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똑같은 무료 물인데 가게마다 왜 다를까
일본 식당에 가 보면 물을 내주는 방식이 가게마다 꽤 다르다.
저렴한 이탈리안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사이제리야에서는 물이 셀프다.
드링크 카운터에서 잔을 집어 레버를 눌러 직접 따르는 방식이다. 사이제리야 공식 사이트에도 "물은 셀프 서비스", "잔은 드링크바용과 같은 것을 사용"이라고 안내되어 있다.
조이풀이나 가스토(스카이라크가 운영하는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도 물이 드링크바 동선 안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다. 드링크바는 음료를 무제한으로 직접 가져다 마시는 코너다.
회전초밥집 하마스시 같은 곳도 물이나 차는 셀프에 가깝다.
테이블에 찻잔이 놓여 있고, 차를 직접 타 마시고, 초생강(일본어로 '가리')이나 간장도 알아서 쓰는 문화가 있다.
반면 오쇼(교자노 오쇼, 일본식 중화요리 대중식당 체인)나 스키야(소고기덮밥 체인)에서는 자리에 앉으면 직원이 물을 가져다주거나, 테이블 위 피처에서 직접 따르는 가게가 많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어차피 무료인 물, 전부 셀프로 하면 되지 않나?
인건비를 줄이려면 사이제리야 방식이 최선 아닌가?
그런데 같은 저가 외식 체인인데도 물 내는 방식은 제각각인 이유가 뭘까?
더 흥미로운 건 스키야와 하마스시다.
젠쇼 홀딩스의 브랜드 목록을 보면 스키야도 하마스시도 같은 젠쇼 그룹의 일본 국내 외식 사업에 들어 있다.
그런데도 물을 내는 방식과 손님을 움직이게 하는 방식은 꽤 다르다.
즉 물을 어떻게 내느냐는 모회사나 가격대만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인건비만의 문제가 아니다.
물을 누가 가져다주느냐는 "손님, 직원, 설비 중 어디에 부담을 둘 것인가"라는 매장 운영 설계의 문제다.
이 글에서는 사이제리야, 조이풀, 가스토, 하마스시, 스키야, 오쇼 등을 예로 들어 식당 물 셀프 문제를 매장 동선, 서비스 설계, 서비스스케이프, 서비스 블루프린트, 대기행렬 이론이라는 다섯 가지 관점에서 정리해 본다.
결론: 인건비만 보고 정하는 게 아니다
물을 어떻게 낼지 생각할 때 흔히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직원이 물을 가져다주면 인건비가 든다.
그러니 셀프가 더 싸다.
그러니 전부 셀프가 합리적이다.
하지만 실제 매장 경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셀프로 바꾸면 직원이 물을 나르는 수고는 줄어든다.
하지만 그 대신 다른 비용이 생긴다.
- 물 코너 청소
- 잔 보충
- 얼음 보충
- 바닥에 흘린 물 처리
- 아이와 고령 손님 응대
- "물은 어디에 있나요?" 하는 안내
- 통로 정체
- 손님끼리 부딪힘
- 드링크바 주변 혼잡
- 물 코너가 지저분해졌을 때 나빠지는 인상
결국 셀프화는 직원의 일을 없애는 게 아니라 일을 손님, 설비, 직원의 다른 부분으로 옮기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단순한 인건비가 아니라 총비용이다.
직원이 걷는 거리
손님이 걷는 거리
통로 혼잡
매장 면적
손님층
머무는 시간
객단가
회전율
청소 부담
불만 접수율
서비스를 받는 느낌
드링크바나 로봇과의 궁합
이런 요소를 모두 합쳐서 생각해야 한다.
물 셀프는 인건비 절감책이라기보다 서비스 시스템 설계의 일부다.
이론 1: 서비스스케이프 — 가게의 물리적 환경이 손님과 직원의 행동을 바꾼다
먼저 쓸 수 있는 이론이 서비스스케이프다.
서비스스케이프란 매장의 레이아웃, 설비, 조명, 소리, 통로, 좌석, 안내 표지 같은 물리적 환경이 손님과 직원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다.
유명한 Bitner의 논문 "Servicescapes: The Impact of Physical Surroundings on Customers and Employees"에서는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물리적 환경이 고객과 종업원의 반응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정리하고 있다.
이걸 물 셀프 문제에 적용하면 이렇게 된다.
사이제리야는 물 코너, 드링크바, 잔, 손님 동선이 하나로 합쳐져 있다.
손님은 음료나 물을 가지러 간다는 전제로 가게를 이용한다.
