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의견을 더 분명하게 말해 보세요.”
그런데 이미 말했다. 한두 번도 아니다.
“이 부분은 다르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이유도 설명했고 대안도 냈다. 갈등을 줄이려고 표현까지 고쳐 봤다.
돌아온 대답은 비슷했다.
“내 생각이 맞아.” “넌 너무 안일해.” “그냥 시키는 대로 해.”
대화가 시작되자마자 종료됐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다시 주장하는 연습을 하란다.
버튼은 이미 눌렀다. 고장 난 곳은 반대편일 수도 있다.
말을 못 하는 것과, 말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다르다
의견을 꺼내지 못한 경우, 의견을 냈지만 합리적인 이유로 채택되지 않은 경우, 직위와 압박으로 토론 자체가 막힌 경우를 구별해야 한다.
상사가 업무의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모든 제안을 받아들일 의무도 없다.
하지만 이유를 설명하며 거절하는 것과 “내가 상사니까 입 다물어”는 전혀 다른 태도다.
듣는 사람의 태도도 중요하다
직원들의 개선 제안을 다룬 연구에서는 관리자의 개방적인 태도가 직원들이 의견을 내는 행동과 관련되어 있었다[1]. 다른 연구에서는 누구에게 의견을 내는지, 직원의 전문성이 어떤지에 따라 상사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했다[2].
이 연구들이 특정 회사의 사건을 증명하는 건 아니다. 다만 말하는 사람의 기술만으로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은 보여 준다.
발표 자료를 열 번 고쳐도 심사위원이 계속 “마음에 안 들어”만 누른다면, 더 예쁜 글꼴이 해결책일까?
개선할 수 있는 것과 내 몫이 아닌 것
의견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영향과 대안을 설명하고, 필요한 기록을 남길 수는 있다. 정해진 상담 경로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성실하게 검토하도록 강제로 만들 수는 없다.
충분히 시도했는데도 바뀌지 않는다면 부서 이동이나 환경을 바꾸는 선택도 검토할 수 있다. 물론 현실적인 위험과 책임은 따로 따져야 한다.
교훈이 늘 “더 강하게 말하자”인 것은 아니다. “이미 말했다”는 사실부터 정확하게 인정해야 한다.
주장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해서 상사의 귀가 자동으로 업데이트되지는 않는다.
[1] Detert & Burris(2007). https://doi.org/10.5465/AMJ.2007.26279183 [2] Yang 외(2021). https://doi.org/10.1057/s41291-019-0007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