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의 마녀』는 건담이 좀처럼 싸우지 않는데 왜 재미있을까? ― “망가진 하사웨이”를 따라가는 인간 드라마

2편을 약 40분쯤 보고 있으면 이상한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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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영화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1편 전체와 2편 『키르케의 마녀』 초반~중반 부근까지 다룬다. 그 이후 전개는 의도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2편을 약 40분쯤 보고 있으면 이상한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건담, 거의 안 싸우고 있지 않나?

Ξ(크시) 건담은 있다. 이동 중 잠깐 보이고 “후웅…” 하는 느낌으로 지나간다. 그런데 제목에 ‘기동전사 건담’이 들어간 영화의 화면을 채우는 것은 정치, 트라우마, 약, 인간관계, 가짜 마프티, 학살, 반라의 함장, 노출이 많은 옷을 좋아하는 정비사다.

건…담…?

그런데 지루하지 않다.

2026년 9월 2일 기준 Filmarks에서 1편은 3.8, 『키르케의 마녀』는 4.1이며 2편에는 약 1만 6천 건의 리뷰가 모였다. “2편은 건담이 많이 나와서 평가가 높은 것 아닐까?”라는 가설을 세우고 싶지만, 초반 40분만 봐도 그 가설은 상당히 위태롭다.

그렇다면 무엇이 영화를 끌고 가는가.

건담보다 먼저 하사웨이 자신이 전장이 되기 때문이다.

1. 핵심은 “로봇이 언제 싸우나”보다 “하사웨이가 언제 갈라지나”다

공식 홍보는 2편을 하사웨이, 기기, 케네스를 중심으로 한 매우 밀도 높은 인간 드라마라고 소개한다.

더 중요한 것은 하사웨이 역의 오노 켄쇼가 무라세 슈코 감독에게 처음부터 **“하사웨이는 망가져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힌 점이다. 대놓고 미쳐 보이게 연기하는 대신, 관객이 중간중간 “어라?”라고 느끼는 작은 위화감을 쌓아 마지막에 전체 모습을 알아차리게 하는 방향이었다고 한다.

이 설명을 알고 보면 초반의 작은 이상함이 달라 보인다.

대답이 살짝 이상하다. 망설이는 방식이 묘하다. 케리아는 상태와 약을 신경 쓴다. 기기의 말은 과거를 흔든다. 일방적인 살인에 대한 거부감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마프티의 리더로서는 계속 앞으로 가야 한다.

하나씩 보면 작은 “응?”이다.

하지만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한다.

‘마프티’라는 역할과 ‘하사웨이 노아’라는 개인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여기서부터 영화가 무서워진다.

2. 민간인 “그만해!” / 모빌슈트 “저 그냥 걷는 중인데요?”

1편에서 가장 강렬한 것 중 하나는 지상에서 본 모빌슈트의 공포다.

하늘에서 보면 멋진 거대 병기 전투지만 거리에서는 빔, 열, 파편, 화재, 건물 붕괴가 사람 위로 떨어진다. 발사하지 않아도 거대한 무장 건물이 도시를 걸어 다니는 것과 같다.

민간인: “그만해!”

모빌슈트: “저 그냥 걷는 중인데요?”

이 관점을 한 번 가지면 “건담 멋있다 😁”만으로 보기 어려워진다.

하사웨이 자신도 살인을 완전히 통쾌한 정의로 처리하지 않는다. 마프티는 지구연방의 압정과 부패에 저항하지만 수단에는 정부 고관 암살이 포함된다. 공식 설정도 이를 온건한 저항이 아니라 과격한 행동으로 제시한다.

그 안에는 동시에 두 문장이 있다.

“세상은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그렇다고 내가 일방적으로 사람을 죽여도 되는가?”

이상은 단단하지만 수단에 대한 감각은 죽지 않았다.

그래서 본인이 깎여 나간다.

3. 하사웨이는 왜 상징으로 떠받들어지는가 ― 말만 하지 않고 직접 하기 때문이다

하사웨이가 리더가 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위험을 짊어지고, Ξ 건담을 타고, 작전 중심에 선다. 공식 소개에서도 그는 마프티의 리더이자 애들레이드 회의 습격의 핵심 전력인 Ξ 건담의 파일럿이다.

이상을 말한다.

직접 행동한다.

비용도 스스로 낸다.

사람이 따른다.

그러면 개인보다 큰 **“마프티라면 이래야 한다”**는 역할이 생긴다.

바로 이것이 위험하다.

