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성이 없는 직원”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움직일수록 위험해지는 직장의 구조
회사 전체의 연간 이직률만 보면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일 때가 있다.
가령 전사 이직률이 약 4%라고 하자.
숫자만 보면 “사람이 별로 그만두지 않는 회사”, “비교적 안정적인 회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부서별, 직속 상사별, 연령별, 입사 경로별, 근속연수별로 나누면 전혀 다른 풍경이 나타날 수 있다.
어떤 소규모 부서에서는 몇 년 전 재직하던 구성원이 퇴사나 이동으로 전부 사라졌다. 중간에 신규 직원이 충원되어 부서 인원수 자체는 유지되었다.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사람은 최근 1~2년 이내에 입사한 직원뿐이다.
인원은 있다.
부서명도 남아 있다.
업무도 일단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경험을 가진 사람은 남지 않고 몇 년마다 내부 구성만 갈아 끼워지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다.
부서가 사람을 키워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신입을 넣고, 일을 이해한 사람부터 이동·퇴사하며, 다시 신입으로 빈자리를 메우는 순환이다.
게다가 그 부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현상이 겹쳐 있었다.
- 30대 전후의 경력직 정규직이 이탈한다
-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경력직이 “현재 직장에서는 계속할 수 없다”며 부서 이동을 희망한다
- 실무를 이해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된 중견 직원이 퇴사한다
- 오래 남아 있던 직원도 직속 상사를 거치지 않고 상담 창구와 상위 직급자를 통해 이동한다
- 문제를 지적한 직원에게 업무 조정이 아니라 “태도”, “적성”, “나약함” 이야기가 돌아온다
- 상사에게 판단을 넘기면 일이 멈추고, 실무 담당자나 관련 부서에 직접 물으면 진행된다
- 업무량은 줄이지 않고 계속 추가하며, 정의되지 않은 부분의 보완을 부하에게 맡긴다
- 사내 이벤트를 업무 효율화 수치와 무리하게 연결하고, 측정 설계는 담당자에게 되돌린다
이런 사례를 하나씩 보면 “궁합이 나빴다”, “본인에게도 사정이 있었다”, “경력직이 직장에 맞지 않았다”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부서, 같은 관리 계통, 같은 업무 방식에서 비슷한 이탈이 반복된다면 봐야 할 대상은 개인이 아니다.
봐야 할 것은 사람이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성장한 사람부터 빠져나가는 조직 구조다.
1. 전사 이직률이 낮아도 특정 부서는 망가져 있을 수 있다
1-1. 평균값은 이직의 편중을 지운다
전사 이직률은 전체 직원을 분모로 한 수치다.
따라서 인원이 많고 안정적인 부서가 다수라면, 소규모 부서에서 구성원이 전부 바뀌고 있어도 전사 평균에서는 희석된다.
예를 들어 전사에 수백 명이 있고 연간 퇴사자가 십여 명이라면 전사 이직률은 몇 퍼센트 안에 들어간다. 반면 4명 안팎의 소규모 부서에서 몇 년 사이 당시 구성원이 전부 이탈했다면, 그 부서의 경험 유지라는 관점에서는 교체율이 100%다.
이 두 가지는 동시에 성립한다.
- 전사 기준으로는 “낮은 이직률”
- 특정 부서 기준으로는 “기존 구성원 잔존율 0%”
따라서 전사 4%라는 숫자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조직 진단 지표로는 너무 거칠다.
실제로 봐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분포다.
- 부서별
- 직속 상사별
- 정규직·비정규직별
- 신입·경력직별
- 연령대별
- 입사 후 3개월, 6개월, 1년, 2년, 3년 이내
- 자발적 퇴사, 부서 이동, 휴직, 장기 결근별
- 실무 숙련도·대체 난이도별
특히 경력 입사자 × 입사 후 수개월~수년 × 특정 부서·특정 상사에 이탈이 집중되어 있다면, 채용 단계의 미스매치뿐 아니라 온보딩, 역할 설계, 업무량, 상사의 행동, 상담 경로의 안전성을 의심해야 한다.
1-2. 퇴사만 세면 부서의 손실을 과소평가한다
전사 이직률에는 사내 이동자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원래 부서의 관점에서는 퇴사도 이동도 인재 유출이다.
또 다음과 같은 상태는 이직률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 교육 담당자 변경 희망
- 장기 결근
- 휴직
- 괴롭힘 상담 창구 이용
- 직속 상사를 피한 상위자 상담
- 업무상 필요한 대화만 남기는 “조용한 철수”
- 이직 활동 시작
- 의견이나 개선 제안을 더 이상 내지 않음
- 판단을 상사에게 돌리고 스스로 결정하지 않음
따라서 부서의 건전성을 보려면 단순한 이직률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직장 이탈률을 볼 필요가 있다.
직장 이탈률
=
퇴사
+ 부서 외 이동
+ 휴직
+ 장기 결근
+ 계속 근무가 어렵다는 이유의 상담
÷
대상 부서 재직자 수
이는 공적으로 통일된 지표는 아니지만 내부 진단에는 유용하다.
어떤 직원이 이동으로 구제되었다고 해도 원래 부서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동은 개인의 구제이고, 원인 측의 개선과는 별개이기 때문이다.
2. 특정 부서에서 일어나던 인력 교체
개인이나 회사를 특정할 수 없도록 일반화하면, 부서의 변화는 다음과 같았다.
