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대별 이직률로 '중간 직급에 쏠린 부담' 읽는 법
젊은 직원 이직은 줄고 중간 직급만 늘 때 확인할 것들
회사 전체 이직률이 제자리여도, 연령대별로 나눠 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올 때가 있다.
젊은 직원의 이직률은 내려갔다. 반면 중간 직급(대리·과장급)의 이직률만 몇 년째 오르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보면 다음과 같은 가설이 성립한다.
젊은 직원을 붙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대신 부담이 중간 직급으로 넘어간 건 아닐까.
하지만 연령대별 이직률만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 숫자를 읽는 방법은 적어도 다섯 가지가 있다.
가설 1
젊은 직원을 챙기는 부담이 중간 직급으로 넘어갔다
젊은 직원 정착 대책에는 운영 비용이 든다.
- 교육
- 면담
- 사후 관리
- 질문 대응
- 업무 쪼개기
- 실수 뒷수습
- 배려
- 커리어 지원
회사가 제도만 만들고 실무는 중간 직급에게 넘기면, 중간 직급은 자기 일을 그대로 가진 채 지원 역할까지 떠안는다.
그러면
젊은 직원 이직 감소 = 직장 전체가 좋아졌다
가 아니라
중간 직급이 젊은 직원의 부담을 떠안은 결과, 젊은 직원만 남기 쉬워졌다
일 가능성이 생긴다.
중간 직급은 위에서는 성과를 요구받고, 아래에서는 도움을 요구받는다.
위아래 양쪽에서 압박을 받기 때문에 조직의 '압축층'이 되기 쉽다.
가설 2
시장 가치가 있어서 그만둘 수 있다
중간 직급이 반드시 업무상 문제가 가장 큰 연령대인 것은 아니다.
그저
불만이 있고, 동시에 나갈 능력도 있는
연령대일 수도 있다.
젊은 직원은 경험이 부족해 갈 수 있는 회사가 한정된다. 나이가 더 들면 집, 가족, 직책, 연봉 수준 때문에 이동 비용이 커진다.
그 중간에서는 다음 조건이 모두 갖춰진다.
- 실무 경험이 있다
- 아직 채용 공고가 많다
- 지금 회사에서 승진이나 대우의 한계가 보인다
- 관리직이 되기 전에 방향을 틀 수 있다
- 가족을 위해 더 나은 조건을 찾는다
즉 중간 직급의 이직 증가는
중간 직급이 가장 약해서
가 아니라
중간 직급이 가장 나가기 쉬워서
일어나는 것일 수 있다.
가설 3
같은 입사 기수가 연령 구간을 옮겨 가고 있다
연령 효과와 코호트 효과(같은 시기에 입사한 집단이 보이는 경향)는 별개다.
5년 전 어떤 연령 구간에 있던 집단은 지금 한 단계 위 구간으로 옮겨 가 있다.
특정 채용 연도, 사업 개편, 상사, 배치, 제도 변경의 영향을 받은 집단이 그대로 연령대를 따라 이동하고 있을 뿐일 수도 있다.
이 경우
그 나이가 되면 그만둔다
가 아니라
특정 입사 기수가 계속 그만두고 있다
는 뜻이 된다.
봐야 할 것은 나이만이 아니다.
- 입사 연도
- 근속 연수
- 신입·경력
- 배치 이력
- 상사
- 사업장
을 함께 겹쳐 봐야 한다.
가설 4
분모가 바뀌어서 비율이 움직이고 있다
이직률은 보통 이직자 수를 재직자 수 같은 분모로 나눠 계산한다.
분모가 작은 연령대에서는 한 명만 그만둬도 비율이 크게 움직인다.
또 젊은 직원 채용이 늘면, 이직자 수가 그대로여도 비율은 내려갈 수 있다.
예를 들어
- 젊은 재직자가 늘었다
- 중간 직급 채용이 적었다
- 예전의 대규모 채용 기수가 위 연령 구간으로 올라갔다
- 조직 개편으로 대상 인원이 달라졌다
이런 변화만으로도 연령대별 이직률은 움직인다.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 이직률
- 이직자 수
- 재직자 수
- 채용자 수
- 연중 조직 변경
비율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설 5
특정 부서·관리자에게 쏠려 있다
연령대별 경향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부서 문제일 때가 있다.
중간 직급 직원이 특정 부서에 몰려 있으면, 그 부서의 문제가 연령대별 이직률에 나타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교차 집계는 다음과 같다.
- 연령대 × 부서
- 연령대 × 상사
- 연령대 × 직책
- 연령대 × 근속 연수
- 연령대 × 야근 시간
- 연령대 × 휴직 이력
- 연령대 × 신입·경력
- 연령대 × 퇴직 사유
특히 같은 관리자, 같은 역할에서 이직이 집중된다면 나이 문제가 아니다.
배치와 관리의 문제
이다.
휴직까지 포함하면 보이는 모습이 달라진다
퇴직만 보면 조직에 남은 사람은 모두 '정착'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 휴직
- 장기 결근
- 부서 이동 희망
- 업무 범위 제한
- 강등 희망
- 조용한 퇴사(최소한의 일만 하는 상태)
- 심리적 이탈
까지 포함하면 실상은 다를 수 있다.
퇴직률이 제자리여도 휴직자나 심리적으로 이탈한 사람이 늘고 있다면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할 수 없다.
이직은 마지막 출구다.
그 전에 여러 가지 이탈 행동이 있다.
'중간 직급에 쏠린 부담'을 검증하는 지표
부담이 쏠렸다는 가설을 검증하려면 다음을 본다.
업무량
- 담당 건수
- 야근
- 회의 시간
- 긴급 대응
- 겸직 수
지원 부담
- 교육하는 인원
- 질문 대응
- 면담
- 실수 뒷수습
- 신입 사후 관리
역할의 모호함
- 원래 담당이 아닌 일
- 최종 책임자가 불분명한 안건
- 상사 판단 대기
- 뒤늦은 변경
- 대리 대응
보상과 권한
- 연봉 인상
- 직책
- 재량
- 인력
- 업무 감축
젊은 직원 정착 대책을 시작한 뒤 중간 직급의 지원 부담만 늘고 권한·인력·평가는 늘지 않았다면, 부담 쏠림 가설은 더 강해진다.
반증도 필요하다
조직을 비판하기에 유리한 숫자만 봐서는 안 된다.
다음 가능성도 확인한다.
- 특정 대규모 채용 기수가 이직 시기에 접어들었다
- 경기나 지역 채용 상황의 영향
- 정년이나 조기 퇴직 제도
- 조직 개편에 따른 모수 변화
- 동종업계 경쟁사의 스카우트
- 가정을 꾸리는 시기의 이사
- 관리직으로 승진하기 전의 커리어 전환
가설은 반증할 수 있는 형태로 세운다.
'중간 직급이 희생되고 있다'고 정해 놓고 숫자를 모으는 게 아니라,
중간 직급에 부담이 쏠린 게 원인이라면 어떤 데이터에 나타나야 하는가
를 먼저 정한다.
결론
전체 이직률이 제자리여도 젊은 직원은 줄고 중간 직급이 늘고 있다면, 문제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이직이 일어나는 자리가 옮겨 갔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연령대별 비율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
비율·인원수·분모·입사 기수·부서·상사·역할을 겹쳐 봐야 비로소 구조가 보인다.
젊은 직원의 정착이 중간 직급을 연료 삼아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가.
확인해 볼 가치가 있는 가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