물 코너도 처음부터 손님이 직접 만지는 설비로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물 셀프가 자연스럽게 성립한다.
반면 오쇼나 스키야 같은 가게에서 똑같이 하면 꼭 자연스럽지는 않다.
가게가 좁다.
음식 나르는 동선과 손님 동선이 부딪힌다.
짧게 먹고 나가는 손님이 많다.
물 코너까지 걸어가는 것을 전제로 지은 가게가 아니다.
중화요리집이나 덮밥집에서는 자리에 앉으면 바로 식사에 들어가는 것을 기대한다.
이런 곳에서 물 셀프는 "합리화"가 아니라 손님과 직원의 움직임을 방해할 수 있다.
즉,
셀프 물이 성립하느냐는 물 코너 자체가 아니라 가게 전체의 서비스스케이프로 정해진다.
는 이야기다.
이론 2: 서비스 블루프린트 — 물을 내는 일은 사라지지 않고 옮겨 갈 뿐이다
다음으로 쓸 수 있는 것이 서비스 블루프린트다.
서비스 블루프린트란 서비스를 다음과 같이 층으로 나누어 눈에 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 고객의 행동
- 고객에게 보이는 직원의 행동
- 고객에게 보이지 않는 직원의 행동
- 뒤에서 받쳐 주는 지원 프로세스
- 설비와 시스템
Shostack의 "Designing Services That Deliver"는 서비스를 설계할 때 블루프린트로 가설과 비용 대비 효과의 트레이드오프를 따져 볼 수 있다는 관점을 보여 준 고전적인 논문이다.
물 제공을 블루프린트로 보면 직원이 주는 방식과 셀프 방식은 이렇게 다르다.
| 작업 | 직원이 주는 방식 | 셀프 방식 |
|---|---|---|
| 물을 따른다 | 직원 | 손님 |
| 물을 자리까지 나른다 | 직원 | 손님 |
| 물 코너를 관리한다 | 직원 | 직원 |
| 잔을 보충한다 | 직원 | 직원 |
| 물이 떨어졌을 때 대응한다 | 직원 | 직원 |
| 흘린 물을 닦는다 | 직원 | 직원 |
| 물 위치를 손님에게 안내한다 | 직원 | 표지 + 직원 |
| 물 코너 주변 혼잡을 관리한다 | 거의 생기지 않음 | 직원 |
여기서 중요한 건 셀프로 바꿔도 직원이 할 일이 0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물을 따르는 일은 손님에게 넘어간다.
하지만 물 코너 유지, 잔 보충, 안내, 청소, 문제 대응은 계속 직원 몫으로 남는다.
그러니까 셀프화란,
일을 없애는 게 아니라 일이 놓이는 자리를 바꾸는 것.
이다.
사이제리야처럼 원래 드링크바 동선이 있고 물 코너 관리를 다른 셀프 설비와 묶을 수 있는 가게에서는 셀프화의 이점이 잘 나온다.
반대로 셀프 물을 위해서만 물 코너를 새로 만드는 가게에서는 안내, 청소, 보충, 혼잡이라는 새로운 관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이론 3: 매장 동선과 시설 레이아웃 — 손님을 움직이게 하면 통로가 막힌다
물 셀프 문제는 매장 동선의 문제이기도 하다.
매장 동선이란 가게 안에서 손님과 직원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하는 흐름이다.
식당에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동선이 있다.
- 손님이 입구에서 자리로 가는 동선
- 손님이 화장실로 가는 동선
- 손님이 드링크바로 가는 동선
- 직원이 주방에서 객석으로 음식을 나르는 동선
- 직원이 빈 그릇을 치우며 나르는 동선
- 계산대로 가는 동선
- 로봇이 음식을 나르는 동선
물 셀프로 하면 손님이 자리에서 물 코너로 움직인다.
그러면 이런 일이 생긴다.
- 손님이 통로를 걷는다
- 잔을 들고 돌아온다
- 물을 흘릴 수 있다
- 아이가 돌아다닌다
- 고령 손님이 천천히 걷는다
- 음식을 나르는 직원과 부딪힌다
- 로봇의 주행과 간섭한다
- 계산대 앞이나 드링크바 앞이 막힌다
즉 물 셀프는 "직원의 이동"을 줄이는 대신 "손님의 이동"을 늘린다.
그래서 매장 동선이 정돈되어 있지 않은 가게에서는 셀프화가 오히려 정체를 만든다.
사이제리야나 패밀리 레스토랑은 손님이 자리에서 일어난다는 전제의 공간을 비교적 만들기 쉽다.
드링크바, 화장실, 수저, 셀프 설비의 동선이 가게 안에 들어가 있다.
