 수 없다.
리코의 죽음으로 세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반성교의 박수로 비술사에 대한 혐오가 싹텄다.
고죠가 최강이 되면서 고립됐다.
하이바라의 죽음으로 주술사 쪽의 빛이 꺾였다.
유키와의 대화로 그 혐오에 이론이 붙었다.
이것들이 쌓이면서 게토는 돌아오기 어려운 곳까지 갔다.
하이바라의 죽음은 화려하지 않다.
유키 역시 악의로 게토를 망가뜨린 것이 아니다.
하지만 둘 다 게토가 타락하는 과정에 크게 작용한다.
『주술회전』은 이런 점을 잘 다룬다.
사람이 무너지는 이유를 단 한 번의 비극으로 끝내지 않는다.
작지 않은 상처가 쌓이고, 거기에 사상이 들어오며, 마지막에는 행동으로 바뀐다.
하이바라와 유키는 그 갈림길에 있는 인물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