개인 하사웨이는 타인의 말에 “그럴지도 몰라. 그게 나을지도”라고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조직에서 그는 상징이다. 트라우마가 올라와도, 몸이 힘들어도, 의심이 생겨도 “오늘은 리더 안 합니다”라고 하기 어렵다.

행동했기 때문에 떠받들어지고, 떠받들어진 뒤에는 역할에서 내려오기 어렵다.

이상을 실행하는 힘이 동시에 탈출구를 막는 힘이 된다.

4. 케리아는 정말 퀘스를 지우고 싶지 않은가 ― 연애만으로는 부족하다

케리아 데이스는 하사웨이가 마프티에 들어가는 계기를 만든 여성이고, 공식 소개는 기기의 등장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변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성우는 하야미 사오리다.

또 이해자 자리다.

약 장면도 중요하지만, 공식 자료에서 약의 정확한 종류는 밝혀지지 않는다.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확실한 것은 케리아가 하사웨이를 가까이서 관찰하며 그가 평범하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기기가 퀘스의 자리를 지울지도 모른다는 불안.

이것을 단순히 “옛 여자를 잊지 마”로 읽으면 너무 얕다.

퀘스는 하사웨이에게 연애 감정만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죄책감, 과거에 대한 집착과 연결되어 있다. 공식 공개 후 영상도 과거의 상처와 ‘마프티로서의 자신’, ‘하사웨이 노아로서의 자신’ 사이의 갈등을 전면에 둔다.

기기가 그 자리를 다시 쓴다면 개인 하사웨이는 구원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를 움직여 온 연료와 마프티로서의 자기상도 변할 수 있다.

케리아 입장에서는,

“이 아이가 나도 건드리지 못했던 하사웨이의 깊은 곳을 바꿀지도 몰라.”

인 셈이다.

연애의 패배이면서 친구에 대한 걱정이고, 동시에 조직 리더 붕괴 위험 관리다.

하야미 사오리 이해자 캐릭터, 본인의 정신상태뿐 아니라 조직의 지속 가능성까지 보고 있다.

삽입곡 “ENDROLL” 제작 인터뷰에서도 하사웨이는 이미 기기에게 끌리고 있고, 오히려 케리아 쪽이 감정을 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5. 파비오와 킨바레이가 들어오면 “정의의 반란군 vs 악의 연방” 지도가 무너진다

2편에서 작업 기억에 새로 올라오는 세력 중 하나가 파비오 리베라의 오엔벨리군이다.

그들은 반지구연방 세력이지만 진짜 마프티와는 별개다. 멋대로 ‘마프티 제1군’을 자칭하며 1편 초반 하운젠 356편을 습격한 하이재커들도 그쪽 동료였고 목적은 자금 확보였다.

완전히 무고한 피해자는 아니다.

하지만 지구연방의 킨바레이 헤이만도 다른 방향으로 심각하다. 공식 소개는 케네스가 오기 전에 자기 가치를 높이려고 오엔벨리를 공격해 노소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학살했다고 명시한다.

이제 도덕 지도가 깨진다.

반정부라고 자동으로 선이 아니다.

정부군이라고 자동으로 질서도 아니다.

가짜 마프티는 위험한 일을 한다.

연방 지휘관은 자기 보신을 위해 학살한다.

진짜 마프티도 암살을 한다.

하사웨이는 그 한가운데서 무엇이 옳은지만이 아니라 옳다고 믿은 것을 실제로 했을 때 사람이 무엇이 되는가를 보게 된다.

또 인간이 모빌슈트보다 무섭다.

6. 삼부작 2편은 작업 기억에 원래 가혹하다

삼부작의 두 번째 편은 자주 이렇다.

시간이 흐른다.

전편 인물을 기억한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장소가 바뀐다.

새 인물이 늘어난다.

새 세력까지 늘어난다.

“이 사람 어느 편이었지?”가 반복된다.

『키르케의 마녀』도 예외가 아니다.

이름을 전부 외우려 하지 말고 역할로 압축하면 훨씬 쉽다.

  • 하사웨이: 마프티의 리더. 개인과 역할이 벌어지는 중.
  • 케네스: 연방측. 마프티를 추적.
  • 기기: 두 남자의 감정과 판단을 흔듦.
  • 케리아: 하사웨이의 과거와 현재를 아는 이해자.
  • 오엔벨리군: 진짜 마프티와 별개의 반연방 세력.

이 정도면 핵심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는 정치적 정보와 전혀 다른 종류의 정보를 추가한다. 반라로 다니는 함장 브링크스 웨지, 그리고 공식 소개부터 ‘노출이 많은 옷을 좋아한다’고 적힌 Ξ 건담 정비사 줄리아 스가다.

