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커플이 대중목욕탕에서 연인의 알몸을 보면 티가 날까? '흘끔흘끔 봤잖아' 문제를 생리학으로 따져 보기

시설 이용 규정상 두 사람이 같은 욕탕을 쓸 수 있는 경우, 동성 커플에게는 아주 분명한 일상의 장점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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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커플이 대중목욕탕에서 연인의 알몸을 보면 티가 날까? '흘끔흘끔 봤잖아' 문제를 생리학으로 따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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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5초 결론: 좋아하는 사람과 같은 탕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다만 흥분은 '남녀가 겉으로 드러나는 방식이 다르다'

시설 이용 규정상 두 사람이 같은 욕탕을 쓸 수 있는 경우, 동성 커플에게는 아주 분명한 일상의 장점이 하나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일본의 대형 대중목욕탕(슈퍼 센토)에 가서, 그대로 같은 탕에 들어갈 수 있다.

남탕과 여탕이 나뉜 곳에서 이성 커플은 입구에서 "그럼 나중에 봐" 하고 갈라지지만, 동성 커플은 목욕하는 동안에도 함께 있을 수 있다.

솔직히 이건 조금 부럽다.

그런데 여기서 일본 인터넷 사람들의 머릿속에서는 그 유명한 취조가 시작된다.

"흘끔흘끔 봤잖아."

연인이 바로 옆에 알몸으로 있는데, 정말 완전히 무심할 수 있을까?

게다가 한 단계 더 복잡해진다.

여성끼리라면 본인은 두근거리고 있어도, 겉에서 알아볼 수 있는 생리적 신호는 꽤 제한적이다. 남성끼리라면 발기가 일어났을 때 상황에 따라 눈에 잘 띌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는 신체 반응과 본인의 감정, 의사, 동의, 행동은 서로 같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 글의 결론은 이렇다.

  • 성적 지향은 '같은 성별의 모든 사람에게 욕정을 느낀다'는 뜻이 아니다
  • 연인이라면 의식하는 일은 있을 수 있다
  • 남성의 일부 신체 반응은 겉에서 잘 보인다
  • 여성의 성기 반응은 보통의 거리에서는 거의 읽어 낼 수 없다
  • 그래도 신체 반응만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

과학까지 동원해 봤더니, '흘끔흘끔 봤잖아 재판'은 생각보다 증거 능력이 낮았다.

1. 우선 전제부터: '여자를 좋아한다'가 '여탕에 있는 모두가 성적 대상'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 이야기에서 제일 먼저 깨고 싶은 오해가 있다.

레즈비언 여성이 여탕에 있다. 게이 남성이 남탕에 있다.

여기서

"그럼 주변 사람들의 알몸을 전부 성적으로 보고 있는 거 아냐?"

라고 건너뛰는 건, 범주를 한 단계 빼먹은 것이다.

미국심리학회(APA)는 성적 지향을 특정 성별의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느끼는 정서적·연애적·성적 끌림의 패턴이라고 설명한다.

중요한 건 '패턴'이지, 그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을 전부 좋아하게 되는 능력이 아니다.

이성애자 남성이 길을 걷다 마주치는 여성을 모조리 연애 대상으로 평가하고 있지는 않다. 이성애자 여성도 '남탕'이라는 글자만 보고 안에 있는 남자 전원에게 흥분하지 않는다.

동성애도 마찬가지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모르는 사람, 불편한 사람, 연인.

같은 성별이어도 머릿속 분류는 전부 다르다.

'여성이 연애 대상이 될 수 있다'와 '그 자리에 있는 여성이 연애 대상이다'는 서로 다른 명제다.

이걸 섞으면 성적 지향을 '전방위 자동 락온 기능'처럼 취급하게 된다.

그런 FPS 게임 같은 사양이 아니다.

2. 다만 연인은 별개다: '모르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을 같은 상자에 넣지 말자

한편

"동성이 연애 대상이어도 여탕·남탕에서는 누구에게도 아무 느낌이 없습니다"

라고까지 일반화하는 것도 좀 지나치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무 느낌이 없어도, 좋아하는 연인이 바로 옆에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성적 지향의 문제라기보다 상대와의 관계의 문제다.

