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루코 샌드와 붉은 생선 조림――상영 후 더 강해지는 술식

영화가 개봉하기 전, 거리 곳곳에 세이렌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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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어도 상품 경험 차원에서는 공식 측이 의미의 반전을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있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 거리 곳곳에 세이렌이 늘어난다.

관내 장식.

문과 벽면의 캐릭터.

봉제인형.

마스코트.

키홀더.

기념 메달.

보틀.

카페 메뉴.

식품 컬래버레이션.

내용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저,

“영화에 나오는 새롭고 둥글고 귀여운 캐릭터”

로 보인다.

영화를 본 뒤에는 같은 캐릭터가,

“섬 주민을 절여 먹던 존재”

가 된다.

상품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바뀌는 것은 관객의 지식이다.

그 결과 같은 봉제인형의 의미가 뒤집힌다.

여기까지는 관객의 해석이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시루코 샌드는 한 단계 더 강하다.

마쓰나가 제과의 공식 상품 소개는 영화를 보기 전과 본 뒤를 분명히 나눈다.

“영화를 보기 전과 본 뒤에, 꼭 음료와 함께 즐겨 주세요.”

즉,

영화 전에도 먹고, 영화 후에도 먹는다. 같은 상품을 서로 다른 두 시점에서 경험하게 한다.

이 동선은 명시되어 있다.

“나중에 의미가 바뀌었다”는 것이 단순한 우연만은 아니다.

적어도,

상영 후 같은 상품을 다시 보고 다시 맛보는 데까지 상품 경험에 포함되어 있다.

상영 전의 시루코 샌드는 그저 과자다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시루코 샌드는 영화 컬래버레이션 과자다.

포장에는 허리 치마를 입은 치이카와 일행과 세이렌, 인어가 그려져 있다.

나고야권에서는 익숙한 과자다.

영화의 무대나 먹거리 이미지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아이에게 건네도 이상하지 않다.

“인어랑 같은 과자.”

“치이카와 영화 과자.”

그 정도 의미만 가진다.

상영 후 시루코 샌드는 ‘그 유인’을 떠올리게 한다

본편을 본 뒤에는 인어가 시루코 샌드에 다가가는 장면을 알고 있다.

그래서 상영 전에 먹었던 같은 과자가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단순한 극중 먹거리가 아니다.

인어를 밖으로 유인하는 흐름과 연결된다.

그러면 이런 움직임이 성립한다.

영화 전에 아이에게 시루코 샌드를 먹인다.
그대로 영화를 본다.
상영 뒤에 “잠깐, 이 과자……” 하고 깨닫게 된다.

공식이 “살해를 위한 미끼를 체험해 보세요”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

그렇게까지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다음 요소는 모두 존재한다.

  • 포장에 인어와 세이렌이 있다.
  • 뒷면에 ‘그 장면’이 있다.
  • 영화를 보기 전과 본 뒤 양쪽에서 먹으라고 안내한다.

상영 후의 문맥 변화를 전혀 이용할 생각이 없는 상품 소개라고 보기는 어렵다.

‘상영 후 더 강해지는 술식’이란 무엇인가

상영 전 시루코 샌드는 평범한 과자다.

상영 후에도 맛과 모양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달라지는 것은 기억과의 연결이다.

관객 안에 본편의 정보가 추가된다.

그 결과 상품을 보기만 해도 다음 기억이 연쇄적으로 튀어나온다.

  • 인어
  • 히토하와 후타바
  • 유인
  • 인어의 고기
  • 영원한 생명
  • AA 건전지
  • 세이렌의 추적

즉 영화는 상품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술식’을 공개한다.

상영 전에는 아직 저주력이 들어 있지 않다.

상영 후에는 같은 상품이 기억을 불러내는 매개체가 된다.

상영 후 더 강해지는 술식.

게다가 공식은 보기 전과 본 뒤 모두 먹으라고 안내한다.

술식이 발동하기 전과 발동한 뒤를 스스로 비교할 수 있다.

