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내가 젊었을 땐~" 알 게 뭐냐는 이야기
회사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젊은 사람이 안 들어와요."
"신입이 정착을 못 해요."
"요즘 젊은 애들은 금방 그만둬요."
"옛날엔 더 참았는데."
"내가 젊었을 땐 훨씬 힘들었어."
알 게 뭐냐, 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
문제는 젊은 사람이 약해진 게 아니다.
문제는 젊은 사람이 오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구조를, 회사가 그대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입으로는 "젊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직장 안은 젊은 사람을 내보내도록 짜여 있다.
이것이 젊은이 환영형 · 젊은이 배출 장치다.
"젊은 사람이 필요하다"의 속뜻
회사가 정말 원하는 건 그냥 젊은 사람이 아니다.
대개 이런 인재를 찾고 있다.
- 젊다
- 싸다
- 말을 잘 듣는다
- 불평하지 않는다
- 오래 안 그만둔다
- 가르치지 않아도 알아서 큰다
- 쇼와 시대(일본의 1926~1989년, 흔히 '옛날 방식'의 상징)식 부조리를 참아낸다
- 연차를 너무 많이 쓰지 않는다
- 회사 분위기를 알아서 읽는다
- 고참이나 사장 친인척에게 대들지 않는다
- 그런데 요즘 같은 채용 시장에서도 와 준다
이건 신입 채용이 아니다.
젊고 쇼와식 부조리에 내성이 있는 개체 뽑기 가챠(랜덤 뽑기 게임 같은 것)다.
그렇게 입맛에 딱 맞는 사람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젊은 사람이 안 오는 게 아니다.
들어온 순간 "여기는 오래 있을 곳이 아니구나" 하고 판단할 뿐이다.
쇼와식 운영체제 직장의 레이와 채용 버그
쇼와풍 직장이 전부 나쁜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직장이라면 성립할 여지는 있다.
- 일이 단순하다
- 정시에 퇴근한다
- 인간관계가 얕다
- 괜한 성장 압박이 없다
- 책임이 가볍다
- 월급이 높지 않아도 혼자 먹고살 수는 있다
- 취미나 사생활을 방해받지 않는다
이러면 어떤 의미에선 연비 좋은 인생 루트가 된다.
하지만 문제는 쇼와식 운영체제 직장 대부분이 이런 모습이라는 것이다.
- 월급이 낮다
- 복지가 약하다
- 쉬는 날이 적다
- 연차 쓰기가 어렵다
- 쉬면 뒤에서 끈질기게 눈치를 준다
- 교육이 없다
- 매뉴얼도 없다
- 고참의 분위기가 세다
- 가족 경영이라 식구가 우선이다
- 의견을 내면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는다
- 그런데도 젊은 사람은 원한다
이건 무리다.
처우가 낮으면 낮은 만큼 스트레스라도 낮아야 한다.
월급이 적다면 최소한 간섭은 말아야 한다.
복지가 약하다면 최소한 쉬게는 해 줘야 한다.
교육을 못 해 줄 거면 최소한 소리는 지르지 말아야 한다.
쇼와식을 남기겠다면 최소한 위험수당은 줘야 한다.
그런데 현실에는
낮은 처우 + 과도한 간섭 + 쇼와식 분위기 + 교육 없음 + 젊은이 환영
이라는 구인 공고가 있다.
그건 구인이 아니다.
젊은이를 끌어들이는 탈출 게임이다.
"요즘 애들은"은 책임 떠넘기기용 말이다
"요즘 애들은"이라는 말은 편리하다.
젊은 사람의 가치관 탓으로 돌릴 수 있다.
젊은 사람의 근성 탓으로 돌릴 수 있다.
젊은 사람의 인내심 탓으로 돌릴 수 있다.
젊은 사람이 대기업만 찾는 탓으로 돌릴 수 있다.
하지만 정말 들여다봐야 할 것은 직장의 구조다.
젊은 사람이 그만두는 직장에는 대개 이유가 있다.
- 월급이 낮다
- 미래가 안 보인다
- 상사가 구식이다
- 쉬기 어렵다
- 연차를 쓰면 비꼬는 소리를 듣는다
- 교육이 없다
- 실수만 탓한다
- 업무가 특정 사람에게만 묶여 있다
- 평가가 불투명하다
- 정신론이 많다
- 만능 심부름꾼 취급을 받는다
- 친인척과 고참의 분위기가 세다
이걸 보지 않고
"요즘 애들은 금방 그만둔다"
로 끝내 버리는 건 그냥 책임 떠넘기기다.
젊은 사람이 약한 게 아니다.
직장이 지금의 채용 시장에 맞춰 바뀌지 못했을 뿐이다.
"내가 젊었을 땐"은 비교 대상이 못 된다
"내가 젊었을 땐 더 참았어."
"옛날엔 훨씬 엄했어."
"옛날엔 야근이 당연했어."
"옛날엔 혼나면서 컸어."
알 게 뭐냐, 이다.
옛날의 보통이 지금의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다.
옛날엔 스마트폰도 AI도 없었다.
이직 시장도 지금처럼 훤히 보이지 않았다.
부업이나 개인 발신이라는 선택지도 적었다.
정보가 적으니 직장이 이상하다는 것도 알아채기 어려웠다.
참고 회사에 남는 것 말고 다른 길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옛날 사람들이 참은 건, 대단한 면도 있지만 선택지가 적었던 면도 있다.
지금 젊은 사람들은 비교할 수 있다.
검색할 수 있다.
다른 회사의 조건을 볼 수 있다.
SNS로 직장이 얼마나 이상한지 알 수 있다.
이직 사이트도 있다.
부업도 있다.
생성형 AI도 있다.