평소 손을 잡고 싶고, 안고 싶고, 만지고 싶고, 귀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십 센티미터 옆에서 알몸으로 있다.

잠깐 의식하는 정도로 이상할 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동성 커플의 대중목욕탕에는 약간 재미있는 비대칭이 있다.

이성 커플: "같이 왔는데 노렌(입구에 걸린 천 가림막)에서 강제 분리"

동성 커플: "같이 왔다. 같이 벗었다. 같이 씻었다. 같이 몸을 담갔다. 목욕이 끝나고도 같이"

이벤트가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다만 공중목욕탕은 공용 공간이라서, 연인 사이여도 노골적으로 성적인 행동을 하는 곳은 아니다.

여기서 성립하는 건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 조금 의식한다'는 마음속 이야기까지다.

공공장소의 매너는 공공장소의 매너대로 따로 남는다.

3. 여성끼리는 '흥분했는지'가 겉으로는 거의 알 수 없다

여성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성기로 가는 혈류가 늘고, 질이 촉촉해지고, 음핵과 외음부 주변이 충혈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욕조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신호가 아니다.

애초에 대부분은 몸 안쪽에서, 혹은 아주 국소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다.

게다가 대중목욕탕은

  • 김이 자욱하고
  • 몸이 따뜻해져서 온몸의 혈류가 달라지고
  • 피부가 빨개지고
  • 물에 젖어 있고
  • 상대를 빤히 쳐다보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럽다

라는, 관찰 환경으로는 최악의 조건이 모여 있다.

그러니 연인이 속으로

"우와, 오늘도 귀엽다"

하고 있어도 옆 사람 눈에 들어오는 정보는 대개

'평범하게 목욕하는 사람'

으로 끝난다.

게다가 연구에서는 여성의 경우 주관적인 '흥분했다는 느낌'과 성기의 생리 반응이 남성보다 일치하기 어려운 경향도 보고되었다.

이 부분이 흥미롭다.

겉에서 알기 어려울 뿐 아니라, 측정 장비를 써도 '신체 반응이 나타났다 = 본인도 같은 세기로 흥분을 자각한다'고 단순하게 말할 수 없다.

여성끼리의 '흘끔흘끔 봤잖아 재판'은 증인도 물증도 꽤 빈약하다.

4. 남성끼리는 발기하면 눈에 띄는 정도가 갑자기 올라간다. 하지만 '유죄 판정'은 못 내린다

남성 쪽은 사정이 다르다.

발기는 음경으로 가는 혈류가 늘어나는 등의 이유로 단단함과 크기가 변하는 현상이라서, 알몸 상태에서는 여성의 성기 반응보다 시각적으로 파악되기 쉽다.

그래서 연인끼리

"너 방금 봤지."

"안 봤어."

"아니, 몸이 자백하고 있는데?"

라는 최악의 자동 자막이 나올 수 있다.

이 부분만 잘라 보면 남성이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그런데 생리학은 한술 더 눈치가 없다.

발기는 성적인 생각만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다.

피부 자극에 대한 반사로 일어나기도 하고, 심리적 자극으로 일어나기도 하고, 잠자는 동안 저절로 일어나기도 한다. 렘수면 때 나타나는 수면 관련 발기는 건강한 남성에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생리 현상으로 연구되어 왔다.

즉,

발기했다 → 지금 눈앞의 사람에게 욕정을 느낀다

는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로

발기하지 않았다 → 흥분하지 않았다

라고도 할 수 없다.

긴장, 온도, 컨디션, 약, 피로, 나이, 불안 등 반응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얼마든지 있다.

남탕에서는 몸이 조금 스포일러를 하기 쉽다.

하지만 스포일러 자막이 본인의 대본 그 자체는 아니다.

5. 연구로 보면 어떨까: 남성 r=.66, 여성 r=.26의 의미

이 이야기에 꽤 정면으로 맞닿아 있는 유명한 연구가 있다.

Chivers 등이 2010년에 발표한 메타분석은 1969년부터 2007년 사이에 공개된 132건의 연구를 모아, 본인이 보고한 성적 흥분과 성기 반응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조사했다.

독립 표본으로 분석한 결과는 이랬다.

  • 남성: r =.66
  • 여성: r =.26

남성 쪽이 주관적인 흥분과 성기 반응의 상관이 더 높았다.

