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GeoGuessr 세계대회에서 일본 산속으로 보이는 한 장면이 나왔다. 화면에는 나무, 나무, 자갈길, 그리고 다시 나무뿐이었다.
영상이 일본어권 SNS에서 퍼지자 일본인들조차 “이게 정말 일본이야?”라고 반응했다. 심지어 아키타 거주자가 “음… 스위스!”라고 농담할 정도였다.
하지만 임업을 아는 사람은 다른 단서를 봤다. 침엽수가 지나치게 규칙적으로 서 있고, 수형은 일본 삼나무(스기)에 가깝고, 완만한 지형과 임도를 합치면 도호쿠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야기는 갑자기 게임이 아니라 일본 전후사가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숲이 외국처럼 보이는 이유는 외국산 정체불명의 나무를 들여왔기 때문이 아니다. 일본 자생종인 스기를 비슷한 시기와 간격으로 엄청난 면적에 심으면서, 지역 고유의 복잡한 자연림보다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상업용 침엽수 조림지의 문법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1. 아키타는 ‘숲이 많은 곳’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아키타현 면적은 약 116만 ha이고, 그중 약 84만 ha, 즉 약 72%가 산림이다. 아키타현 자료에 따르면 산림의 약 절반이 인공림이고, 그 인공림의 대부분이 스기다.[3][4]
스기 인공림은 약 36만 ha로 일본 1위다.[3]
단순 계산하면 36만÷116만이므로, 아키타현 전체의 약 30%가 스기 인공림인 셈이다. 통계 기준연도가 완전히 같지는 않아 대략적인 수치이지만, 위성사진에서 아키타가 거의 초록색으로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다. 그리고 그 초록의 상당 부분은 손대지 않은 원시림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숲이다.
“아키타 미인은 사실 숲인가?”라는 농담이 나오는 이유도 이쯤 되면 이해된다. 물론 원래 ‘아키타 미인’은 사람을 말한다. 다만 지도에서는 숲의 화면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2. 외국산 스기를 심어서 일본 같지 않은 걸까?
아니다.
일본 임야청은 전후 대량으로 심은 스기를 일본의 자생 수종이라고 설명한다.[7] 아키타에는 예전부터 천연 아키타 스기가 있었고, 도호쿠 산림관리국 자료는 아키타의 스기 이용 역사를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설명한다.[5]
따라서 이야기는
외국의 수상한 삼나무 수입 → 아키타 스위스화
가 아니라,
일본 나무를 산업적으로 정렬 → 자연림의 지역적 복잡성이 줄어듦 → 국제적인 조림지처럼 보임
에 가깝다.
자연림은 수종, 나이, 굵기, 높이, 간격이 제각각이다. 인공림은 목재 생산을 위해 같은 수종을 비슷한 시기에 일정 간격으로 심는 경우가 많다. 멀리서 보면 ‘균일한 침엽수 + 작업도로’가 된다.
유럽이나 북미의 상업림도 비슷한 구조를 보일 수 있다. 나무의 국적은 일본인데 숲의 설계 언어는 국제화된 셈이다.
3. ‘대자연’처럼 보였는데 거대한 야외 생산설비였다
아키타현은 임도를 산림 관리와 목재 운반을 위한 도로로 설명한다. 일부 임업전용도로는 약 10t 적재 트럭이 다닐 수 있도록 비교적 단순하게 만든다.[3]
따라서 GeoGuessr 화면의
나무 — 자갈길 — 나무
는 단순한 오지가 아니라, 목재를 키우고 관리하고 베고 운반하기 위한 거대한 생산 시스템의 일부일 수 있다.
공장에서는 건물과 통로가 보인다. 인공림에서는 나무줄과 임도가 보인다.
Street View로 보면 산업적 맥락이 사라져 “여기가 정말 일본?”이라는 화면이 된다.
Google은 Street View 이미지가 Google 촬영분과 이용자 제공분으로 나뉘며, 자동차뿐 아니라 Trekker 백팩, 픽업트럭, 스노모빌, 오토바이 등도 사용한다고 설명한다.[10] 따라서 특정 산길 이미지가 반드시 보통 Google 차량으로 찍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도 “이런 길까지 왜 360도 사진이 있지?”라는 반응은 충분히 타당하다.
4. 일본은 왜 이렇게 많이 심었나 — 전후에는 정말 목재가 부족했다
지금 보면 “너무 많이 심었다”라고 말하기 쉽지만 당시에는 이유가 있었다.
전쟁과 전후 복구로 목재 수요가 폭증했고, 이미 많은 산림이 벌채된 상태였다. 도시 재건, 주택, 건설, 종이와 펄프에 목재가 필요했다. 임야청에 따르면 1950년대 후반~1960년대 초 일본의 인공조림은 연간 약 40만 ha에 달한 시기도 있었다.[6]
그래서 비교적 빨리 자라고 건축재 가치가 높은 스기와 히노키를 대규모로 심는 ‘확대조림’이 진행됐다.[6][7]
아키타도 마찬가지였다. 도호쿠 산림관리국은 개벌과 확대조림으로 천연 아키타 스기림이 인공 스기림으로 바뀌었고, 천연 아키타 스기의 축적량이 1955년 무렵 약 1,000만 m³에서 1960년대 후반에는 500만 m³ 아래로 줄었다고 설명한다.[5]
당시 논리는 단순했다.
정부: “목재가 부족하다!” 임업: “나무는 수십 년 걸립니다.” 정부: “그럼 지금 엄청 많이 심어!”
문제는 리드타임이었다.
5. 나무가 다 자랄 때쯤 시장은 다른 세상이 됐다
나무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수요가 바뀌었다고 다음 주에 패치할 수 없다.