개인으로 돈 버는 길도 늘었다.
그런 상황에서 쇼와식 직장에 계속 남아 있을 이유는 꽤 약하다.
그래서 젊은 사람이 그만두는 건 어리광이 아니다.
정보가 늘어난 덕에 적자 사업을 알아보는 속도가 빨라졌을 뿐이다.
젊은 사람들이 바라는 건 사치가 아니다
회사 쪽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사치스러워졌다고 생각하기 쉽다.
"대기업 아니면 싫대."
"복지만 따져."
"쉬는 것만 신경 써."
"편하려고만 해."
하지만 젊은 사람들의 요구는 그렇게까지 유별나지 않다.
많은 사람이 바라는 건 대체로 이런 것들이다.
- 고함 듣고 싶지 않다
- 연차를 당연하게 쓰고 싶다
- 정시에 퇴근하는 날이 있었으면 한다
- 제대로 가르쳐 주었으면 한다
- 일의 범위를 분명히 해 주었으면 한다
- 월급에 안 맞는 책임을 떠안고 싶지 않다
- 친인척이나 고참의 쓸데없는 소동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
- 생활이 무너지는 걸 원치 않는다
- 사람답게 대우받고 싶다
이건 사치가 아니다.
오히려 최소한이다.
저임금이라면 저임금답게 조용히 일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부담이 크다면 그만한 월급과 재량을 달라는 것이다.
성장을 요구한다면 교육과 평가를 갖춰 달라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쇼와식을 남기겠다면 쇼와 비용을 내야 한다
쇼와풍 직장을 남기겠다면 그 비용은 누군가가 치러야 한다.
소리를 지른다.
쉬기 어렵다.
상사에게 대들 수 없다.
고참이 세다.
가족 경영의 분위기가 있다.
연차를 쓰면 끈질기게 눈치를 준다.
일하는 방식이 특정 사람에게만 묶여 있다.
매뉴얼이 없다.
교육이 없다.
이것들은 전부 일하는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라는 비용이다.
그걸 공짜로 젊은 사람에게 떠넘기려 하니 사람이 안 오는 것이다.
쇼와식을 남기겠다면 선택지는 세 가지다.
- 쇼와식에 내성이 있는 사람을 뽑는다
- 쇼와 비용만큼 임금을 더 준다
- 직장을 지금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한다
이 중 하나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직장은 네 번째를 하려고 한다.
쇼와식 그대로, 요즘 젊은 사람을 싸게 뽑는다.
그건 무리다.
"젊은이 환영"이라고 쓰기 전에, 젊은 사람이 남을 구조부터 만들어라
구인 공고에 "신입 환영"이라고 쓰는 건 쉽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건 알맹이다.
- 첫날부터 방치하지 않는다
- 질문해도 화내지 않는다
- 매뉴얼을 만든다
- 연차를 당연하게 쓰게 해 준다
- 소리 지르지 않는다
- 고참의 기분을 업무 규칙으로 삼지 않는다
- 가족 경영의 내부 분위기를 외부 직원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 일의 범위를 분명히 한다
- 평가 기준을 눈에 보이게 한다
- 정시에 퇴근할 수 있게 설계한다
- 젊은 사람의 가치관을 "어리광"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이걸 하지 않으면서 "젊은 사람이 안 온다"고 하는 건 꽤 이상하다.
구멍 난 동물원에 어린 동물을 넣어 봤자, 우리가 부서져 있고 물도 새고 사육사가 고함을 지르면 도망간다.
도망가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어린 동물이 아니다.
동물원의 설계다.
라벨: 젊은이 환영형 · 젊은이 배출 장치
이 구조에 이름을 붙인다면,
젊은이 환영형 · 젊은이 배출 장치
다.
입구에는 "신입 환영"이라고 쓰여 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서면 젊은 사람이 정착하지 못하게 하는 구조가 줄줄이 늘어서 있다.
- 쇼와식 운영체제
- 연차 쓰면 끈질긴 눈치
- 교육 없음
- 저임금
- 과도한 간섭
- 고참과 친인척의 입김이 셈
- 의견을 내면 건방지다는 취급
- 그런데도 젊은이 환영
이러면 젊은 사람은 남지 않는다.
"요즘 애들은 금방 그만두는" 게 아니다.
직장 쪽에 배출용 벨트 컨베이어가 달려 있을 뿐이다.
결론: "요즘 애들은"이 아니라 "요즘 직장 구조는"이라고 말하라
젊은 사람이 안 온다.
젊은 사람이 오래 못 간다.
젊은 사람이 금방 그만둔다.
그렇게 말하기 전에 봐야 할 것이 있다.
그 직장은 젊은 사람이 남을 수 있는 구조인가.
연차를 당연하게 쓸 수 있는가.
고함을 듣지 않는가.
질문할 수 있는가.
교육을 받는가.
평가를 받는가.
인생을 빼앗기지 않는가.
저임금이라면 저스트레스인가.
부담이 크다면 보상과 재량이 있는가.
이걸 보지 않고
"요즘 애들은"
"내가 젊었을 땐"
이라고 해 봤자 의미가 없다.
알 게 뭐냐, 이다.
젊은 사람이 변한 게 아니다.
젊은 사람이 적자 직장을 알아보기 쉬워졌을 뿐이다.
쇼와의 보통을 남기고 싶다면 쇼와 비용을 내라.
못 내겠다면 직장을 업데이트하라.
둘 다 싫다면 사람이 안 오는 게 당연하다.
구인 공고에 "젊은이 환영"이라고 쓰는 것만으로는 사람이 남지 않는다.
젊은 사람을 환영하고 싶다면,
먼저 젊은 사람을 내보내는 구조부터 멈춰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