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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30일 기준. 새벽 1시, 사카낙션의 야마구치 이치로는 올나이트닛폰에서 두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말한다. 라이브도 하고, 스트리밍도 하고, 곡도 만들고, 투어도 돈다. 겉으로만 보면 “엄청 멀쩡한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는 2022년 심각한 컨디션 악화로 장기 휴양에 들어갔고, 이후 우울증을 앓았다고 공개했다. 2026년에도 증상의 되돌림과 파도가 계속된다고 직접 말한다. 그렇다면 왜 굳이 생방송과 공연 같은 고부하 활동으로 돌아오는 걸까. 공개 발언을 시간순으로 놓으면 답은 의외로 선명하다. “다 나아서 옛날로 복귀했다”가 아니라, 옛날로 돌아가려는 시도 자체를 버리고 병이 있는 현재의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활동 구조를 만들고 있다.
1. 이력만 보면 ‘멘탈 저항 +999’인데, 인간은 RPG 캐릭터가 아니다
사카낙션의 프런트맨. 수많은 히트곡. 대형 공연. 홍백가합전. 2026년에는 올나이트닛폰 정규 진행.
게임 스테이터스 화면만 보면 강하다.
성공. 인기. 일. 평가. 팬.
이 정도면 “그래도 우울증에 걸릴 수 있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인간은 RPG가 아니다.
우울증에는 “성공한 뮤지션은 발병 불가”라는 접근 권한 설정이 없다. NIMH는 우울증이 소득, 문화, 교육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유전적·생물학적·환경적·심리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WHO도 사회적·심리적·생물학적 요인의 복합적 상호작용을 강조한다.
성공은 어떤 영역에서는 보호 자원이 될 수 있지만 무적 갑옷은 아니다.
밖에서 보이는 성공과 뇌와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부하는 다른 축이다.
2. 2022년,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보다 몸이 먼저 멈췄다
2022년 7월 1일, 사카낙션 공식 사이트는 야마구치의 휴양을 발표했다.
5월부터 극심한 권태감과 피로가 이어졌다. 중요한 점은, 공식 발표가 그에게 “뮤지션으로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적었다는 것이다. 팀은 그 뜻을 존중하며 방법을 찾았지만 6월 하순 의사가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공연과 투어는 연기·취소됐다.
즉 처음부터 “이제 음악 싫다”가 아니었다.
계속하고 싶었다.
몸이 먼저 비상정지 버튼을 눌렀다.
이후 그는 우울증을 공개했다. 2024년 NHK 다큐멘터리는 약 2년간의 투병과, 회복이 일직선이 아니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한 과정을 다뤘다.
동기를 잃은 이야기가 아니다.
하고 싶은 사람이 예전 방식으로는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이야기다.
3. 복귀는 처음부터 단계식이었다
2022년 9월 사카낙션은 남은 라이브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동시에 야마구치의 활동은 정규 프로그램 출연 등부터 “서서히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즉 복귀 설계가 처음부터 단계형이었다.
대형 공연. 완전 부활. 박수. 끝.
이 아니었다.
말한다. 스트리밍한다. 정해진 시간만 활동한다. 범위를 조금씩 넓힌다. 그 뒤 몸의 부담이 큰 라이브로 돌아간다.
2026년 닛폰방송 측은 야마구치가 2022년경부터 우울증 재활의 일환으로 유튜브에서 토크와 노래 생방송을 해 왔다고 설명했다.
“방송할 수 있었으니 이미 건강했다”가 아니다.
방송하는 행위 자체가 복귀 과정의 일부였다.
4. 2024년에는 “병을 없앤 뒤 음악”이라는 목표가 아니게 됐다
2024년 5월 NHK 스페셜은 사카낙션의 복귀 투어를 따라갔다.
프로그램은 야마구치의 결심을 “우울증을 안고 있는 자신이기 때문에 새로운 음악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방향으로 소개했다.
이것은 ‘복귀’의 뜻을 바꾼다.
보통 복귀라면 옛 세이브 파일을 불러오는 느낌이다.
발병 전 야마구치.exe 실행. 설정 복구. 공연 재개. 완료.
하지만 그의 프레임은 다르다.
예전 세이브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바뀐 캐릭터로 게임을 계속해야 한다.
우울증과의 공존이라는 새 장비까지 가진 채.
말하자면 뉴게임 플러스다.
5. 2026년 ANN 첫 방송에서 거의 답을 직접 말했다
2026년 4월, 야마구치는 화요일 심야 올나이트닛폰을 시작했다.
매주 두 시간 생방송이 너무 힘들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당연히 나왔다.
그는 의사와 상의하고 스케줄을 조정하면서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핵심을 말했다.
병 전의 자신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하면 더 나빠진다. 앞으로 가려면 “새로워지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또 매주 생방송 정규 프로그램에 처음 도전하는 것 자체를 ‘새로워지는’ 과정의 좋은 도전으로 봤다.
따라서 ANN은 “완치 인증서”가 아니다.
새로운 생활과 일의 방식을 시험하는 실험장이기도 하다.
6. 그런데 왜 하필 라디오인가
이 질문도 본인이 상당히 직접 답했다.
ANN 취임 전 인터뷰에서 자신도 과거 올나이트닛폰에 힘을 얻었다고 말하며, 라디오에서 흐르는 음악이 약해진 사람이나 힘든 사람에게 기댈 곳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라디오에서 새 곡이 태어나길 바란다. 그 곡을 통해 사카낙션을 듣는 사람이 늘길 바란다. 그 사람들이 라이브까지 오길 바란다. 음악의 힘을 되찾고 싶다. 하고 싶은 기회를 전부 음악으로 바꾸고 싶다.
즉 라디오는 음악과 별개의 부업이 아니다.