한편 소고기덮밥집이나 중화요리집처럼 좁은 가게에서는 손님이 물 때문에 움직이면 통로가 막히기 쉽다.
그러니까,
물 셀프가 합리적인지는 물 코너가 있느냐가 아니라, 손님을 움직여도 가게가 막히지 않느냐로 정해진다.
는 이야기다.
이론 4: 대기행렬 이론 — 직원을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도 물 코너를 기다리는 시간이 늘 뿐일지도 모른다
대기행렬 이론도 물 셀프 문제에 쓸 수 있다.
대기행렬 이론이란 사람이나 물건이 서비스를 기다리는 상황을 분석하는 사고방식이다.
계산 대기, 주문 대기, 음식 대기, 입장 대기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물 셀프로 바꾸면 얼핏 "직원을 기다리는 시간"은 줄어든다.
하지만 그 대신 다음과 같은 대기가 생길 수 있다.
- 물 코너 대기
- 잔 대기
- 얼음 대기
- 드링크바 주변 혼잡 대기
- 통로가 비기를 기다리는 시간
- 아이 동반 손님이나 고령 손님의 이동을 기다리는 시간
즉 기다림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기다리는 장소가 바뀔 뿐이다.
사이제리야나 조이풀처럼 드링크바 문화가 있고 손님이 어느 정도 자리에서 일어나는 데 익숙한 가게에서는 이런 기다림이 비교적 쉽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스키야처럼 "앉는다, 주문한다, 바로 먹는다, 나간다"는 짧은 체류형 가게에서는 물을 가지러 가는 수고 하나가 경험을 나쁘게 만들 수 있다.
짧게 머무는 가게에서는 손님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그래서 직원이 처음에 물을 놓아 주는 쪽이 자연스럽다.
이론 5: 셀프서비스와 고객 참여 — 손님에게 일을 넘겨도 되는 업태인가
물 셀프는 넓게 보면 셀프서비스다.
셀프서비스란 서비스의 일부를 손님이 맡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물을 직접 가지러 간다
- 드링크바를 이용한다
- 터치패널로 주문한다
- 식기를 직접 반납한다
- 셀프 계산대에서 결제한다
- 모바일 주문을 이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셀프서비스가 "싸니까 손님이 하면 된다"가 아니라는 점이다.
손님이 그 작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그 가게의 분위기와 맞는가.
그 작업을 손님에게 넘기는 것이 정말로 전체 경험을 좋게 하는가.
이것이 중요하다.
사이제리야에서는 물 셀프가 아주 자연스럽다.
원래 저렴함, 편한 분위기, 드링크바, 셀프에 가까운 이용 방식이 가게의 경험과 맞는다.
"물쯤은 내가 가져다 마실 테니 싸게 해 줘" 하는 납득이 만들어지기 쉽다.
하마스시에서도 셀프 요소는 자연스럽다.
터치패널로 주문한다.
레인이나 배달 시스템으로 초밥이 도착한다.
테이블에서 차를 타 마신다.
간장이나 초생강을 직접 쓴다.
이런 맥락에서는 물이나 차를 직접 다루는 것이 가게의 이용 방식과 맞는다.
반면 오쇼나 스키야에서는 물 셀프가 꼭 자연스럽다고 할 수 없다.
오쇼는 식당, 중화요리집다운 접객 느낌이 있다.
스키야는 자리에서 모든 게 끝나는 패스트푸드 느낌이 있다.
거기서 "물은 저쪽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손님에 따라 차갑게 느낄 수 있다.
결국 셀프화는 작업 효율만이 아니라 그 가게의 서비스관과 맞는가로 판단된다.
같은 모회사인데 스키야와 하마스시의 물 취급이 갈리는 이유
스키야와 하마스시는 둘 다 젠쇼 그룹의 브랜드다.
그래도 물을 다루는 방식은 같지 않다.
같은 모회사라도 업태마다 이기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스키야가 이기는 방법
스키야는 소고기덮밥과 정식을 간편하고 빠르게 먹는 가게다.
- 혼자 오는 손님이 많다
- 머무는 시간이 짧다
- 자리에서 모든 게 끝나기 쉽다
- 회전율이 중요하다
- 손님을 많이 걷게 하지 않는 편이 자연스럽다
- 처음에 물을 놓아 주면 흐름이 매끄럽다
이 경우 물을 셀프로 해서 손님을 일어나게 하기보다, 처음에 직원이 물을 놓아 주는 편이 경험으로서 자연스럽다.
하마스시가 이기는 방법
하마스시는 회전초밥, 터치패널, 레인, 테이블 셀프 문화가 강한 가게다.