붉은 생선 조림은 더 심하다

세븐일레븐은 작중 음식에서 착안한 컬래버레이션 상품 10종을 출시했다.

그중 하나가,

“영화 치이카와 세븐 프리미엄 붉은 생선 조림”

이다.

공식 보도자료는 “영화에도 등장하는 붉은 생선 조림을 재현했다”고 설명한다.

여기서는 선을 그어야 한다.

현실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붉은 생선 조림이다.

작중의 인어 고기 그 자체가 아니다.

공식도 인어 고기를 재현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본편을 본 사람에게는 다음 연상이 바로 떠오른다.

  • 인어
  • 붉은 살
  • 조림
  • 먹은 뒤 몸이 변한다
  • 먹었다는 사실을 숨긴다

상품이 직접 말하지 않아도 관객이 알아서 이어 붙인다.

그래서 이런 악취미적인 장난이 성립한다.

먼저 붉은 생선 조림을 먹인다.
그다음 영화를 보여 준다.
상영 후 식사의 의미를 뒤집는다.

공식이 권장한 정식 관람 순서는 아니다.

관객 쪽의 짓궂은 악취미다.

그런 장난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상품과 본편의 연결이 강하다.

시루코 샌드는 ‘전’, 붉은 생선은 ‘후’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본편을 아는 사람이 식품 컬래버레이션을 보면 머릿속에서 멋대로 순서가 만들어진다.

시루코 샌드.

인어를 유인한다.

붉은 생선 조림.

먹는다.

영원한 생명.

AA 건전지.

세이렌의 추적.

현실의 상품은 각각 독립된 안전한 시판 식품이다.

그런데도 이야기를 알고 나면,

유인에서 조리까지 이어지는 코스 요리

처럼 보인다.

여기가 “사람의 마음이 없나?”라고 묻고 싶어지는 지점이다.

공식은 노골적인 잔혹 문구를 쓰지 않는다.

귀여운 포장으로 판매한다.

그래서 아이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아는 사람에게는 전부 보인다.

PARCO 카페는 ‘절이기’를 메뉴로 만든다

PARCO의 영화 컬래버레이션 카페에는,

“세이렌의 아주 잘 절였습니다 플레이트”

라는 메뉴가 있다.

공식 메뉴 설명에 따르면, 치이카와 일행이 절여진 모습을 표현한 된장 풍미 그라탱, 세이렌 모양의 밥, 전갱이 튀김 등으로 구성되며 “아주 잘 절였습니다”라고 적힌 금색 스티커도 붙는다.

미관람자에게는 귀여운 된장 그라탱 메뉴다.

영화를 본 뒤에는 섬 주민을 먹기 전에 절이는 과정을 상품화한 메뉴처럼 보인다.

이름도 아이에게 칭찬할 때 쓰는 “아주 잘했어요” 같은 말과 닮았다.

포식 전의 가공 과정을 어린이 평가 스티커 같은 말투로 바꾼 것이다.

무서운 의미를 귀여운 말로 감싼다.

영화 본편과 같은 방식이다.

세이렌 상품이 이렇게 많은 이유

TOHO 공식 숍에서는 세이렌 단독 극장판 기념 메달, 스테인리스 보틀, 수건, 라코와 함께 있는 책갈피 등이 판매된다.

치이카와 마켓에는 세이렌과 인어 러기지 태그, 수면 아크릴 키홀더, 매우 매운 카레 접시 등이 있다.

PARCO 카페에도 세이렌 마그넷 훅이 있다.

미관람자에게는,

영화의 새 캐릭터를 먼저 좋아하게 만드는 상품군

이다.

상영 후에는,

섬 주민을 붙잡고, 절이고, 먹고, 마지막에는 진범을 쫓아가는 존재의 상품군

이 된다.

영화 전에 세이렌을 좋아하게 된 아이가 본편에서 무서워할 수 있다.

영화가 끝난 뒤 다시 매장에서 세이렌을 본다.

