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그렇게 싫어하던 방식을 나도 쓰기 시작한다
직장에서 가장 무서운 건 나쁜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더 무서운 건 나쁜 방식이, 교육한 적도 없는데 교육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상사에게 책임을 떠넘김당하고 있다.
본인도 이렇게 푸념한다.
또 내 탓이래.
왜 내가 욕먹어야 해?
여기까지는 이해가 된다.
실제로 억울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얼마 뒤, 다른 상황에서 같은 사람이 이렇게 한다.
전화를 왜 이렇게 늦게 받아요?
뭐 하고 있었어요?
고등학생이 집에 못 갔다고요.
그 상대는 이번 건의 담당자가 아니다.
열쇠가 어디 있는지 우연히 봐 둔 사람이고, 물어보니까 알려 준 것뿐이다.
오히려 도와준 쪽이다.
그런데도 책임의 화살은 그 사람을 향한다.
그 순간 보인다.
아, 대물림하고 있구나.
본인은 자기가 싫어하던 "책임 떠넘기기의 틀"을 다른 사람에게 쓰고 있다.
업무 절차는 아직 다 못 외웠을지 모른다.
하지만 몰아붙이는 방식, 전화로 붙잡는 버릇, 말하기 만만한 사람에게 책임을 미는 버릇은 이미 몸에 익혔다.
이 글에서는 이것을 책임 떠넘기기 OS의 대물림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1. 대물림되는 건 업무 절차만이 아니다
직장에서 "답습한다"고 하면 보통은 좋은 뜻으로 쓴다.
- 전임자의 절차를 그대로 이어받는다
- 기존 규칙을 그대로 따른다
- 과거의 성공 패턴을 따라 한다
- 표준 작업을 지킨다
이건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직장에서는 매뉴얼에 적혀 있지 않은 것도 대물림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 곤란하면 전화로 붙잡는다
- 요청 내용을 글로 남기지 않는다
-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묻는다
- 말하기 쉬운 사람에게 말한다
- 마지막에 손댄 사람을 탓한다
- 도와준 사람을 다음부터 담당자 취급한다
- 내가 탓을 받을 것 같으면 다른 사람에게 화살을 돌린다
- "내 탓으로 생각하자"고 말하면서 정작 자기 쪽 운영상의 허점은 보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문서로 남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의 대화, 꾸중, 전화, 회의, 면담 속에서 다들 똑똑히 지켜본다.
그리고 사람은 지켜본 방식을 배운다.
2. 책임 떠넘기기 OS란 무엇인가
책임 떠넘기기 OS란,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과 운영 방식을 정리하기 전에 책임을 둘 곳부터 찾는 사고 패턴이다.
보통의 원인 분석이라면 이렇게 생각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누구 담당 범위인가
어떤 절차가 부족했나
어디서 정보가 끊겼나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나
하지만 책임 떠넘기기 OS는 이렇게 돌아간다.
누가 마지막에 만졌나
누가 전화를 안 받았나
누가 알고 있었나
누가 말하기 쉬운가
누구에게 말하면 원만하게 끝나나
이건 원인 분석이 아니다.
책임의 이동이다.
특히 위험한 건 도와준 사람이 책임자가 되어 버리는 패턴이다.
우연히 알고 있었다
↓
물어봐서 알려 줬다
↓
문제가 해결됐다
↓
어째서인지 "대응이 느린 사람" 취급을 받는다
이것이 이른바 선의 세탁(좋은 뜻으로 한 행동을 그 사람의 잘못으로 바꿔치기하는 것)의 전형이다.
3. 사례: 사물함 열쇠 분실로 벌어진 책임 바꿔치기
사물함 열쇠 건을 예로 들어 보자.
원래의 책임 구분
사물함 열쇠의 발급과 전달
→ 발급 담당
전달받은 뒤의 소지 관리
→ 본인
고등학생 응대, 본인 확인, 귀가 가능 여부 판단
→ 현장 및 응대 담당
분실 시 수색과 확인
→ 본인 + 현장 및 응대 담당
정식으로 분실이 확정된 뒤의 재발급
→ 발급 담당에게 요청
이렇게 나누면 이해가 된다.
발급 담당은 열쇠를 발급해서 건네준다.
