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면 행복해지는 거야? 그럼 그냥 ‘저는 행복합니다!’ 외치고 생각을 멈추면 우승인가?”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황당한 방향으로 튀었다. 최근 직장을 옮긴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 제법 만족했다. 도구를 활용하고 업무를 개선할 여지가 있으며 개인 시간도 확보할 수 있을 듯했다. 가까운 사람에게 구직을 잘한다는 칭찬도 들었다.
비결은 천재적인 IQ가 아니었다. AI와 계속 대화하며 강점, 경험, 가치관, 채용 조건을 정리하고 비교한 것이다.
IQ와 행복은 다른 점수판
2017년의 종합 연구에 따르면 일반 인지 능력과 삶의 만족도 사이에는 작은 양의 관련성이 있다[1]. 복잡한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은 유용하지만 건강, 돈의 안정감, 신뢰 관계, 선택할 자유까지 저절로 주어지지는 않는다.
OECD는 삶 전체에 대한 평가, 일상의 감정, 삶이 가치 있다는 느낌도 나누어 살핀다[2]. “오늘 기분이 좋다”와 “내 삶의 방향이 마음에 든다”는 다른 이야기다.
AI로 IQ 대신 판단 과정을 보강했다
구직하면서 물었다. 무엇을 잘할까? 어떤 일을 좋아할까? 무엇이 가장 싫을까? 연봉 이외에 무슨 조건이 필요할까?
알고 보니 노동이 싫은 게 아니라 개선할 수 있는데도 고치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일에 한 번뿐인 시간을 쓰는 게 싫었던 것이다.
그래서 도구 활용, 개선 기회, 퇴근 후 시간, 향후 선택지를 함께 비교했다. 새 직장에 대한 첫인상은 좋지만 부서, 상사, 실제 자율성과 장기적인 만족은 앞으로 확인해야 한다. 인사이동 가능성이 곧 희망 부서로 갈 권리는 아니다.
연구에서는 실제 의사결정 능력이 인지 능력과 부분적으로 다르고, 부정적인 생활 결과와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3]. 이것이 AI의 효과를 직접 실험한 결과는 아니다.
노력 싫은 사람? 아니, 납득할 이유가 필요한 사람
“재미있는 일만 하고 싶어. 인생의 맛있는 부분만 골라 먹고 싶어.”
게으름 동호회 회장 취임사 같다. 하지만 재미있는 일에는 오래 몰두하고, 생활에 필요한 지루한 일은 바로 처리한다.
정말 중요한 질문은 “왜 내 유한한 삶의 시간을 이 일에 써야 하지?”다. 생활을 위해 일하고 약속을 지키는 이유는 분명하다. 의미 없는 반복 작업은 줄일 방법을 찾고 싶다.
물론 내 시간을 아끼려고 공동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건 별개의 문제다. 개인의 일은 스스로 결정하고, 함께 부담하는 부분은 조율하면 된다.
조기 은퇴가 행복의 마감일이 되면
몇 년 안에 경제적 독립을 이루고 싶었던 이유는 일을 전부 그만두려는 욕심만이 아니었다. 나쁜 환경에서 스스로 떠날 수 있는 선택권이 필요했다.
그런데 5년을 반드시 지켜야 할 합격선으로 삼으면 오늘은 계속 로딩 화면이 된다. 진짜 인생을 시작하려면 튜토리얼부터 5년?
지금 더 잘 맞는 일을 찾는 것 역시 자유를 늘리는 방법이다. 자율성, 유능감, 관계를 지원하는 환경과 행복감의 관련성도 대규모 연구에서 확인되었다[4].
오늘의 짜증 하나씩 고쳐 가기
힘든 상황에서도 본인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 감정은 소중하지만 생활 조건과 선택권까지 그 한마디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
오늘 불편했던 일 하나를 골라 꼭 필요한지, 바꿀 수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지, 실제로 개선됐는지 살펴본다. AI는 생각을 정리하는 조력자이고 결과는 현실에서 검증한다.
마지막 날 “좋아하는 일을 더 할걸” 하고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 플레이하자. 인생은 튜토리얼만 하다 끝내기엔 짧다.
[1] https://doi.org/10.1016/j.jvb.2017.01.003 · [2] https://doi.org/10.1787/9203632a-en · [3] https://doi.org/10.1037/0022-3514.92.5.938 · [4] https://pubmed.ncbi.nlm.nih.gov/386351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