무섭다.

하지만 귀엽다.

갖고 싶다.

이 모순이 그대로 캐릭터의 매력이 된다.

세이렌은 단순한 적이 아니다.

동료를 살해당한 피해자다.

무관할 수도 있는 섬 주민을 먹는 가해자다.

말이 통한다.

매운 카레 때문에 괴로워한다.

둥글고 귀엽다.

강하다.

무섭다.

이 여러 성질이 함께 있기 때문에 상품화하기도 쉽다.

AA 건전지까지 상품 문맥에 들어온다

본편에서 AA 건전지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다.

인어를 먹은 사람의 몸.

영원한 생명.

범인 특정.

세이렌의 “알았어.”

이 모든 것을 잇는 열쇠다.

그래서 컬래버레이션 상품이나 경품이 건전지를 쓰거나, 건전지를 강조하거나, 빛나는 상품을 내놓으면 평범한 사양 설명조차 블랙코미디처럼 보일 수 있다.

제작 측이 모든 건전지 사양에 대해 “범인의 몸을 의식했다”고 발표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품을 아는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그 의미가 생겨 버린다.

AA 건전지만 봐도 범인이 드러난다.

일상용품이 복선으로 변한다.

관람 전후의 의미 반전은 영화 밖에서도 같은 구조로 움직인다

영화 본편과 컬래버레이션 상품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엔드 크레딧 뒤

  • 아이: 세이렌들이 놀고 있다.
  • 어른: 세이렌들이 범인의 섬으로 향하고 있다.

“알았어”

  • 아이: 세이렌이 더는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 어른: 세이렌이 범인이 누군지 알아냈다.

세이렌 봉제인형

  • 관람 전: 귀여운 새 캐릭터
  • 관람 후: 섬 주민을 절여 먹는 괴이한 존재

시루코 샌드

  • 관람 전: 영화 컬래버레이션 과자
  • 관람 후: 인어를 유인하던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과자

붉은 생선 조림

  • 관람 전: 극중 음식을 재현한 반찬
  • 관람 후: 인어 고기와 사건을 연상시키는 반찬

‘아주 잘 절였습니다’ 플레이트

  • 관람 전: 된장 풍미의 귀여운 플레이트
  • 관람 후: 섬 주민의 조리 과정을 재현한 듯 보이는 플레이트

본편과 판촉의 공통점은,

처음부터 모든 의미를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

이다.

귀여운 것을 먼저 보여 준다.

문맥은 나중에 넣는다.

이미 본 것의 의미를 바꾼다.

영화관을 나간 뒤에도 거리의 상품이 그 효과를 이어 간다.

‘기습’인가

원작을 읽지 않은 부모와 아이가,

  • 치이카와
  • 남쪽 섬
  • 귀여운 세이렌
  • 과자
  • 봉제인형

만 보고 극장에 들어간다.

그러고는 어두운 동굴, 포식, 된장 절임, 불로에 가까운 생명, 은폐, 끝나지 않는 형벌을 본다.

“그런 얘기는 못 들었는데”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보가 무서운 면을 완전히 숨긴 것은 아니다.

공식 사이트에는 ‘토벌편’ TV 광고가 있다.

예고편에도 전투와 위기가 나온다.

PARCO 소개문도 치이카와를 “즐겁고, 애틋하고, 조금 하드한” 이야기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완전한 위장은 아니다.

정확히는,

귀여움을 입구로 쓰되, 공포의 깊이까지 사전에 전부 말하지 않는다.

이것 역시 치이카와의 평소 방식이다.

사람의 마음이 없나

시루코 샌드를 먹인다.

붉은 생선 조림도 먹인다.

세이렌 봉제인형을 보여 준다.

영화를 본다.

본편의 의미를 이해한다.

돌아가는 길에 같은 상품을 다시 본다.

모든 의미가 바뀐다.

사람의 마음이 없나.

아마 있다.

있기 때문에 관객이 어떤 순서로 의미를 이해하는지까지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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