본인은 자기 사물함 열쇠를 관리한다.
현장 및 응대 담당은 고등학생에게 확인하고 귀가해도 되는지 판단한다.
분실이 확정되면 재발급을 요청한다.
그런데 책임 떠넘기기 OS에서는 이렇게 된다.
고등학생이 열쇠를 잃어버렸다
↓
집에 못 간다
↓
발급 담당에게 전화했다
↓
전화를 안 받았다
↓
발급 담당이 느리다
아니, 그건 아니다.
발급 담당은 본인의 주머니, 현장, 외근지, 책상 위, 골판지 상자 더미까지 늘 지켜보는 사람이 아니다.
만약 "발급 담당이니까 전달한 뒤의 소재 관리까지 책임져라"라고 한다면 책임 범위는 끝없이 넓어진다.
현장에서 잃어버렸다
외근지에서 잃어버렸다
본인이 들고 집에 갔다
누군가의 책상에 두었다
서류 더미에 파묻혔다
이걸 전부 발급 담당의 책임으로 돌리는 건 무리가 있다.
그러니까 문제는 열쇠 자체가 아니다.
발급한 사람에게 전달 후 본인 관리, 현장 대응, 귀가 가능 여부 판단, 전화 즉시 응답 의무까지 얹으려는 사고방식이 문제인 것이다.
4. "봤으면 알아봤어야지"는 발견자 전적 책임 버그
이런 직장에서는 이런 말을 듣기도 한다.
봤으면 왜 그때 알아보지 않았어?
이것도 위험한 논리다.
본 것과 조사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다르다.
봤다
≠
누구 물건인지 조사할 의무가 있다
봤다
≠
관리 책임자가 된다
봤다
≠
분실 대응 담당이 된다
만약 "보면 전부 알아봐라"라고 한다면 직장의 모든 물건이 대상이 된다.
- 책상 위의 서류
- 그냥 놓여 있는 열쇠
- 방치된 골판지 상자
- 누군가의 분실물
- 공용 공간의 물품
- 다른 부서의 자료
모두가 그렇게 하기 시작하면 일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올바른 정리는 이렇다.
봤을 때는 분실 연락이나 확인 요청을 받은 상태가 아니었다.
그래서 누구의 열쇠인지 조사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연락을 받은 뒤, 우연히 봐 둔 장소를 알려 주었다.
이걸로 충분하다.
5. 싫어하던 책임 떠넘기기를 왜 나도 하게 될까
이건 단순히 성격 문제만은 아니다.
직장에서 사람은 절차뿐 아니라 처신하는 법도 배운다.
신입이나 후배는 일하는 방법뿐 아니라
-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 누구에게 말해야 통하는지
- 누구라면 탓해도 되는 분위기인지
- 어떻게 책임을 피하는지
- 상사가 언제 화를 내는지
- 어떤 말투면 문제가 되기 어려운지
까지 지켜보고 있다.
그러니까 나쁜 직장에서는 이런 것까지 교육된다.
전화로 붙잡는 문화
말로만 끝내는 문화
기록을 남기지 않는 문화
말하기 쉬운 사람에게 책임을 미는 문화
모두 앞에서 지적하고, 반박하면 태도 문제로 몰아가는 문화
본인이 의식하든 아니든, 직장 문화로서 복사된다.
그래서 상사에게 책임을 떠넘김당해 괴로워하던 사람이 다른 상황에서는 똑같은 책임 떠넘기기를 남에게 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지만 꽤 자주 일어난다.
6. 사회적 학습으로 보면 꽤 자연스럽다
심리학에는 남의 행동과 그 결과를 관찰해서 자기 행동에 받아들인다는 생각이 있다.
흔히 사회적 학습, 또는 관찰 학습이라고 부른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상사가
강하게 말한다
전화로 붙잡는다
모두 앞에서 지적한다
반박하면 태도 문제로 몰아간다
책임 범위를 애매하게 둔 채 아래로 떠넘긴다
이런 방식으로 일을 밀어붙이는데, 그게 벌 받기는커녕 오히려 통하고 있다면 주위 사람들은 배운다.
아, 이 직장에서는 이렇게 사람을 움직이는구나.
물론 모두가 따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유가 없을 때, 초조할 때, 내가 탓을 받을 것 같을 때, 사람은 눈에 익은 틀을 쓰기 쉽다.
