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사토의 머리와 가슴 중앙은 0점, 팔 주변은 높은 점수. 실제로 출시된 《아인》 공식 포스터에 숨은 부활 규칙과 ‘참수’의 무서운 의미를 살펴본다.
머리를 맞혔는데 0점이라고?
모자를 쓴 사토가 의자에 앉아 있고 몸 곳곳에 숫자가 적혀 있다. 머리 한가운데는 0, 가슴 중앙도 0이다. 그런데 어깨에는 8, 굽힌 팔 근처에는 9가 보인다. 평범한 사격 표적이라면 인쇄가 뒤집힌 것 같은 점수표다.
하지만 《아인》에서는 꽤 그럴듯하다. 사토는 죽으면 몸이 재생되어 돌아오는 아인이기 때문이다. 결정타라고 생각한 공격이 상대를 온전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적을 쓰러뜨렸다고 환호했는데 알고 보니 상대 팀 부활 담당 직원이었다는 이야기다.
팬아트가 아니라 2015년 공식 굿즈
그루브 개러지가 2015년에 소개한 ‘아인 타깃 포스터 B2 4장 세트’에는 사토, 다나카, 두 사람의 IBM 버전이 들어 있었다. IBM은 작품 속 검은 인간형 존재다.
당시 상품 소개에서는 인간형과 IBM의 점수 배치가 다르다고 명시했다. 특히 내구성이 강한 IBM은 머리를 맞힌 경우만 유효하도록 디자인되었다. 같은 사격 게임이어도 상대의 특성에 따라 규칙을 바꾼 것이다. 캐릭터 상품 하나에도 세계관을 이렇게 진지하게 적용하다니.
다만 사토 표적의 8점과 9점 각각에 대해 제작사가 공식적으로 세부 이유를 설명한 것은 아니다. 죽여서 재생시키는 것보다 움직임을 제한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해석은 작품 설정에 근거한 독해다.
아인은 정말 절대 죽지 않을까?
아인은 보통 사람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도 죽은 뒤 재생한다. 머리나 심장을 맞히는 것만으로는 사토를 영원히 끝낼 수 없다. 죽이는 행위와 멈추게 하는 행위가 달라지는 세계다.
더 오싹한 것은 작품에 나오는 참수 문제다. 잘린 머리를 몸이 되찾지 못하면 몸 쪽에서 새로운 머리가 자란다. 새 머리에 기억과 인격이 이어진다고 해도, 버려진 원래 머리의 의식은 어디로 가는가? 사토가 나가이 케이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참수는 아인을 완전히 없애는 공략법이 아니다. 새 머리를 가진 몸은 계속 살아간다. 문제는 ‘같은 기억을 지닌 존재’와 ‘내가 계속 경험하는 나’가 정말 같은가 하는 두려움이다.
사토라면 이 점수표를 보고 웃을지도
포스터의 묘미는 평범한 표적의 상식을 뒤집으면서도 작품의 규칙을 지킨다는 점이다. 더구나 사토는 싸움 자체를 게임처럼 즐기는 인물이다.
머리에 0점이 적혀 있는 걸 보고 오히려 납득할 듯한 캐릭터라니. 보스전에서 헤드샷을 성공시켰더니 보스의 체력만 꽉 채워 주는 꼴이다. 《아인》에서는 총을 쏘기 전에 게임 설명서부터 읽어야 한다.
출처: 《아인》 공식 굿즈 · 2015년 상품 보도 · 고단샤 《아인》 3권 · 작품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