소수의 기존 구성원으로 운영
↓
일시적으로 증원
↓
여러 명이 퇴사·이동
↓
신입 충원
↓
남은 경험자에게 인수인계·교육·미정리 업무가 집중
↓
경험자도 이동 또는 퇴사
↓
최근 입사자만 남음
어느 시점에 재직하던 구성원은 몇 년 후 전부 사라졌다.
남아 있는 사람은 부서 운영을 만든 사람도, 과거 실패를 아는 사람도 아니다. 비교적 최근에 입사한 직원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같은 부서여도 내부에서는 다음 자산이 주기적으로 사라진다.
- 과거 판단의 이유
- 다른 부서와의 조정 경로
- 암묵적 마감
- 상사의 모호한 지시를 번역하는 방법
- 어떤 일을 무시하면 위험한지에 대한 경험칙
- 누구에게 물으면 빨리 진행되는지에 대한 인맥
- 신입 교육 노하우
- 문제案件을 사전에 감지하는 감각
- “이건 예전에도 실패했다”는 조직 기억
그리고 신입에게 정리되지 않은 일이 넘어간다.
신입이 일을 이해하기 전까지는 상사의 지시를 순순히 받아들이기 때문에 관계가 비교적 안정적이다. 하지만 업무를 이해하고 모순이나 과도한 부담을 깨닫고 개선안을 내기 시작하면 마찰이 커진다.
그 결과 부서는 다음 상태가 된다.
신입은 있다.
하지만 성장한 사람은 남지 않는다.
3. 왜 경력직·중견부터 빠져나가는가
3-1. 경력직은 “일반적인 업무”를 알아도 그 회사의 암묵 규칙은 모른다
경력직은 경험자다.
하지만 경력직이 아는 것은 지금까지 경험한 직종과 업무의 일반적인 진행 방식이다.
입사한 회사 고유의 다음 정보는 모른다.
- 실제 의사결정권자가 누구인지
- 구두 지시와 문서 중 무엇이 우선하는지
- 명목상 담당 부서와 실제 처리자가 누구인지
- 어느 상사에게 물으면 일이 멈추는지
- 어느 관련 부서에 직접 물으면 진행되는지
- 어떤 업무가 공식 업무이고 무엇이 선의의 빈틈 메우기인지
- 무엇을 하면 “멋대로 했다”고 듣는지
- 무엇을 확인하면 “주도성이 없다”고 듣는지
- 어느 기한이 진짜 기한인지
- 실패 시 책임이 어디로 흐르는지
이 부분을 설명하지 않고 “경력자니까 할 수 있겠지”라고 넘기는 것은 온보딩이 아니다.
회사 고유의 미정의 영역을 경력직의 경험으로 스스로 보완하게 하는 것뿐이다.
신규 입사자 적응에 관한 메타분석에서는 역할 명확성, 자기효능감, 사회적 수용이 직무 만족, 조직 몰입, 잔류 의도, 실제 이직 등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적응 요소로 정리되어 있다. 일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의 연구에서도 상사·선배·동료의 지원, 공식 연수, 인사의 지원, 수용 담당자, 사전 면담, 일정 기간 뒤의 후속 면담 같은 온보딩 조치가 조직 사회화와 정착 의향에 긍정적으로 관련된다고 보고되었다.[^1][^2]
따라서 경력직에게 필요한 것은 “봐주기”가 아니다.
최소한 다음은 정의되어야 한다.
- 역할
- 우선순위
- 완료 조건
- 판단자
- 스스로 결정해도 되는 범위
- 질문할 곳
- 정기적 후속 지원
- 기존 업무를 줄이는 기준
3-2. 중견은 모순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충돌한다
신입 시기에는 무엇이 이상한지 모른다.
주어진 일을 “이 회사에서는 원래 이런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 다음을 알게 된다.
- 같은 데이터를 여러 자료에 중복 입력한다
- 목적과 지표가 일치하지 않는다
- 의사결정자가 불명확한 채 담당자만 움직인다
- 추가 업무가 생겨도 기존 업무가 줄지 않는다
- 원래 다른 부서의 일을 “발견한 사람”이 떠맡는다
- 지난번 승인된 내용이 나중에 미승인으로 취급된다
- 판단하지 않던 관리자가 실패할 때만 평가자가 된다
- 문제 제기에 대한 답이 “태도”, “적성” 이야기로 바뀐다
중견 직원은 업무가 보이기 때문에 문제를 지적한다.
그런데 문제 있는 관리자가 “자신에게 따르는 것”을 협조성이라고 본다면, 업무를 이해한 사람의 지적은 전문적인 개선 제안이 아니라 “반항”, “순응성 부족”으로 받아들여진다.
그 결과 회사에 원래 가치가 높은 다음과 같은 사람이 먼저 빠져나가기 쉬워진다.
-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 다른 회사와 비교할 수 있다
- 외부에서도 통한다
- 업무를 구조화할 수 있다
- 노동시장에서 이동할 수 있다
- 개선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철수할 수 있다
이는 “약한 사람이 그만둔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문제를 이해할 수 있고 밖으로 나갈 능력이 있는 사람이 먼저 빠지는 역선택이다.
4. 이 직장의 중심에 있던 “미정의를 전부 떠맡기는” 운영
부서의 문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다음 조합이었다.
미정의를 전부 떠맡긴다
+
새 일을 추가해도 기존 일을 줄이지 않는다
+
“할 수 있지?”라고 넘긴다
+
양이 많다
+
막히면 본인의 능력·태도 문제로 돌린다
4-1. 미정의를 전부 떠맡긴다
원래 관리 측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 결정되어 있지 않다.
- 목적
- 대상 범위
- 필수 항목
- 완료 조건
- 기준일
- 마감
- 책임자
- 승인자
- 관련 부서와의 경계
- 예외 처리
- 우선순위
그래도 일은 발생한다.
