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링크 ER의 풀 어시스트는 구제책이 아니라 끝까지 달리게 하는 장치였다
※ 이 글은 『그랑블루 판타지 릴링크 엔드리스 라그나로크』(이하 ER)를 플레이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감상입니다.
DLC는 정말 어렵다
ER의 CHAOS 난이도에 들어가면, 본편에서 다 키웠다고 생각한 장비로도 꽤 고전한다.
- 강화를 마쳐도 한 방에 쓰러진다
- 공격이 거세서 회피를 계속 요구한다
- CPU 동료까지 휘말려서 무너진다
"이만큼 키웠는데도 못 이긴다"는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다.
그래서 빛을 발하는 풀 어시스트
처음엔 그냥 "쉽게 해 주는 모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달랐다.
풀 어시스트는 만능 AI가 아니다.
- 적의 공격 범위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 무적 구간에서는 거의 멍하니 서 있다
- 주인공을 CPU로 바꿔 주는 기능이 아니다
그런데도 게임이 된다.
이유는 CPU 동료 자체가 아주 우수하기 때문이다.
CPU가 강한 게임은 의외로 드물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동료 AI는
- 회피를 못 하고
- 기술 선택이 어색하고
-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반면 릴링크는 CPU에 대한 평가가 높다.
제타, 나르메아, 칼리오스트로 같은 캐릭터들은 어려운 콘텐츠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여서, "나보다 CPU가 더 잘하네" 싶은 순간까지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주인공은 최소한만 움직이고, CPU 3명이 싸우는
방식으로도 퀘스트를 깰 수 있을 때가 있다.
"끝까지 즐기게 한다"는 설계
ER처럼 어려운 콘텐츠에서 어시스트를 아예 막았다면,
- DLC를 샀는데
- CHAOS에서 막혀서
- 그대로 접어 버린
사람이 지금보다 분명 훨씬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풀 어시스트는 "게임을 쉽게 만드는 기능"이라기보다,
중간에 꺾이지 않게 해 주는 보험으로 작동한다.
직접 도전하다가 힘들면 어시스트로 소재를 모으고, 장비를 갖춘 뒤 다시 수동으로 돌아온다.
이런 플레이 방식을 게임이 너그럽게 받아 준다.
정리
ER은 본편을 끝까지 즐긴 사람을 위한 고난도 DLC다.
그렇기에,
- 너무 강한 보스
- 우수한 CPU
- 풀 어시스트
이 세 가지가 잘 맞물린다.
난이도를 낮추려는 게 아니다.
끝까지 즐길 수 있게 하려는 설계다.
ER의 풀 어시스트를 써 보고 가장 크게 느낀 인상이 바로 이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