"봐, 남자는 몸에 다 드러나잖아."

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연구를 밈의 탄약으로 너무 바꿔 쓰면 사고가 난다.

이 결과가 뜻하는 건 연구에 쓰인 남성 표본에서는 본인 보고와 성기 측정이 평균적으로 더 강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남자라면 발기를 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다"가 아니다.

"여자는 감정을 숨기고 있다"도 아니다.

또 성기 반응을 재는 방법은 남녀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았고, 자극의 내용이나 본인 보고를 받는 시점도 일치도에 영향을 주었다.

게다가 연구 중에는 오래된 것이 많고, 참가자 집단이 현대 사회의 모든 사람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올바른 쓰임새는 이렇다.

남성이 신체 반응과 주관이 더 연동되기 쉬운 경향은 있다. 하지만 개인의 마음을 몸만으로 읽는 장치가 되어 주지는 않는다.

여기까지다.

6. 대중목욕탕에서는 '보는 것'과 '빤히 쳐다보는 것'과 '성적 행동'을 나누는 편이 좋다

알몸이 모이는 공용 공간에서는 다른 사람의 몸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 자체는 피할 수 없다.

연인이라면 더더욱 문득 시선이 가는 일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 잠깐 시야에 들어온다
  • 연인이라서 조금 의식한다
  • 여러 번 응시한다
  • 상대나 주위 사람이 불쾌할 만큼 쳐다본다
  • 공공장소에서 성적인 행동을 시작한다

는 전부 다른 단계다.

이 구분을 지우고 '한 번 봤다 = 성적 가해'까지 건너뛰는 것도, '연인이니까 뭘 해도 된다'까지 건너뛰는 것도 엉성하다.

도쿄의 대중목욕탕 안내에서도 공중목욕탕은 타인과 함께 쓰는 입욕 공간이므로 시설 규칙과 입욕 매너를 따르는 것을 전제로 안내하고 있다.

요컨대

속으로 두근거릴 자유와 공공장소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따로 계산하는 문제다.

이건 이성애든 동성애든 똑같다.

7. '신체 반응 = 의사'가 아니다: 이 부분만은 농담과 분리하자

이 이야기는 웃기지만, 딱 하나는 진지하게 구분해 두는 게 좋다.

몸은 본인의 의지보다 먼저 반응할 때가 있다.

여성의 성기 혈류와 윤활도, 남성의 발기도 자율신경, 혈관, 신경 반사 등이 관여하는 생리 현상이다.

그러므로 신체 반응만으로

"이 사람은 원하고 있다" "이 사람은 이 상대를 좋아한다" "이 사람은 성적인 행동을 하고 싶어 한다"

까지 읽어 낼 수는 없다.

반대로 반응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호감이나 흥분이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사람의 몸은 감정을 보여 주는 디스플레이이긴 하다.

하지만 비밀번호 없이 모든 로그가 보이는 관리자 화면은 아니다.

이 점만 알아 두면 농담으로 웃으면서도 이상한 단정은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

8. 최종 판결: 동성 커플의 대중목욕탕, 은근히 꽤 강력하다

결국 동성 커플이 같은 욕탕을 쓸 수 있는 조건이라면

좋아하는 사람과 목욕탕에 가서, 탕 안까지 함께 있을 수 있다

는 건 그냥 강한 장점이다.

이성 커플이라면 대절 욕탕이나 가족탕이 아닌 이상 이루기 어려운 경험이, 평범한 입욕 동선에서 이뤄진다.

그리고 연인이라면 그야 조금은 의식할 수도 있다.

여성끼리라면 그 두근거림은 겉에서 거의 알 수 없다. 남성끼리라면 경우에 따라 몸이 쓸데없는 증언을 시작한다.

하지만 최종 판결은 이렇다.

"흘끔흘끔 봤잖아"만으로는 증거 불충분.

성적 지향은 모든 사람을 향한 욕정 스위치가 아니다. 신체 반응은 마음의 자막이 아니다. 공중목욕탕에서는 공중목욕탕의 매너를 지킨다.

그 모든 걸 남겨 두고도

좋아하는 사람과 그대로 대욕장에 들어갈 수 있다니, 부럽다.

라는 처음의 감상은 평범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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