그러면 문제를 알아챈 사람, 책임감 있는 사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빈틈을 메운다.
이 상태에서는 일을 굴릴 수 있는 사람일수록 일이 늘어난다.
미정의가 있다
↓
알아챈 직원이 보완한다
↓
어떻게든 기한을 맞춘다
↓
회사는 “이 운영으로 돌아간다”고 오인한다
↓
다음번에도 정의되지 않는다
↓
같은 직원이 더 보완한다
미정의는 해소되지 않고 우수한 사람의 인지 부하로 가려진다.
4-2. 일을 더하지만 아무것도 줄이지 않는다
새로운 의뢰가 온다.
교육 자료를 만든다.
대량의 자료를 짧은 납기로 처리한다.
관리표를 추가한다.
이벤트를 기획하고 효과를 측정한다.
채용 시책을 생각한다.
표준서를 만든다.
통상 업무 문의도 받는다.
하지만 기존 업무를 멈추는 판단은 내려지지 않는다.
“이것도 필요하다”, “저것도 필요하다”, “이전 일도 계속한다”가 된다.
이때 관리자가 해야 할 일은 추가 업무를 지시하는 것만이 아니다.
- 무엇을 그만둘지
- 무엇을 미룰지
- 누구에게 나눌지
- 품질을 어디까지 낮출지
- 기한을 협상할지
를 결정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일만 더하면 관리는 아니라 적재가 된다.
4-3. “할 수 있지?”는 권한 위임이 아니다
경험자나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스스로 생각해
다 같이 생각해
주도적으로 진행해
라고 넘긴다.
말만 보면 재량권을 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음 조건이 붙어 있다.
- 결론은 상사가 먼저 고정한다
- 결론에 대한 이견은 허용하지 않는다
-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는다
- 필요한 자원도 늘리지 않는다
- 기존 업무도 줄이지 않는다
- 마지막에는 상사가 부정할 수 있다
- 실패하면 담당자의 준비 부족이 된다
이것은 권한 위임이 아니다.
결정권은 위에 남겨 둔 채, 성립하지 않는 요구를 구현할 책임만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5. 문제를 지적해도 밀어붙이고, 구체화만 다시 내려온다
이 부서에서 반복되던 대표적 흐름은 다음과 같았다.
담당자가 문제를 지적한다
↓
관리자가 자기 안으로 밀어붙인다
↓
구체적인 진행 방식·우선순위·책임 범위는 제시하지 않는다
↓
실무만 담당자에게 남는다
↓
담당자는 무엇을 정답으로 삼아 진행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
↓
확인이 늘고 움직임이 느려진다
↓
“주도성이 없다”, “판단이 느리다”고 평가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담당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문제점을 전달했다.
반대도 했다.
실현 방법이 없다는 것도 설명했다.
그래도 결론은 바뀌지 않고 구현만 다시 내려온다.
그 결과 담당자는 다음 사이에 끼인다.
- 지시대로 하면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 지시가 이상하다고 말해도 밀어붙인다
- 스스로 보완하면 업무량이 불어난다
- 임의로 바꾸면 부정당한다
- 확인하면 주도성 부족으로 평가된다
- 문제가 생기면 자신이 설명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부족이 아니다.
권한과 책임의 배분이 무너져 있다.
6. 운동회를 “업무 시간이 몇 시간 줄어드는가”로 측정하라는 과제
이 구조가 이해하기 쉽게 드러난 것이 사내 이벤트의 효과 측정이었다.
관리 측은 운동회나 교류 이벤트의 효과를 업무 시간 절감 같은 수치로 나타내라고 요구했다.
담당자는 당연한 문제를 지적했다.
- 이벤트와 업무 시간 절감의 인과관계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 무엇을 측정 대상으로 할 것인가
- 실시 전후를 어느 기간으로 비교할 것인가
- 업무량이나 성수기 등 다른 변수를 어떻게 분리할 것인가
- 교류 촉진이 목적인 시책을 왜 시간 절감만으로 평가하는가
- 근거가 약한 숫자를 내면 기획 전체의 신뢰를 해치지 않는가
하지만 “숫자를 내라”는 결론은 유지되었다.
측정 방법을 물으면 “그건 모두가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며 실무 측으로 돌아왔다.
이 과제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관리자가 원하는 숫자를 먼저 정한다
↓
담당자가 인과관계와 측정 가능성의 문제를 지적한다
↓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없다
↓
숫자를 내라는 요구만 유지된다
↓
가설, 조사, 계산, 자료화를 담당자가 한다
↓
관리자는 마지막에 채택·거부할 권한을 가진다
↓
성립하지 않으면 담당자의 준비 부족이 된다
일반적인 효과 측정은 다음 순서로 진행한다.
문제 정의
→ 시책 목적
→ 기대 변화
→ 지표
→ 측정 방법
→ 비교
그런데 이 과제에서는 순서가 반대다.
보고에 쓸 숫자가 필요하다
→ 기존 이벤트에 연결한다
→ 인과관계는 나중에 만든다
→ 성립시키는 방법은 담당자가 생각한다
이는 KPI를 사후에 끼워 맞추는 것이다.
게다가 일상에서는 다음과 같은 마모가 방치되어 있었다.
- 압박하는 사람이 있다
- 지시가 바뀐다
- 책임 전가가 있다
- 집중 시간이 보호되지 않는다
- 전화나 끼어들기가 편중된다
- 업무량이 줄지 않는다
- 상담하면 본인 평가로 바뀐다
- 특정 부서에서 사람이 계속 빠진다
이 상태에서 이벤트로 참여도를 높이려 하면 시책의 순서가 거꾸로 된다.