- 가족 손님도 많다
- 테이블에서 차를 탄다
- 터치패널로 주문한다
- 간장이나 초생강을 직접 쓴다
- 초밥이 레인이나 시스템으로 도착한다
- 손님이 가게의 시스템에 참여한다는 전제가 있다
이 경우 물이나 차를 직접 다루는 셀프 느낌이 자연스럽다.
그러니까 모회사가 같아도,
스키야는 "자리에서 끝내고 빨리 먹는" 설계.
하마스시는 "손님이 테이블에서 직접 조작하는" 설계.
이라서 물을 다루는 방식도 갈린다.
사이제리야 방식이 최적일까
사이제리야 방식은 꽤 합리적이다.
물은 셀프.
잔은 드링크바와 공용.
물수건도 드링크 카운터에 있다.
수저류도 셀프에 가깝다.
주문도 셀프 주문화가 진행되고 있다.
저가격을 성립시키기 위한 서비스 설계로서는 매우 강력하다.
다만 사이제리야 방식이 모든 식당에서 최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사이제리야 방식이 맞는 조건은 대체로 이렇다.
- 가게가 비교적 넓다
- 드링크바가 있다
- 손님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전제로 한다
- 물 코너로 가는 동선을 만들 수 있다
- 손님이 셀프에 익숙하다
- 저렴함의 대가로 셀프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 머무는 시간이 비교적 길다
- 물을 여러 번 마시는 손님이 있다
반대로 맞지 않는 조건은 이렇다.
- 가게가 좁다
- 통로가 좁다
- 음식 나르는 동선이 바쁘다
- 손님이 머무는 시간이 짧다
- 혼자 오는 손님이 많다
- 고령 손님이 많다
- 물 하나 때문에 일어나게 하면 어색하다
- "자리에 앉으면 바로 먹는다"가 경험의 가치가 되어 있다
즉 사이제리야 방식은 사이제리야의 매장 만들기와 한 세트일 때 합리적이다.
물만 떼어 내 다른 가게에 이식한다고 잘 된다는 보장은 없다.
서빙 로봇은 무엇을 바꿨을까
요즘은 가스토 같은 곳에서 서빙 로봇을 보는 일이 늘었다.
스카이라크 그룹에서는 2021년 11월경부터 고양이형 서빙 로봇의 본격 도입이 진행되어, 2022년 12월에는 전국 2100개 매장에 대규모 도입을 마쳤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것도 물 셀프 문제와 관계가 있다.
로봇이 들어오면 매장 안의 일 분담은 이렇게 바뀐다.
- 음식을 나른다: 로봇
- 손님에게 자세히 설명한다: 사람
- 물과 음료: 손님 또는 셀프 설비
- 계산: 셀프 계산대, 사람, 앱
- 빈 그릇 치우기: 사람 + 로봇
- 문제 대응: 사람
즉 로봇이 들어와도 모든 게 자동화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사람, 손님, 로봇, 설비 중 어디에 일을 둘 것인가
가 더 세밀하게 설계된다.
가스토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음식은 로봇이 나르고
음료는 손님이 가지러 가고
세세한 대응은 사람이 한다
는 하이브리드가 성립하기 쉽다.
한편 좁은 매장이나 체류 시간이 짧은 매장에서는 로봇, 손님, 직원의 동선이 서로 간섭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로봇화든 물 셀프화든 결국은 매장 동선의 문제다.
오쇼에서 할머니 직원이 사과하던 일: 물 보충은 작은 일이지만 손님 눈에 보이는 일
오쇼에서 물을 담는 워터 피처나 워터 저그에 물이 들어 있지 않았다.
그러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나이 지긋한 직원이 "미안해요, 잠깐만 기다려 줘요" 하고 몇 번이고 사과한다.
이런 장면을 보면 조금 안쓰럽다.
하지만 이건 그 사람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 운영 설계의 문제다.
물 보충은 작은 일이다.
그런데 떨어지는 순간 손님 눈에 보인다.
- 물이 없다
- 잔이 없다
- 얼음이 없다
- 피처가 비었다
- 테이블 위 물이 미지근하다
- 직원을 불러야 한다
이렇게 되면 손님은 바로 알아챈다.
한편 물 보충은 매출을 직접 만드는 일이 아니다.
주문 접수, 음식 나르기, 계산, 치우기, 불만 처리, 전화 응대 같은 일에 비하면 바쁠 때 뒤로 밀리기 쉽다.
그 결과 물 보충이라는 작은 구멍을 현장 사람이 사과로 메우게 된다.