말하기, 사람과 연결되기, 반응을 받기, 곡을 만들기, 라이브를 하기까지 한 줄로 이어진다.
인터넷에는 무료인데 공격력만 이상하게 높은 사람도 있다.
노출하면 비난과 악의적 해석도 따라온다.
그래도 야마구치에게 노출은 단순 홍보가 아니라 음악을 만드는 회로이기도 하다.
리스크를 0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조절하며 쓰는 것이다.
7. “활기차 보인다”와 “완전히 나았다”는 같은 말이 아니다
2026년 3월 ANN 발표 자리에서 야마구치는 완전히 관해된 상태는 아니며 오래 함께 가야 할 병이라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7월에는 증상의 되돌림을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 같은 “파도”에 비유했고, 그것을 새로운 자신의 습관으로 받아들인다고 적었다.
9월에는 우울증의 파도에 더해 군발두통까지 다시 시작됐고, 투어와 제작이 겹치는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으면서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2026년의 운영 방식은
치료 끝. HP 만땅. 공장 초기화 성공.
이 아니다.
파도가 있다. 몸 상태를 읽는다. 일정을 조절한다. 필요하면 방송 빈도를 낮춘다. 가능한 범위에서 계속한다.
두 시간 동안 활기차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있는 것과 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별개다.
8. 이건 재활인가? 꽤 가깝다. 다만 예전 기준점으로 돌아가는 재활은 아니다
생방송이 실제로 재활의 일부였다고 설명됐고, 공식 발표에서도 정규 프로그램부터 단계적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라디오와 스트리밍을 “재활적 활동”으로 보는 것은 상당히 타당하다.
하지만 목표가 과거의 100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지금 얼마나 말할 수 있는가. 지금 얼마나 만들 수 있는가. 라이브를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가.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가. 어떤 습관을 바꿔야 하는가.
이것을 현실에서 다시 학습하는 과정이다.
복구보다 재설계에 가깝다.
엔지니어식으로 말하면 백업 전체 복원이 아니라, 장애를 경험한 뒤 아키텍처를 바꾸는 것이다.
9. 그리고 이상하게도 ‘신보물섬’이 겹쳐 들린다
여기부터는 사실이 아니라 해석이다.
야마구치가 ‘신보물섬’을 우울증 회복에 관한 곡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 곡은 병보다 훨씬 전에 만들어졌다. 뒤늦게 작가의 의도를 바꾸면 안 된다.
그럼에도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새로워진다”는 현재의 말을 알고 곡을 들으면, 한 번에 순간이동하기보다 동작을 반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곡의 감촉이 묘하게 겹친다.
병 전의 자신에게 워프하지 않는다.
현재의 자신을 버리지 않는다.
파도가 있다면 파도까지 데려간다.
라디오를 한다. 방송한다. 곡을 만든다. 라이브를 한다. 필요하면 쉰다.
그리고 다시 간다.
화려한 “완전 부활” 버튼 하나가 아니라, 조심스럽게 운용하면서 한 걸음 더 간다.
우연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10. 결론 — “성공한 사람이 우울증에 걸렸다”가 아니라 “돌아갈 수 없다면 새로워진다”는 이야기
처음 질문은 단순했다.
성공했는데 왜 우울증인가. 우울증인데 왜 다시 사람들 앞에 나오는가. 악플도 있는데 왜 매주 생방송을 하는가. 왜 라이브까지 계속하는가.
본인의 말을 시간순으로 놓으면 상당히 일관된다.
2022년 몸이 멈추면서 라이브를 중단했다. 정규 프로그램과 스트리밍부터 천천히 다시 시작했다. 2024년에는 병을 안고 있는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을 목표로 했다. 2026년에는 병 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새로워진다”고 직접 말했다. 라디오와 라이브는 그 새로운 자신을 만드는 과정 안에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근성으로 완전 부활한 성공자” 이야기로 만들면 오히려 핵심을 놓친다.
그는 근성으로 옛날로 돌아가는 것을 그만뒀다.
현재의 자신을 전제로 설계를 바꿨다.
성공자 버프도 아니다. 즉시 완치 이벤트도 아니다. 정신력으로 HP를 채운 이야기도 아니다.
돌아갈 수 없다면 새로워진다.
그리고 라디오, 스트리밍, 공연, 음악을 통해 그 새로운 자신을 조금씩 만들어 간다.
그것이 2026년 9월 현재 보이는 야마구치 이치로의 위치다.
참고 자료 — 2026년 9월 30일 확인
- SAKANACTION 공식, 휴양 공지
https://sakanaction.jp/news/detail/2237 - SAKANACTION 공식, 라이브 취소 및 단계적 활동 재개
https://sakanaction.jp/news/detail/2322 - NHK 온디맨드, “야마구치 이치로 ‘우울’과 함께 살다”
https://www.nhk-ondemand.jp/goods/G2024138056SA000/index.html - All Night Nippon 공식 프로그램 페이지
https://www.allnightnippon.com/sakana/ - Mynavi News, 라디오와 음악에 대한 인터뷰
https://news.mynavi.jp/article/20260322-4226459/ - Nikkan Sports, “병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https://www.nikkansports.com/entertainment/news/202604080000577.html - Sponichi, 생방송을 재활로 설명한 기사
https://www.sponichi.co.jp/entertainment/news/2026/05/08/kiji/20260508s00041000194000c.html - Nikkan Sports, 증상의 “파도”
https://www.nikkansports.com/entertainment/news/202607130000222.html - Nikkan Sports, 2026년 9월의 증상과 작업 조절
https://www.nikkansports.com/entertainment/news/202609020000540.html - NIMH, Depression
https://www.nimh.nih.gov/health/publications/depression - WHO, Depressive disorder (depression)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depress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