퇴사를 고민하는 직원이 먼저 원하는 것은 운동회가 아니다.
일이 정상적으로 성립하고, 상담해도 인격 평가를 받지 않으며, 무리한 일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이다.
이벤트는 토대가 갖춰진 뒤의 추가 시책이지, 일상의 피해를 가리는 대체물이 아니다.
7. 이것은 “더블 바인드”인가
일상적인 표현으로는 다음과 같은 상태를 더블 바인드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스스로 생각하고 주도적으로 움직여라.
단, 멋대로 움직이지 마라.
모르는 것은 물어봐라.
단, 그런 것도 모르냐고 말한다.
주변을 끌어들여라.
단, 일을 크게 만들지 마라.
빨리 진행해라.
단, 전부 사전에 확인해라.
결과를 내라.
단, 목적·우선순위·권한·판단 기준은 주지 않는다.
계획을 내라.
단, 오랫동안 판단을 멈춘 뒤 갑자기 짧은 납기로 내라고 요구한다.
어떤 행동을 골라도 나중에 다른 기준으로 부정할 수 있다.
다만 조직 연구의 용어로는 하나의 개념보다는 다음의 복합 상태로 정리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7-1. 역할 갈등
양립할 수 없는 기대나 지시를 동시에 받는다.
- 스스로 결정해라 / 멋대로 결정하지 마라
- 빨리 진행해라 / 전부 확인해라
- 개선해라 / 선례에서 벗어나지 마라
- 주변을 끌어들여라 / 다른 부서에 말하지 마라
7-2. 역할 모호성
무엇을 기대하는지, 어디까지 책임지는지, 무엇이 완료인지 알 수 없다.
- 목적이 불명확하다
- 담당 범위가 불명확하다
- 우선순위가 불명확하다
- 완료 조건이 불명확하다
- 판단자가 불명확하다
- 평가 기준이 사후에 추가된다
- 예외 처리가 불명확하다
역할 모호성과 역할 갈등은 직무 태도, 이직 의도, 실제 이직, 철수 행동 등과의 관련성이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다. 역할 모호성에 대해서는 직무 성과와의 부적 관계도 메타분석에서 제시되어 있다.[^3][^4]
7-3. 높은 요구·낮은 재량
업무량과 책임은 큰데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범위는 작다.
Karasek의 요구도-재량도 모델에서는 높은 업무 요구와 낮은 의사결정 재량의 조합이 정신적 부담을 높이는 것으로 본다.[^5]
이 직장에서는 단순히 일이 많은 것만이 아니다.
- 결론을 바꿀 수 없다
- 기한을 협상할 수 없다
- 기존 업무를 멈출 수 없다
- 인원을 늘릴 수 없다
- 판단자가 답하지 않는다
- 그래도 결과 책임은 져야 한다
라는 점에서 요구와 재량의 불균형이 크다.
7-4. 위압적·파괴적 감독
더 나아가 업무상 지적을 넘어 다음과 같은 것이 더해진다.
- 인격 부정
- 적성을 단정함
- “나약하다”는 평가
- “내가 젊을 때는”이라는 비교
- 태도 평가
- 목소리나 분위기로 압박
- 문제 제기를 본인의 사고방식 문제로 바꿈
- 공개된 자리에서 한 사람만 대량으로 수정·부정함
위압적·학대적 감독 행동에 관한 연구에서는 직무 불만, 정서적 소진, 이직 의도, 철수 행동 등과의 관계가 다수 검토되어 왔다.[^6]
이 정도까지 겹치면 직원이 움직이기 어려워지는 것을 성격 문제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8. “주도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움직일수록 위험해진다
어떤 직원은 처음부터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 문제를 찾는다
- 대안을 낸다
- 자료를 미리 만든다
- 관계자에게 확인한다
- 업무를 표준화한다
- VBA나 시스템으로 효율화한다
- 교육을 영상·대본·절차서로 만든다
- 미정의 요구사항을 정리한다
- 조정할 곳에 직접 물으러 간다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직속 상사를 거치면 다음과 같은 경험이 쌓였다.
스스로 판단한다
→ 멋대로 진행했다고 듣는다
사전에 확인한다
→ 스스로 생각하라고 듣는다
문제점을 지적한다
→ 적성·태도·사고방식 이야기로 바뀐다
주변과 조정한다
→ 일방적이다, 일을 크게 만들었다고 듣는다
자료를 낸다
→ 나중에 기준이 추가된다
상사에게 판단을 돌린다
→ 답이 없어 멈춘다
기한이 가까워진다
→ 느리다, 주도성이 없다고 듣는다
이 환경에서 직원이 다음 행동을 취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 구두가 아니라 기록을 남긴다
- 판단을 상사에게 돌린다
- 관계자를 이메일에 넣는다
- 사전 확인을 늘린다
-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
- 승인된 내용을 고정한다
- 담당 밖의 일은 발생원으로 돌린다
- 불필요한 제안을 줄인다
밖에서 보면 움직임이 둔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확히는 빨리 움직일수록 나중에 부정당하기 때문에 방어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주도성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일이 평가·책임·인격 공격의 위험이 되었다.
9. 상사를 우회하면 일이 진행된다
이 문제를 구별하는 데 매우 알기 쉬운 현상이 있다.
직속 상사에게 넘기면 멈추고, 실무를 아는 사람이나 관련 부서에 물으면 진행된다.
같은 직원이 같은案件을 다룬다.