이건 꽤 상징적이다.
물 보충이라는 작은 운영의 구멍이 사람의 배려와 사과로 처리되고 있다.
이게 보이면 단순히 "물이 없다"가 아니라 매장 설계의 문제로 보이기 시작한다.
물 셀프를 판단하기 위한 체크리스트
식당이 물을 셀프로 할지는 다음 체크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손님 동선
- 손님이 물 코너까지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는가
- 통로가 좁지 않은가
- 음식 나르는 동선과 부딪히지 않는가
- 아이나 고령자도 쓰기 쉬운가
- 드링크바나 화장실 동선과 간섭하지 않는가
직원 동선
- 직원이 걷는 거리가 정말 줄어드는가
- 물 코너의 보충과 청소가 지나치게 늘지 않는가
- "물 어디에 있어요?" 하는 응대가 늘지 않는가
- 붐빌 때 물 코너 관리까지 손이 돌아가는가
매장 설비
- 물 코너를 둘 공간이 있는가
- 잔을 놓을 자리가 있는가
- 배수와 청소가 쉬운가
- 흘렸을 때 바닥이 위험하지 않은가
- 안내 표지가 알기 쉬운가
손님층
- 혼자 오는 손님이 많은가
- 가족 손님이 많은가
- 고령 손님이 많은가
- 오래 머무는 손님이 많은가
- 손님이 셀프서비스에 익숙한가
업태
- 드링크바가 있는가
- 터치패널 주문이 있는가
- 레인이나 배달 시스템이 있는가
- 가게의 저렴함과 셀프가 납득되는가
- 식당다운 접객 느낌을 중시하는가
브랜드 경험
- 물 셀프가 차갑게 보이지 않는가
- 직원이 물을 주는 것이 과잉 서비스가 되고 있지 않은가
- 손님이 "이 가게라면 셀프가 당연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 가게의 가격, 분위기, 손님층과 맞는가
이 체크를 통과하는 가게에서는 물 셀프가 합리적이다.
반대로 통과하지 못하는 가게에서는 직원이 주거나 테이블 위 피처를 두는 쪽이 합리적일 수 있다.
정리: 물 셀프는 "무료니까 셀프"가 아니라 매장 설계의 결과
식당이 물을 내는 방식은 단순한 인건비 문제가 아니다.
물 셀프는 무료니까 손님이 하면 된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본질은 이것이다.
손님, 직원, 설비, 로봇 중 어디에 부담을 두면 가게 전체가 가장 덜 막히는가.
사이제리야는 손님이 움직이는 것을 전제로 한 서비스스케이프가 만들어져 있다.
드링크바, 물, 물수건, 수저, 주문 동선이 한데 모여 있어서 물 셀프가 자연스럽다.
스키야는 자리에서 끝내고 빨리 먹는 설계다.
직원이 처음에 물을 내주는 쪽이 짧게 머무는 경험과 맞기 쉽다.
하마스시는 터치패널, 레인, 테이블 차, 간장, 초생강처럼 손님이 직접 조작하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물이나 차의 셀프 느낌과 궁합이 좋다.
오쇼는 식당, 중화요리집다운 접객 느낌에 좁은 매장 안, 혼잡한 동선, 테이블 위 보충이 섞인 하이브리드다.
물 보충에 구멍이 생기면 현장 사람의 사과로 메우게 된다.
한마디로 하면,
문제는 물을 누가 따르느냐가 아니라, 가게 전체의 일을 어디에 두느냐다.
이것이 식당 물 셀프 문제의 정체다.
사이제리야 방식은 합리적이다.
하지만 모든 가게에 그대로 이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물 셀프는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매장 설계의 사상이다.
참고 링크
사이제리야 "사이제리야 이용 방법"
https://www.saizeriya.co.jp/how-to-use-saizeriya/젠쇼 홀딩스 "브랜드 목록"
https://www.zensho.co.jp/jp/brands/조이풀 "드링크바 조이 카페"
https://www.joyfull.co.jp/menu/134Bitner, M. J. (1992). Servicescapes: The Impact of Physical Surroundings on Customers and Employees.
https://eli.johogo.com/Class/jm-1992.pdfShostack, G. L. (1984). Designing Services That Deliver. Harvard Business Review.
https://hbr.org/1984/01/designing-services-that-deliver스카이라크 "고양이형 서빙 로봇" 도입 기사
https://cms-recruit.skylark.co.jp/company/post-20230526001/야다 가쓰토시 "슈퍼마켓의 고객 동선 분석과 문자열 분석"
https://www.ism.ac.jp/editsec/toukei/pdf/56-2-199.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