그래서 책임 떠넘기기는 대물림된다.
7.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건 방침만이 아니다
조직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여러 가지가 흘러내린다.
- 방침
- 목표
- 말투
- 판단 기준
- 회의 진행 방식
- 꾸짖는 방식
- 책임을 두는 방식
나쁜 관리 방식도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일이 있다.
상사가 부하에게 압박을 가한다.
부하는 그 압박을 받는다.
그러면 그 부하가 다른 상황에서, 더 말하기 쉬운 상대에게 똑같은 틀을 쓴다.
상사에게 추궁당한다
↓
자신은 피해자가 된다
↓
다른 상황에서 말하기 쉬운 사람에게 책임을 민다
↓
책임 떠넘기기가 재생산된다
이것이 책임 떠넘기기 OS의 계승이다.
8. 자기 탓 논리를 남 탓으로 운용하기
더 골치 아픈 건 자기 탓 논리를 남 탓으로 운용하는 경우다.
직장에서는 이런 말이 자주 나온다.
내 탓으로 생각해 봅시다.
그건 남 탓이에요.
원래 자기 탓으로 생각한다는 건 내가 바꿀 수 있는 범위를 찾기 위한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책임 떠넘기기 OS를 가진 사람이 쓰면 이렇게 된다.
남에게는 자기 탓으로 생각하라고 요구한다
자기 쪽 운영상의 허점은 보지 않는다
자기에게 화살이 향하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흘려보낸다
이건 자기 탓이 아니다.
자기 탓 논리를 이용한 남 탓이다.
이번 같은 건에서도 원래 봐야 할 것은 많다.
- 본인이 열쇠를 관리하고 있었는가
- 현장 및 응대 쪽에서 본인 확인을 했는가
- 주변을 찾아봤는가
- 열쇠가 놓여 있던 책상 주변의 정리정돈(일본 직장에서 쓰는 "2S", 물건을 정리하고 가지런히 두는 습관)은 어땠는가
- 전화로만 끝내지 않고 요청 내용을 채팅에 남겼는가
- 발급 담당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 것은 아닌가
그걸 보지 않고
전화를 안 받은 사람이 잘못이다
라고 하는 건 자기 탓이 아니다.
책임 둘 곳을 찾고 있을 뿐이다.
9. 모두 앞에서 지적 → 반박 → 태도가 나쁘다 → 면담이라는 패턴
책임 떠넘기기 OS가 있는 직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흐름이 일어나기 쉽다.
모두 앞에서 지적당한다
↓
사실관계와 담당 범위를 되짚어 말한다
↓
대드는 걸로 간주된다
↓
태도가 나쁘다는 말을 듣는다
↓
갑자기 면담이 잡힌다
여기서 문제는 원래의 쟁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원래는
- 전화 응대 이야기
- 열쇠 관리 이야기
- 고등학생 응대 이야기
- 발급 담당의 범위 이야기
- 전임자 때의 운영 범위 이야기
였을 것이다.
그런데 반박하는 순간
- 순순하지 않다
- 태도가 나쁘다
- 논리적 사고가 없다
- 반항적이다
같은 인격과 태도에 대한 평가로 바뀌어 버린다.
그러니까 모두가 보는 앞에서 싸우면 안 된다.
그 자리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이 자리에서 말로만 답하면 인식 차이가 생길 수 있으니, 사실관계와 대응 범위를 정리해서 나중에 채팅으로 공유하겠습니다.
이 정도면 된다.
10. 대물림을 멈추는 방법
10-1. 말에서 채팅으로 되돌린다
책임 떠넘기기 OS는 말로 할 때 강하다.
말로 하면 쟁점을 뒤섞기 쉽기 때문이다.
전화를 안 받는다
고등학생이 집에 못 간다
열쇠 담당
봤으면 알아봤어야지
다음부터 제대로 해
이런 게 한꺼번에 뒤섞인다.
그러니까 채팅으로 되돌린다.
인식 차이를 막기 위해 시간순과 대응 범위를 글로 정리해서 공유하겠습니다.
10-2. 쟁점을 나눈다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여러 쟁점이 있다.