바뀐 것은 상담 대상뿐이다.
직속 상사를 거쳤을 때
- 내용 이해에 시간이 걸린다
- 추상적인 지도로 번진다
- 새로운 논점이 늘어난다
- 결론이 나지 않는다
- 반려된다
- 답을 기다리느라 멈춘다
- 마지막에는 부하의 설명 부족이 된다
실무 담당자·관련 부서에 직접 확인했을 때
- 사실관계를 알 수 있다
- 제도상의 답이 돌아온다
- 담당 범위가 확정된다
- 필요한 처리를 알 수 있다
- 짧은 시간 안에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직원의 적성이 원인이라면 상담 대상을 바꾼 것만으로 일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업무 자체가 극도로 어렵다면 누구에게 물어도 비슷하게 멈춘다.
하지만 특정 관리자에게만 통과시킬 때 멈춘다면, 그 관리자가 승인·정보·판단의 병목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 있는 관리자는 부하에게 “주도성”을 요구하면서 자기 선에서 의사결정을 멈춘다.
그리고 자기 판단 대기로 생긴 지연을 부하의 진행 방식 문제로 돌린다.
상사가 판단하지 않는다
↓
업무가 멈춘다
↓
기한이 가까워진다
↓
부하에게 “느리다”고 말한다
↓
지도했다는 기록만 남는다
이는 관리자의 느림이 부하의 느림으로 변환되는 구조다.
10. 다른 한 구성원에게도 같은 구조가 나타난다
다른 구성원 역시 문제를 묵묵히 삼키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필요할 때는 강하게 의견을 말했다.
무리한 점을 지적했다.
진행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관리자는 자기 결론을 바꾸지 않고 밀어붙였다.
그 뒤 구체적인 진행 방식은 제시되지 않았다.
그러면 그 구성원에게는 다음 상태가 남는다.
- 나는 문제를 지적했다
- 하지만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 그 결론을 어떻게 구현할지는 내가 생각해야 한다
- 실패하면 내가 설명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 내가 임의로 바꿀 권한은 없다
- 무엇을 정답으로 삼아 진행해야 할지 모른다
이는 “강하게 말하지 못해서 곤란한” 것이 아니다.
강하게 말해도 의사결정은 바뀌지 않고 불확실한 실무만 돌아오기 때문에 곤란한 것이다.
이 상태에서는 웃음이 줄고, 움직임이 둔해지고, 확인이 늘고, 피로가 표정에 드러나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퇴사의 직접 이유가 따로 있었더라도 직장 스트레스 때문에 “그래도 남을 이유”가 깎여 있었다면, 다른 요인이 발생했을 때 퇴사는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회사 기록에는 “가정 사정”, “개인 사정”, “커리어상의 이유”라고 남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마지막 한 방일 뿐, 잔류 여력을 깎아낸 직장 구조는 퇴사 사유란에 남지 않는다.
11.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사람”을 선호하는 선발과, 성장한 사람을 잃는 역선택
이 부서에서는 관리자가 다음과 같은 사람을 선호하기 쉽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 웃으며 듣는다
- 먼저 긍정한다
- 강하게 반론하지 않는다
- 모호한 의뢰도 받아들인다
- 상대의 기분을 맞춘다
- 정서적으로 받아 주는 반응을 한다
- “알겠습니다”라고 하고 움직인다
편의상 여기서는 이를 “엄마 역할을 기대받는 사람”이라고 부르자.
물론 협조성, 경청, 수용성은 직장에서 중요하다.
문제는 그것이 업무 능력이 아니라 상사 입장에서 다루기 쉬운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을 때다.
신입 시기에는 업무의 모순이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에 웃으며 받아들이기 쉽다.
업무를 이해하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긴다.
- 왜 이 업무를 하는가
- 무엇을 기준으로 완료라고 하는가
- 이 업무량은 현실적인가
- 이 지표로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가
- 누가 결정하는가
- 왜 기존 업무를 줄이지 않는가
- 왜 상담하면 인격 이야기가 되는가
그때 의견을 내면 “입사 때는 순순했는데”, “요즘 태도가 변했다”고 평가받는다.
실제로는 사람이 변한 것이 아니다.
업무가 보이게 된 것이다.
인력 구성이 끌림, 선발, 이탈에 따라 비슷한 방향으로 변한다는 ASA(Attraction–Selection–Attrition) 모델이 있다.[^7]
이 사례에서는 ASA가 다음처럼 역기능할 가능성이 있다.
수용적이고 반론하지 않는 사람을 선호한다
↓
신입 시기에는 관계가 좋다
↓
숙련되면 모순을 알아챈다
↓
의견을 가지면 다루기 어려운 사람으로 취급된다
↓
이동·퇴사한다
↓
다시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을 충원한다
그 결과 부서에는 다음 둘 중 하나가 남기 쉬워진다.
- 문제를 아직 모르는 신입
- 문제를 말하지 않게 된 사람
이는 건강한 정착이 아니다.
성장한 사람을 잃음으로써 표면적인 순응을 유지하는 상태다.
12. 인격 부정과 압박이 더해지면 단순한 업무 설계 불량이 아니게 된다
지시의 모호함만 문제라면 업무 정의를 개선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를 지적한 사람에게,
- 당신의 적성이 문제다
- 태도가 나쁘다
- 나약하다
- 어리다
- 내가 젊을 때는 더 엄격했다
- 일방적이다
- 주변을 끌어들이지 못한다
- 생각하지 않는다
- 멘탈의 문제다
같은 인격·능력 평가를 돌려주면 문제는 다른 단계로 넘어간다.