정치, 트라우마, 학살, 조직 문제로 머리가 가득한데 갑자기:

반라 함장.

거의 맨몸 멜빵바지 같은 정비사.

마프티, 혁명 목표는 엄격한데 복장 규정은 자유롭다.

7. “2편 평가가 높은 건 건담이 많이 나와서” 가설은 40분 만에 빈사

Filmarks에서 1편은 3.8, 2편은 4.1이다.

자연스럽게 이런 가설이 나온다.

“2편은 건담 전투가 늘어서 높은 것 아닐까?”

하지만 약 40분 시점까지 Ξ 건담은 주로 이동 장면에서 잠깐 얼굴을 비출 뿐, 대형 전투 쇼는 아직 시작하지 않는다.

그동안 나온 것은:

정치.

트라우마.

약.

기기.

케리아.

가짜 마프티.

학살.

반라 함장.

Ξ 건담: “후웅…”

가설은 상당히 약해진다.

공식이 이 작품을 밀도 높은 인간 드라마라고 소개한 이유가 있다. 높은 평가를 단순히 ‘로봇 출연 시간 증가’로 설명하기 어렵다.

건담이 본격적으로 싸우기 전에도 계속 볼 수 있다면 인간 드라마가 이미 성공한 것이다.

8. 제목을 쪼개 보면 “하사웨이”만 출석률 100%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약 40분 시점에서 점검해 보자.

기동전사: 있음. 가끔.

건담: 있음. 후웅…

섬광: 어디?

하사웨이: 계속 있음. 계속 괴로움.

제목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단어는 하사웨이다.

게다가 인터넷에서는 1편 주제가 ‘섬광’과 마프티 대사를 이용한 빠르고 정신없는 편집과 밈이 대량으로 만들어졌다. 영상만 보면 오히려 그쪽이 훨씬 ‘섬광’ 같다.

본편은 어둡고 조용하며 사람이 말하고 주인공이 천천히 갈라진다.

인터넷은 빛나고 돌고 춤추고 폭발한다.

‘섬광’은 인터넷에 외주를 준 것인지도 모른다.

9. 잘 만든 영화의 쾌감은 “처음의 위화감이 나중에 한 줄로 연결되는 것”

보다 보면 의문이 생긴다.

왜 약이 있지?

왜 이 대답은 묘하게 남에게 맡기는 느낌이지?

살인이 싫으면서 왜 계속 리더를 하지?

케리아는 왜 기기와 퀘스를 이렇게 신경 쓰지?

허술한 작품에서는 깊게 생각할수록 손해다.

각본상 필요했습니다. 끝.

하지만 이 작품은 제작진 스스로 하사웨이 주변에 작은 “어라?”를 쌓도록 연기했다고 설명한다.

위화감은 오류가 아니라 기능이다.

약, 트라우마, 기기, 케리아, 살인에 대한 거부감, 상징이 된 리더의 부담, 어딘가 수동적인 답변.

이것들이 나중에 하나의 선으로 정렬된다.

하사웨이 노아 본인과 ‘마프티’에게 요구되는 인격이 멀어지고 있다.

그 순간 영화 감상은 정보를 받는 일에서 이상을 감지하고 구조를 조립하는 일로 바뀐다.

잘 만든 작품은 관객의 “응?”을 버리지 않는다.

10. 결론: “건담 멋있다 😁”가 한 번도 안 나와도 건담 영화는 재미있다

기체 디자인에 별 감상이 없어도 문제없다.

모빌슈트를 멋진 로봇보다 도시를 걷기만 해도 민간인을 공포에 빠뜨리는 거대 병기로 볼 수 있다.

Ξ 건담의 형태보다 하사웨이의 대답 변화를 볼 수 있다.

전투보다 리더가 자기 역할에 먹혀 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러면 『키르케의 마녀』의 주전장은 조종석 밖으로 옮겨간다.

이상을 가진다.

실행한다.

사람이 따른다.

상징이 된다.

내려올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양심도 과거도 사라지지 않는다.

개인과 역할이 조금씩 분리된다.

Ξ 건담이 “후웅…” 하고 잠깐 지나가는 동안 주인공 내부에서는 계속 전투가 진행 중이다.

그래서 건담이 빨리 싸우지 않아도 영화가 성립한다.

어쩌면 이 작품에서 가장 위험한 기체는 ‘마프티 나비유 에린’이라는 역할을 억지로 계속 움직이고 있는 하사웨이 자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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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doi-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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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일상의 불편함을 구조화해 이해하기 쉬운 다음 행동으로 연결하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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