1950~60년대에 심은 나무가 본격적인 목재가 되려면 수십 년이 필요했다. 그 사이 일본은 목재 수입을 확대·자유화했고, 수입재가 수요의 큰 부분을 맡게 됐다. 연료도 장작과 숯에서 석유와 가스로 바뀌면서 산림 이용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6]
그러므로 “인구가 줄어서 나무가 남았다”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핵심은 전후 부족 → 대규모 장기투자 → 성장하는 동안 시장·에너지·건축·산업구조 변화 → 임업 채산성과 노동력 변화 → 그래도 나무는 예정대로 성장이라는 50년짜리 수요예측 문제였다.
쇼와 시대에 실행한 배치 작업이 레이와 시대에 완료 알림을 보낸 셈이다.
6. 스기는 목재와 함께 꽃가루도 납품했다
이제 코가 등장한다.
임야청에 따르면 스기는 20년생 이후 꽃가루 배출량이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인공림은 약 1,000만 ha이고 그 약 40%, 약 441만 ha가 스기림이다.[7]
전후 ‘미래의 목재’로 심은 숲이 성장하면서 꽃가루 발생원이라는 기능도 함께 갖게 된 것이다.
당시 사람들이 미래 세대에게 알레르기를 선물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황폐한 국토 복구와 목재 부족 해결은 실제 문제였다. 다만 초장기 정책은 부작용도 수십 년 뒤에 도착한다.
1950년대: 묘목 배포 수십 년 뒤: 목재 자원 완성 동시에: 코로 알림 전송
지연시간이 너무 길다.
7. 그렇다고 ‘아무도 안 쓰는 스기산’인 것도 아니다
이 점도 중요하다.
현재 일본 인공림의 약 60%가 51년생 이상이고, 임야청은 본격적인 이용기에 들어섰다고 본다. 국산재 공급은 늘었고 2024년 목재 자급률은 **42.5%**까지 회복했다.[8]
즉 모든 조림정책을 “완전한 실패”라고 하는 것도 틀리다.
현재 문제는 자란 나무를 어떻게 쓰고, 베고 난 뒤 숲을 어떻게 다시 만들 것인가다.
임야청에 따르면 조림 면적은 연간 약 3만 ha 수준이고, 주벌 뒤 재조림은 충분히 진행되지 않는다. 낮은 목재가격, 재조림 비용, 육림 노동력 감소 등이 원인이다.[9]
예전의 과제는 “심어라”였다.
지금의 과제는 베기 → 팔기 → 다시 심기 → 사람 확보 → 수익성 맞추기 → 수십 년 반복이다.
세대 단위 갱신 주기를 가진 산림 구독 서비스다.
8. 정부는 이제 ‘꽃가루를 내는 스기를 줄이는’ 쪽으로 움직인다
일본 정부는 2033년도까지 꽃가루 발생원이 되는 스기 인공림을 약 2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벌채·전환을 빠르게 하고, 스기 목재 수요를 늘리고, 저화분 묘목을 확대하고, 생산성과 노동력 문제를 함께 다루는 방식이다.[11]
장기적으로 꽃가루 발생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목표도 있다.[11]
역사를 한 줄로 쓰면:
쇼와: 스기를 심어라! 레이와: 꽃가루 스기를 줄여라!
스기 입장에서는 인간이 사양서를 바꾼 것이다.
물론 전부 베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숲은 수원 보호, 토사재해 방지, 탄소 저장, 생물다양성 등 여러 기능을 한다. 임업에 적합한 곳은 벌채와 재조림의 순환을 만들고, 조건이 나쁜 곳은 활엽수를 섞는 등 장소별 설계가 필요하다.[8][9]
9. GeoGuessr가 보여준 것은 자연뿐 아니라 쇼와 시대 정책의 화석이었다
처음 그 길로 돌아가 보자.
그 화면에는 일본 자생종, 전쟁기와 전후 벌채, 복구기의 목재 부족, 확대조림, 임도, 수입재 경쟁, 수십 년의 성장, 꽃가루 정책, 재조림 문제가 모두 들어 있다.
모든 것이 규칙적으로 늘어선 나무와 자갈길 한 줄에 압축되어 있다.
GeoGuessr 고수가 수종, 식재 패턴, 지형, 도로를 보고 일본과 도호쿠를 좁히는 이유다. 그들은 풍경을 읽는 동시에 토지이용정책의 화석도 읽는다.
반면 보통 일본인은 나무만 보고 “유럽?”이라고 한다.
아키타 거주자까지 스위스라고 농담했다면 어쩔 수 없다.
“아키타 미인은 숲인가?”라는 농담의 최종 답:
아니다. 사람이다. 다만 아키타 화면을 차지하는 건 상당 부분 숲이고, 그 숲의 상당 부분은 수십 년 전에 인간이 설계했다.
대자연인 줄 알고 가까이 갔더니 쇼와 시대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그 프로젝트는 지금도 목재, 꽃가루, GeoGuessr 문제를 동시에 만들어 내고 있다.
Sources
- GeoGuessr — World Championship 2026
- Yahoo! Japan Realtime Search — 화제가 된 Day 2 게시물
- 아키타현 — 「아키타의 산림」 개정 14판
- 아키타현 — 임업 통계
- 도호쿠 산림관리국 — 천연 아키타 스기의 역사
- 일본 임야청 — 쇼와 100년과 산림·임업의 역사
- 일본 임야청 — 꽃가루 발생원 대책 Q&A
- 일본 임야청 — 산림자원 순환이용과 인공림 이용기
- 일본 임야청 — 재조림 추진
- Google Maps — Street View 작동 방식
- 일본 임야청 — 꽃가루 발생원 대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