전화 응대
열쇠 발급
전달 후 본인 관리
고등학생 응대
분실 시 수색
귀가 가능 여부 판단
재발급
전임자 때의 운영
이걸 나누기만 해도 책임 떠넘기기는 꽤 약해진다.
10-3. 시간순을 내놓는다
시간순은 강하다.
16:25 부재중 전화
16:36 부재중 전화
16:39 응답하고, 봐 둔 장소를 공유
이렇게 쓰면 "한 시간 동안 귀가하지 못한 원인이 전화 응답이 늦은 것"이라는 정리가 억지라는 걸 알 수 있다.
10-4. 전임자 때의 운영을 확인한다
갑자기 책임 범위가 넓어질 것 같으면 전임자 때의 운영을 확인한다.
전임자 때도 발급 담당이 전달 후의 소재 관리나 분실 시 본인 대응, 귀가 가능 여부 판단까지 맡았다고 알고 있지 않습니다.
이건 강력하다.
상대가 "열쇠 담당이니까"라고 해도
그럼 전임자도 거기까지 했나요?
정식으로 그 범위로 정의되어 있나요?
권한, 절차, 시간은 있나요?
라고 되물을 수 있다.
10-5. 그래도 왜곡하면 관계자를 참조에 넣어 공유한다
처음에는 당사자끼리 정리한다.
그래도 말로 왜곡해 오면 관계자를 넣는다.
이건 공격이 아니다.
인식 차이를 막는 것이다.
관계자 여러분께
사물함 열쇠 건에 대해 인식 차이를 막기 위해 시간순과 대응 범위를 공유드립니다.
이런 형식이면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운영 확인이 된다.
11. 쓸 수 있는 템플릿
11-1. 우선 말로 왔을 때
이 건은 말로만 하면 인식 차이가 생길 수 있으니, 시간순과 대응 범위를 글로 정리해서 공유하겠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한마디만 답한다면, 제 대응 범위는 사물함 열쇠의 발급과 전달까지입니다.
전달 후의 소지 관리는 본인 쪽, 고등학생 응대, 본인 확인, 귀가 가능 여부 판단은 현장 쪽 대응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채팅으로 공유하겠습니다.
11-2. 먼저 보낼 글
사물함 열쇠 건, 인식 차이를 막기 위해 정리하겠습니다.
저에게 온 첫 연락은 16:25였고, 이후 16:39에 응답해서 우연히 봐 둔 열쇠 위치를 공유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열쇠가 확인되었고, 고등학생은 귀가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물함 열쇠에 대해 제 대응 범위는 발급과 전달까지입니다.
전달 후의 소지 관리는 본인 쪽, 고등학생 응대, 본인 확인, 귀가 가능 여부 판단은 현장 및 응대 담당 쪽의 대응 범위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건을 "제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고등학생이 귀가하지 못했다"고 정리하시는 것은 시간순으로나 대응 범위로나 제 인식과 다릅니다.
앞으로 비슷한 건은 전화만이 아니라 요청 내용을 채팅으로도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확인되는 대로 제 대응 범위 안에서 답변드리겠습니다.
11-3. 관계자 참조 버전
관계자 여러분께
사물함 열쇠 건에 대해 인식 차이를 막기 위해 시간순과 대응 범위를 공유드립니다.
【시간순】
・16:25 현장 리더로부터 제게 부재중 전화
・16:36 팀원으로부터 제게 부재중 전화
・16:39 제가 응답하고, 우연히 봐 둔 사물함 열쇠의 위치를 공유
・이후 해당 열쇠가 확인되어 고등학생은 귀가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응 범위에 대한 인식】
사물함 열쇠에 대해 제 대응 범위는 "발급"과 "전달"까지입니다.
전달 후의 소지 관리는 본인 쪽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고등학생 응대, 본인에 대한 확인, 분실 시 수색, 귀가 가능 여부 판단은 현장 및 응대 담당 쪽의 대응 범위로 알고 있습니다.
재발급이 정식으로 필요해지면 재발급 대응으로 요청해 주시면 처리하겠습니다.
이번에 저는 분실 연락을 받은 뒤에 우연히 봐 둔 장소를 공유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전화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고등학생이 귀가하지 못했다"고 정리하시는 것은 시간순으로나 대응 범위로나 제 인식과 다릅니다.