원래 논점은,
지시가 모순되지 않았는가
업무량이 현실적인가
역할과 권한이 일치하는가
관리자가 판단을 돌려주고 있는가
이다.
그것이,
이 직원은 일에 적합한가
이 직원의 사고방식은 옳은가
이 직원은 직장인으로서 충분한가
로 바뀐다.
그러면 업무의 모순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
직원은 “지시의 문제를 지적하면 내 인격 심사가 시작된다”고 학습한다.
그러면 보고와 상담은 줄어든다.
회사에서는 “본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말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말할수록 위험했다.
13. 직속 상사가 아니라 인사나 상담 창구에 말하고 싶은 이유
상사는 부하가 자신을 건너뛰고 인사나 상위자에게 상담하면,
요구가 있다면 직접 말해 주길 바랐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직속 상사이기 때문에 오히려 말하기 어렵다.
상담 뒤에도 같은 직장에서 매일 마주친다.
업무를 배정받는다.
평가를 받는다.
이동이 성사되지 않으면 그 관계가 계속된다.
따라서 본인이 다른 부서, 인사, 괴롭힘 상담 창구, 상위 직급자에게 말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특히 직속 상사 자신이 문제의 원인 쪽이라면 직속 경로는 상담 경로가 되지 않는다.
한 직원은 괴롭힘과 관련된 일을 Excel에 시간순으로 기록했다.
기록한 것은 감정뿐이 아니었다.
- 날짜와 시간
- 장소
- 실제 발언
- 지시 내용
- 전후 경위
- 자신이 취한 대응
- 업무에 미친 영향
- 심신에 미친 영향
- 같은 패턴의 재발
- 원하는 대응
그 후 직속 상사를 피하고,
사내 상담 창구
→ 상위 직급자
→ 부서 이동
경로를 택했다.
이는 상사에 대한 반항이 아니다.
원인 쪽을 상담 창구로 취급하지 않았을 뿐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직장 내 파워하라 방지 조치로서 방침의 공지, 상담 체계 정비, 사실관계 확인, 피해자·행위자에 대한 적절한 대응, 재발 방지, 상담 등을 이유로 한 불이익 처우 금지 등을 사업주에게 요구하고 있다.[^8]
제도상으로도 상담자가 직속 상사에게만 말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14. 이동은 정답이어도 이동만으로는 재발 방지가 되지 않는다
문제가 있는 상사나 부서에서 떼어 놓는 것은 개인 보호에 효과적이다.
부서 이동으로,
- 접촉을 줄인다
- 평가자를 바꾼다
- 강점이 살아나는 부서로 옮긴다
- 심신 소모를 멈춘다
- 퇴사시키지 않고 사내에 인재를 남긴다
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동은 “도망”이 아니다.
하지만 회사가 이동만으로 끝내면 다음 순환이 계속된다.
A가 소진된다
↓
A를 이동시킨다
↓
A는 구제된다
↓
문제 있는 관리자와 미정의 업무는 남는다
↓
B가 소진된다
↓
B는 퇴사한다
↓
신입을 충원한다
이동은 응급 이송이다.
응급 이송은 필요하지만 화재 원인 처리와는 다르다.
회사는 이동 후 원래 부서에 대해 다음을 확인해야 한다.
- 같은 관리자 아래에서 퇴사·이동·결근이 계속되는가
- 퇴사자의 근속연수와 입사 경로
- 역할 모호성과 업무량
- 지시 변경 빈도
- 판단 대기 시간
- 인격·적성에 대한 언급
- 부하가 매긴 관리자 평가
- 상담 후 보복이나 관계 악화
- 신입 충원 후 같은 패턴이 다시 생기는가
15. 이직은 주변으로 전염되고 남은 사람의 부담을 늘린다
한 사람이 그만두어도 그 사람의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
남은 직원에게 이동한다.
- 통상 업무
- 미처리案件
- 인수인계
- 신입 교육
- 문의 대응
- 과거 경위 설명
- 다른 부서와의 관계 회복
이로 인해 남은 직원의 부담이 커진다.
동시에 심리적인 변화도 일어난다.
- 저 사람이 그만둘 정도의 직장인가
- 나도 여기 남을 필요가 있는가
- 밖으로 나가도 되는 것 아닌가
- 문제를 말해도 바뀌지 않는 것 아닌가
동료의 직무 임베디드니스와 구직 활동이 주변 사람의 자발적 이직에 영향을 주는 “이직 전염”은 여러 조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제시되어 있다.[^9]
또 조직·직장 단위의 이직률은 조직 성과와 부정적 관련이 있다는 점이 메타분석에서 나타났다.[^10]
소규모 부서에서는 한 사람의 이탈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 사람이 빠진다
↓
남은 사람의 일이 늘어난다
↓
교육과 통상 업무가 겹친다
↓
여력이 사라진다
↓
개선이나 표준화를 하지 못한다
↓
더욱 개인 의존형이 된다
↓
다음 사람도 빠진다
이것이 한 사람이 떠남으로써 다음 이직의 조건이 더 강해지는 자기강화 루프다.
16. 상사의 질은 실제로 생산성과 정착에 영향을 준다
관리자를 단순한 연락 담당자로 생각하면 이 문제를 과소평가하게 된다.
하지만 상사의 질은 팀의 생산성과 정착에 영향을 준다.
Lazear, Shaw, Stanton의 연구에서는 하위 10%의 상사를 상위 10%의 상사로 바꾸는 효과가 9명짜리 팀에 한 명을 추가하는 것보다 큰 총산출 증가에 해당한다고 추정했으며, 좋은 상사 아래의 근로자일수록 회사를 그만둘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보고했다.[^11]
이 결과를 모든 직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다음 질문은 성립한다.
