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결론부터
타임머신이 있어서 키옥시아에 60만 엔을 넣었다면 지금 얼마가 되어 있을까?
현물 주식으로 상장 때 공모가 1,455엔에 사서 2026년 5월 29일 종가 65,850엔까지 들고 있었다고 가정하면 결과는 이렇다.
일본 주식은 기본적으로 100주 단위로 거래하기 때문에, 60만 엔으로는 400주를 살 수 있다.
공모가: 1,455엔
매수 수량: 400주
매수 금액: 1,455엔 × 400주 = 582,000엔
남는 현금: 18,000엔
2026년 5월 29일 종가: 65,850엔
주식 평가액: 65,850엔 × 400주 = 26,340,000엔
남는 현금 포함: 26,358,000엔
즉, 약 60만 엔이 약 2,636만 엔이 된 셈이다.
이건 대단하다.
하지만 현물 기준으로 "60만 엔이 1억 엔"이라는 말은 꽤 수상하다.
100주 미만의 단주(일본의 '단원미만주' 거래)로 정확히 60만 엔어치를 샀다고 가정해도 이렇다.
600,000엔 ÷ 1,455엔 × 65,850엔
= 약 27,154,639엔
즉, 약 60만 엔이 약 2,715만 엔이다.
1억 엔은 아니다.
세금을 떼면 얼마일까
세금까지 보면, 현물 400주의 경우는 이렇게 된다.
매수 금액: 582,000엔
매도 평가액: 26,340,000엔
이익: 25,758,000엔
세율: 20.315%
세금: 약 5,231,748엔
남는 현금 포함 세후 대략치: 약 21,126,252엔
팔고 세금까지 생각하면 대략 약 2,112만 엔 정도다.
그래도 충분히 대단하다.
다만 역시 1억 엔은 아니다.
애초에 "2년 전에 샀더라면"은 불가능하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점은, 키옥시아가 2023년이나 2024년 상반기에는 상장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키옥시아 홀딩스는 2024년 12월 18일에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1,455엔, 첫 거래 가격(시초가)은 1,440엔이었다.
그러니까 2023년 9월이나 2024년 상반기에 "키옥시아를 현물 주식으로 사는 것"은 평범한 개인 투자자에게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SNS에서 "2년 전에 60만 엔 넣었으면 1억" 같은 이야기가 나오면, 먼저 전제부터 의심하는 게 좋다.
가능성이 있다면 다음 같은 다른 전제일 것이다.
- 비상장 주식이나 특수한 출자를 가리키고 있다
- 신용거래나 레버리지를 섞었다
- 다른 종목이나 다른 기간과 헷갈렸다
- 주식 수나 주가를 착각했다
- 그냥 부풀렸다
적어도 평범한 현물 주식 투자로는 "2년 전에 사서 1억"은 성립하기 어렵다.
키옥시아를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는 꽤 좋은 관찰이다
다만 키옥시아를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는 꽤 좋은 관찰이라고 생각한다.
키옥시아는 옛 도시바 메모리 계열 기업으로, 플래시 메모리와 SSD를 만드는 일본의 반도체 메모리 기업이다.
반도체 책을 읽었을 때 욧카이치(키옥시아의 주력 공장이 있는 곳), 기억, 메모리, 일본 기업, 키옥시아라는 요소가 인상에 남았다.
이건 산업 구조를 보는 눈으로서 꽤 날카롭다.
"이 회사, 중요하네"라고 느낀 것 자체가 투자자로서도,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도 가치가 있다.
하지만 "강한 회사"와 "살 만한 주식"은 별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기업으로서 강하다는 것과 주식으로서 살 만하다는 것은 별개라는 점이다.
키옥시아는 중요한 기업이다.
하지만 상장 시점에 그 주식을 사려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
- 얼마면 싼가
- 얼마면 비싼가
- 얼마나 오래 들고 있을까
- 어디서 팔까
- 떨어지면 어떻게 할까
- 최대 손실은 얼마까지 감수할까
- 메모리 반도체 시황을 어떻게 읽을까
- 실적 발표를 거치면서도 계속 들고 있을까
- 테마주로 들고 있을까
- 버블이 되면 어떻게 다룰까
이게 정해져 있지 않다면 그냥 분위기에 기댄 투자가 된다.
"유명하니까 산다" "강해 보이니까 산다" "책에서 읽었으니까 산다" "일본에서 유일한 것 같으니까 산다"
이렇게 해서 잘 풀릴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건 재현성이 낮다.
백테스트할 수 없는 개별 종목 대박은 내 주전장이 아닐 수도 있다
투자에는 맞고 안 맞고가 있다.
백테스트(과거 데이터로 전략을 검증하는 것), 드로다운(자산이 고점에서 얼마나 떨어지는가), 파산 확률, 표준편차(가격이 얼마나 출렁이는가), 몬테카를로(무작위 시나리오를 수없이 돌려 보는 방법), 규칙 기반 운용으로 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런 개별 종목 대박은 다루기 어렵다.
재현성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개별 종목 투자에도 재현성을 만들려는 방법은 있다.