앞으로 비슷한 건은 인식 차이를 막기 위해 전화만이 아니라 채팅 등으로도 요청 내용을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확인되는 대로 제 대응 범위 안에서 답변드리겠습니다.
11-4. 발급 담당의 책임을 끝없이 넓힐 때
발급 담당이라고 해서 전달 후의 소재 관리나 분실 시 초동 대응까지 전부 제 책임이 된다고는 알고 있지 않습니다.
그걸 발급자 책임으로 한다면 현장, 외근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동안의 분실까지 발급자 책임이 되어 책임 범위가 끝없이 넓어집니다.
제 대응 범위는 발급, 전달, 정식 요청 후의 재발급 대응까지로 알고 있습니다.
11-5. 그래도 발급 담당에게 책임을 지우려 할 때
만약 전달 후의 분실 대응이나 본인 확인, 귀가 가능 여부 판단까지 발급 담당의 책임 범위에 포함하는 운영으로 하실 거라면, 책임 범위가 발급 업무를 넘어 넓어지므로 사물함 열쇠의 발급과 관리 자체를 현장 쪽에서 하는 운영으로 바꿔 주시기 바랍니다.
제 대응 범위는 발급, 전달, 정식 요청 후의 재발급 대응까지로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11-6. 태도 문제로 몰아갈 때
태도에 대한 인상이 아니라, 어떤 업무 대응에 대한 지적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11-7. 면담이 잡혔을 때
이 건은 전화 응대에 관한 이야기인가요?
사물함 열쇠 관리에 관한 이야기인가요?
고등학생 응대에 관한 이야기인가요?
전임자 때부터의 운영 범위에 관한 이야기인가요?
우선 쟁점을 나눠서 확인하고 싶습니다.
12. 좋은 대물림과 나쁜 대물림
대물림 자체는 나쁘지 않다.
좋은 대물림은 이런 것이다.
절차를 남긴다
역할을 분명히 한다
담당 범위를 정의한다
상위 보고 기준을 정한다
채팅으로 기록을 남긴다
다음 사람이 헤매지 않게 한다
도와준 사람에게는 감사한다
나쁜 대물림은 이런 것이다.
전화로 붙잡는다
말로 몰아붙인다
책임 범위를 뒤섞는다
마지막에 손댄 사람을 탓한다
도와준 사람을 지연의 원인으로 만든다
모두 앞에서 지적하고, 반박하면 태도 문제로 몰아간다
자기가 당한 책임 떠넘기기를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
좋은 교육은 절차를 대물림하게 한다.
나쁜 교육은 책임 떠넘기기를 대물림하게 한다.
이 차이는 꽤 크다.
13. 마무리: 알아차리는 사람일수록 닳는다. 하지만 알아차리는 사람일수록 울타리를 칠 수 있다
책임 떠넘기기의 대물림은 못 보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눈앞의 곤란한 일만 본다.
열쇠가 없다
집에 못 간다
전화했다
안 받는다
곤란하다
느리다
여기서 멈춘다.
하지만 메타인지(자기 생각을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는 힘)가 높은 사람은 그 안쪽을 본다.
본인이 관리할 일 아닌가?
현장에서 대응할 일 아닌가?
발급 담당의 범위가 아닌 거 아닌가?
전임자 때도 이런 운영은 아니었던 거 아닌가?
우연히 도와준 사람을 지연의 원인으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닌가?
이건 상사의 책임 떠넘기기 틀을 대물림하고 있는 건 아닌가?
그래서 알아차린다.
그리고 알아차리기 때문에 닳는다.
하지만 거기서 전부 가르치려고 할 필요는 없다.
할 일은 하나다.
울타리로 바꾸는 것.
시간순을 남긴다
대응 범위를 나눈다
본인 책임과 현장 대응을 나눈다
전화가 아니라 채팅으로 되돌린다
전임자 때의 운영을 확인한다
그래도 왜곡하면 관계자를 참조에 넣어 공유한다
이걸로 충분하다.
나쁜 직장 문화는 내버려 두면 대물림된다.
그러니 우리는 대물림되는 것을 바꾼다.
책임 떠넘기기가 아니라
시간순, 역할, 기록, 경계선을 대물림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선의 세탁에 맞서는 방어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