부하가 느린가.
아니면 상사를 거치기 때문에 팀 전체가 느려지는가.
관리자 평가에서 봐야 할 것은 본인이 바쁘게 움직이는지가 아니다.
- 판단을 돌려주고 있는가
- 우선순위를 정리하는가
- 일을 줄이는가
- 역할을 정의하는가
- 다른 부서와의 경계를 만드는가
- 부하가 안심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가
- 같은 부하가 남아 성장하고 있는가
- 부하가 우회하지 않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는 상태가 아닌가
이다.
17. 회사가 봐야 할 지표
전사 이직률만으로는 이번과 같은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17-1. 인재 유출
- 부서별 이직률
- 직속 상사별 이직률
- 경력직의 3개월·6개월·1년·2년·3년 정착률
- 30대 정규직의 자발적 이직률
- 이동 희망 건수
- 실제 이동 건수
- 휴직·장기 결근 건수
- 상담 창구 이용 건수
- 교육 담당 변경 신청 건수
17-2. 이직의 질
- 고평가자·핵심 실무자의 이직
- 대체에 시간이 걸리는 사람의 이직
- 개선 제안을 하던 사람의 이직
- 업무 지식을 많이 보유한 사람의 이직
- 신입 교육 담당자의 이직
- 특정 자격·경험을 가진 사람의 이직
단순한 인원수가 아니라 누가 빠졌는지를 본다.
17-3. 업무 설계
- 미정의 업무 건수
- 담당 부서가 불명확한 업무
- 완료 조건이 불명확한 업무
- 추가 업무 시 줄어든 기존 업무 수
- 지시 변경 횟수
- 승인 후 반려 횟수
- 구두 지시 비율
- 같은 정보의 중복 입력 수
- 다른 부서에서 되돌아오는 업무 건수
17-4. 관리자 병목
- 판단 요청부터 답변까지 걸린 시간
- 상사 승인 대기로 멈춘案件 수
- 상사를 우회해 해결한案件 수
- 회의 시간 대비 결정 수
- “검토한다”에서 멈춘案件 수
- 부하에게 되돌리는 이유의 명확성
- 우선순위를 명시한 비율
- 추가 업무 시 중단·연기를 결정한 비율
17-5. 심리적 안전성과 괴롭힘 위험
- 문제를 말해도 불이익이 없다고 느끼는가
- 상사의 지시에 이견을 낼 수 있는가
- 인격·적성이 아니라 업무 내용으로 피드백받는가
- 상담 후 관계가 악화되지 않는가
- 직속 상사 외의 상담처가 실제로 기능하는가
- 괴롭힘 교육 후 행동이 변했는가
- 3개월 후·6개월 후 재발하지 않았는가
18. 회사가 먼저 고쳐야 할 것
18-1. 새 일을 더할 때 무엇을 줄일지 결정한다
추가 지시만으로는 관리가 되지 않는다.
신규 업무
+ 기존 업무
+ 끼어들기 업무
+ 교육
+ 회의
를 전부 유지하면 처리할 수 없게 된다.
관리자는 새 일을 지시할 때 다음을 함께 결정해야 한다.
- 중단할 일
- 미룰 일
- 품질을 낮출 일
- 다른 사람에게 넘길 일
- 기한을 협상할 일
18-2. 목적·완료 조건·권한·판단자를 정의한다
최소한 다음 항목은 문서로 만든다.
목적:
산출물:
필수 조건:
선택 조건:
기한:
우선순위:
담당 범위:
담당자가 결정해도 되는 범위:
중간 확인 시점:
최종 판단자:
실패·예외 시 책임자:
18-3. 관리자의 답변 기한을 설정한다
부하에게 마감기한을 부과한다면 관리자에게도 판단 기한이 필요하다.
상사가 며칠 동안 판단하지 않다가 마지막에 짧은 납기로 부하에게 되돌리는 운영을 막아야 한다.
- 일반案件은 몇 영업일 이내
- 긴급案件은 몇 시간 이내
- 판단할 수 없을 때 누구에게 올릴지
- 답변이 없을 때 자동 에스컬레이션
을 정한다.
18-4. 관리자 평가에 “사람을 남기는 힘”을 넣는다
단기 성과뿐 아니라 다음을 평가한다.
- 부하의 정착
- 경력직의 초기 적응
- 지시의 일관성
- 역할 정의
- 판단 속도
- 업무 감축
- 부하의 피드백
- 이동·휴직·상담의 편중
- 인격 부정·위압의 유무
- 표준화와 인수인계
- 후임이 성장하고 있는가
18-5. 상담 창구의 면담자를 고른다
상담자가 “인사라면 중립적이고 안전하다”고 생각해 찾아와도 면담자가,
- 태도
- 나약함
- 나이
- 적성
- 자신이 젊었을 때
- 일단 출근해라
- 엄격하지만 맞는 말이다
라는 이야기로 몰고 가면 상담 창구가 2차 피해의 입구가 된다.
면담자에게 필요한 것은 당사자 평가가 아니다.
- 사실 확인
- 시간순 정리
- 업무상 영향
- 지속 가능성
- 본인이 원하는 조치
- 일시적 보호
- 관계자를 분리한 청취
- 보복 방지
- 이동이나 접촉 제한
- 원인 측 검증
이다.