- 펀더멘털 분석(기업의 실제 실적과 재무 상태를 보는 것)
- 테마 분석
- 수급 분석
- 실적 분석
- 밸류에이션 분석(가격이 적정한지 따져 보는 것)
- 산업 사이클 분석
- 포트폴리오 관리
- 손절 규칙
- 보유 기간 규칙
하지만 "저 회사 대단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샀어야 했는데"는 나중에 보면 뭐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그때는 떨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상장 직후 시초가는 공모가를 밑돌았다.
IPO 시점에는 투자자들의 평가가 냉정했던 데다 반도체 시황이 나빠져서 상장 계획이 연기되거나 다시 짜이는 과정도 있었다.
즉, 그때는 그때대로 평범하게 리스크가 있었다.
타임머신 투자는 후회만 키우기 쉽다
"그때 샀더라면"은 투자에서 가장 기분 좋고, 동시에 가장 위험한 놀이다.
타임머신이 있으면 누구나 이긴다.
오른 종목만 뒤늦게 보면 얼마든지 천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는 타임머신이 없다.
그때는
- 정말 오를지 알 수 없었고
- 어디까지 떨어질지 알 수 없었고
- 언제 팔아야 할지 알 수 없었고
- 중간의 폭락을 견딜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고
- 다른 후보 종목도 잔뜩 있었고
- 자금을 어디에 배분할지 정해야 하는
상태였다.
그러니 "알고 있었는데 사지 않은 나는 글렀다"고 생각하는 건 맞지 않다.
이렇게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산업 구조를 보는 힘은 있었다.
하지만 그 종목을 살 투자 규칙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사지 않았다.
그건 내 투자 운영 방식(투자 OS)으로서는 정상이었다.
60만 엔이 약 2,600만 엔이 됐다 해도, 그걸 재현할 수 있을까
60만 엔이 약 2,600만 엔이 된다.
꿈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투자 판단에서 중요한 건 그 결과를 재현할 수 있느냐다.
다음에 비슷한 종목을 발견했을 때 살 수 있을까.
산 뒤에 떨어져도 들고 있을 수 있을까.
올랐을 때 어디서 팔까.
5배에 팔까.
10배에 팔까.
20배에 팔까.
40배까지 들고 갈 수 있을까.
거기까지 정해져 있지 않다면, 우연히 맞췄다 해도 다음에 다시 해내기는 어렵다.
개별 종목의 대폭발은 결과만 보면 쉬워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 살 용기
- 하락을 견디는 힘
- 팔지 않는 배짱
- 종목에 대한 이해
- 시황에 대한 이해
- 자금 관리
- 이익 실현 판단
이 모두가 필요하다.
이 이야기에서 건져야 할 교훈
이번 이야기에서 건져야 할 교훈은 "다음부터 키옥시아 같은 종목에 올인하자"가 아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1. 산업 구조 속에서 중요한 기업을 찾아내는 힘은 있다
반도체 책을 읽고 키옥시아를 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건 좋은 관찰이다.
세상의 어떤 회사가 중요한지, 어떤 산업이 성장할지 감지하는 힘은 있다.
2. 다만 매수 규칙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
기업을 아는 것만으로는 살 수 없다.
주식으로 사려면
- 어느 가격이면 살지
- 얼마까지 떨어지면 빠질지
- 어느 자금 한도로 살지
- 얼마나 오래 들고 있을지
- 어떤 조건에서 팔지
를 정해야 한다.
3. 재현성 없는 대박을 주전장으로 삼지 않아도 된다
백테스트와 규칙 기반 운용을 중시한다면, 개별 종목의 버블을 노리는 걸 주전장으로 삼지 않아도 된다.
나에게 맞는 투자로 이기면 된다.
4. 꼭 하고 싶다면 서브(새틀라이트) 자금으로 작게 한다
산업 테마주를 해 보고 싶다면, 메인 자산이 아니라 핵심 자산과 따로 떼어 둔 작은 곁가지 자금, 이른바 새틀라이트 몫으로 작게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예를 들면
- 총자산의 몇 %만
- 최대 손실을 먼저 정한다
- 사는 이유를 적는다
- 파는 이유를 적는다
- 실적 발표 때마다 다시 점검한다
- 실패해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범위로 한다
이렇게 하면 산업을 보는 눈을 살리면서도 치명적인 리스크는 피하기 쉽다.
정리: 타임머신이 있으면 이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규칙이 필요하다
키옥시아에 60만 엔을 넣었다면 2026년 5월 29일 시점에 약 2,636만 엔이 되어 있었다.
단주로 딱 맞게 살 수 있었다는 가정이라면 약 2,715만 엔이다.
이건 대단하다.
다만 현물 주식으로 1억 엔은 아니다.
그리고 2023년이나 2024년 상반기에는 평범한 현물 주식으로 살 수 없었다.
그러니 "2년 전에 60만 엔 넣었으면 1억"은 적어도 평범한 현물 투자 이야기로는 상당히 수상하다.
그보다 중요한 건 다음과 같은 정리다.
키옥시아를 기억하고 있었던 건 날카로웠다.
하지만 사지 않은 건 투자 규칙상 자연스러운 일이다.
강한 기업을 아는 것과 그 주식을 사는 것은 별개다.
타임머신 투자로 자신을 탓할 필요는 없다.
건져야 할 것은 후회가 아니라 내 투자 규칙에 남길 수 있는 교훈이다.
투자에서 중요한 건 과거의 한 방을 아쉬워하는 게 아니다.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내 규칙으로 어떻게 다룰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