18-6. 이벤트보다 먼저 일상의 마모를 줄인다
운동회, 회식, 문화제, 교류회, 사내 레크리에이션이 항상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먼저 고쳐야 할 것은,
- 압박
- 인격 부정
- 책임 전가
- 불명확한 지시
- 과도한 업무량
- 집중 시간의 부족
- 전화·끼어들기의 편중
- 상담해도 바뀌지 않는 상태
다.
일상의 마모를 남겨 둔 채 이벤트를 늘리면 지친 직원에게는 추가 업무가 된다.
19. 개인 차원에서 실제로 기능한 방어
구조 문제를 개인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피해를 줄이는 운영은 있다.
19-1. 판단 경로를 바꾼다
직속 상사에게 물으면 멈추는案件은 권한과 사내 규정의 범위에서,
- 제도 관할 부서
- 실무 담당자
- 과거 담당자
- 관련 부서
- 최종 승인자
에게 확인한다.
이는 멋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정보원에 연결하는 것이다.
19-2. 승인된 내용을 고정한다
한 번 합의한 내용은 문서로 남긴다.
이전에 공유하고 승인받은 내용을 기준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변경이 있다면 변경점·이유·기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겠습니다.
나중에 전체를 미승인으로 취급하는 것을 막는다.
19-3. 미정의를 질문으로 바꾼다
대응할 수 있습니다.
대상 범위, 기준일, 제출일, 필수 항목, 최종 판단자를 확인하게 해 주십시오.
“모르겠습니다”가 아니라 정의 부족을 구체적인 항목으로 바꾼다.
19-4. 발생원으로 되돌린다
영업 전화, 다른 부서의 택배, 담당 불명의 방문자, 설비 문의, 정리되지 않은 회의 논점 등 발생원이나 관할이 다른 곳에 있는 일을 자신의 상시 업무로 만들지 않는다.
발생원
→ 1차 창구
→ 담당 부서
로 되돌린다.
미정의의 빈틈을 자신의 선의로 영구히 메우지 않는다.
19-5. 사실·추측·감정을 나누어 기록한다
사실:
실제로 들은 말, 지시, 일시, 참석자
나의 대응:
사전에 한 일, 확인, 대안, 제출
영향:
지연, 재작업, 업무량, 건강 상태, 위축
추측:
상대의 의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것
감정:
무섭다, 화가 난다, 지쳤다, 무력하다
이렇게 나누면 “그냥 싫어서 문제를 제기한다”고 처리되기 어려워진다.
19-6. 근접전을 하지 않는다
모순을 그 자리에서 논파해도 인격론으로 옮겨 가는 상대에게는 효과가 작다.
- 이메일로 논점을 남긴다
- 관계자를 포함한다
- 경계를 문서화한다
- 구두 감정싸움에 들어가지 않는다
- 필요하면 상위자에게 올린다
- 이동·이직을 병행한다
이는 회피가 아니라 자원 배분이다.
20. 이 사례에서 보이는 본질
이번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미정의 업무가 많다
↓
일을 잘하는 사람이 보완한다
↓
회사는 보완을 표준 운영으로 오인한다
↓
새 일을 더해도 기존 업무를 줄이지 않는다
↓
문제를 지적하면 관리자가 결론을 밀어붙인다
↓
구체화와 실무만 담당자에게 돌아온다
↓
담당자는 권한 없이 결과 책임을 진다
↓
확인이 늘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
관리자는 “주도성·적성·태도” 문제로 만든다
↓
인격 부정과 압박으로 상담 경로가 막힌다
↓
직원은 상사를 우회하거나 이동·퇴사한다
↓
신입을 충원한다
↓
신입이 성장하면 같은 모순을 알아챈다
↓
다시 이탈한다
이 순환에서는 관리자가 “부하가 성장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성장했기 때문에 모순을 알아채고, 성장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있다.
회사는 “요즘 경력직은 약하다”, “본인의 적성이 맞지 않았다”, “가정 사정으로 그만뒀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부서에서, 같은 상사 아래에서, 같은 근속 단계의 사람이 반복해서 이탈한다면 개인 사유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결론
전사 이직률 4%라는 숫자는 회사 전체의 개황을 보는 데는 쓸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특정 부서에서 일어나는 인력의 전면 교체를 볼 수 없다.
부서에서 일어난 것은 단순한 궁합 문제가 아니었다.
- 경력직·중견에 대한 온보딩 부족
- 미정의 업무의 흡수
- 일을 줄이지 않는 추가 운영
- 결론만 밀어붙이고 구체화를 부하에게 돌리는 관리
- 모순된 지시
- 높은 요구·낮은 재량
- 판단이 느린 관리자
- 판단 대기에서 생긴 지연을 부하에게 돌리는 구조
- 문제 제기를 적성·태도·인격 문제로 바꾸는 행위
- 직속 상사를 안전한 상담처로 만들 수 없는 상태
- 이동·퇴사 후에도 원인 측이 남는 운영
- 신입을 충원해 일시적으로 문제를 보이지 않게 하는 순환
직원이 확인을 늘리고 판단을 피하며 상사를 우회하게 되었을 때 “주도성이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스스로 움직이면 부정당하고, 확인하면 능력을 의심받고, 상사에게 넘기면 멈추며, 결과 책임만 되돌아오는 환경이 되어 있지는 않은가.
이다.
특정 부서에서 일을 이해한 사람부터 사라진다면 물어야 할 것은 그만둔 사람의 적성이 아니다.
그 부서와 관리 계통에 사람을 키우고 붙잡아 둘 적성이 있는가다.
마지막에 남은 것이 문제가 없는 조직이라는 뜻은 아니다.
문제를 아직 모르는 신입과, 문제를 입 밖에 내지 않게 된 직원만 남아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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