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키르케의 마녀』의 “마녀”는 기기인가? ― 케네스의 여유와 하사웨이의 절박함까지 한 번에 읽기

작품: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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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장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제2장을 보다 보면 거대 모빌슈트보다 먼저 이상하게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

기기, 저 거대한 별장과 수영장을 돌아다니기만 하는데 너무 심심해 보이지 않나?

그래서 “현대 스마트폰과 게임기를 줬다면 하사웨이를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서 우주세기 역사가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쓸데없는 가설이 나온다. 그런데 공식 설정과 성우 인터뷰를 따라가 보면 이 농담은 의외로 작품의 중심에 가깝다.

기기는 단순히 심심해서 하사웨이를 찾는 인물이 아니다. 하지만 자극이 적은 호화로운 생활 속에서, 자신을 정면으로 받아 주면서도 완전히 읽히지는 않는 하사웨이라는 존재가 점점 커진다. 그리고 실제로 그녀의 행동은 하사웨이와 케네스의 길을 만나게 만든다.

1. 결론: “키르케의 마녀”는 기기를 강하게 겹쳐 놓은 이중 제목이다

가장 정확한 해석은 이렇다. 기기는 키르케라는 마녀의 이미지와 강하게 겹쳐지지만, 제목의 키르케가 기기 한 사람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케네스가 지휘하는 마프티 토벌 부대 자체가 공식적으로 “키르케 부대”라고 불린다. 동시에 기기의 공식 소개는 그녀의 행동으로 하사웨이와 케네스의 목적지가 교차하며, 그 모습이 남자들을 끌어당기는 키르케의 마법과 같다고 설명한다.

즉 제목에는 두 층이 있다.

군사적 층: 케네스의 키르케 부대.

인물의 층: 주변 남자들의 판단과 방향을 바꾸는 기기.

더 웃긴 점은 기기가 “오늘은 두 남자를 조종해서 군사작전을 흔들어야지”라고 계획하는 악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자기 마음대로 움직였는데 주변 사람들이 알아서 국제정세로 키운다.

2. 별장과 수영장을 떠도는 기기 ―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역사가 바뀌었다” 설

뉴 홍콩의 백작 별장에서 기기는 물질적으로 부족한 것이 거의 없다. 방은 넓고, 수영장이 있고, 사람도 있고, 돈도 있다.

그런데 화면에서 먼저 느껴지는 것은 호화로움보다 심심함이다.

현대라면 짧은 영상, 게임의 일일 과제, 메시지, 쇼핑, 알림이 빈 시간을 채웠을 것이다. 그러면 “어제 만난 흥미로운 남자”였던 하사웨이가 머릿속에서 “내 인생 최대의 미해결 문제”로 커질 시간도 조금은 줄었을지 모른다.

물론 스마트폰이 사랑을 없앤다는 주장은 아니다. 다만 현실 연구에서는 심심함을 잘 느끼는 성향과 문제적 디지털 기기 사용 사이에 중간 정도의 양의 관련이 보고되었고, 실험적으로 심심함을 유도했을 때 스마트폰 사용 욕구가 커진 결과도 있다.

즉, 빈 시간을 손쉬운 자극으로 채우는 것은 매우 인간적인 행동이다.

백작님, 별장에 게임기 한 대만 놓았어도 애들레이드가 조금 평화로웠을지 모릅니다.

3. 백작은 누구인가? ― 기기의 호화로운 공백 시간을 돈으로 만든 사람

기기의 생활을 떠받치는 인물은 부유한 바운덴우든 백작이다. 공식 소개에서도 기기는 뉴 홍콩의 백작 별장에서 그와 함께 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나온다.

즉 거대한 방과 수영장, 보호받는 생활은 모두 백작의 재력에서 나온다.

재미있는 점은 백작 본인이 거의 화면에 나오지 않아도 돈이 대신 계속 등장한다는 것이다.

기기의 외로움은 “아무것도 없는 외로움”이 아니다. 오히려 거의 모든 것이 있는데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하사웨이라는 강렬한 미해결 문제가 더 눈에 띈다.

4. 전화와 메나도는 다른 정보선이다 ― 섞으면 첩보 구조가 꼬인다

기기가 하사웨이에게 연락하려는 장면은 오해하기 쉽다.

핵심은 기기와 하사웨이가 둘만의 직접 통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사웨이가 겉으로 사용하는 식물 감찰관 연수생 신분의 연락망을 통해 아마다 쪽에 전언을 남기는 구조다.

그리고 이것을 곧바로 “케네스가 역추적으로 통화 내용을 전부 알았다”로 연결하면 안 된다. 수사 쪽이 메나도에서 하사웨이의 겉보기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것과, 기기의 전언이 흘러가는 경로는 별개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정리하면 이렇다.

겉의 하사웨이: 식물 감찰관 연수생.

실제 하사웨이: 마프티로 활동 중.

기기의 연락: 겉의 연락망을 통해 안쪽으로 전달.

연애 연락처럼 보이는 것이 테러 조직의 정보선이 되는 세계다. 우주세기에서 평범한 연애는 너무 쉬운 모양이다.

5. 케네스 대령은 왜 그렇게 어른처럼 보이는가 ― 요구를 친절한 제안으로 포장한다

케네스는 36세의 지구연방군 대령이고, 과거에는 모빌슈트 조종사였다. 샤아의 반란 때 실전을 경험했고 이후 신형기 개발과 작전 입안까지 해 왔다. 하사웨이는 25세다.

나이 차이는 11년이지만 화면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더 크다.

케네스는 원하는 정보가 있다고 해서 바로 “주소를 말해”라고 압박하지 않는다. 상대가 받기 쉬운 작은 제안 속에 요구를 넣는다. 통하면 이득이고, 거절당하면 물러난다.

이건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거절당해도 자기 중심이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요구를 가볍게 던질 수 있다.

한 번의 거절, 한 명의 여자, 한 개의 정보에 자기 전체를 걸지 않는다. 그 내부의 여백이 케네스를 어른처럼 보이게 한다.

6. “짐 보내 줄까?” 대 “하사웨이가 화낼 거야” ― 웃으면서 추적과 추적 회피

기기가 하사웨이에게 가려 할 때 케네스는 짐을 보내 주겠다고 말한다.

겉으로는 친절하다. 하지만 목적지를 알면 군인인 케네스는 주소, 수령인, 이동 경로라는 정보를 하나 더 얻는다.

기기도 그 뜻을 안다. 그러나 “나를 추적하려는 거지?”라고 정면으로 공격하지 않는다. 하사웨이가 화낼 것이라는 부드러운 이유로 거절한다.

이 대화가 멋있는 이유는 양쪽 모두 사회적인 표면을 깨지 않기 때문이다.

케네스는 친절의 형태로 떠보고, 기기는 연애의 형태로 막고, 케네스는 막힌 것을 이해하고 더 밀지 않는다.

웃는 얼굴로 추적과 추적 회피를 동시에 한다.

어른스러운 협상의 한 형태는 큰 소리로 요구를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받기 쉬운 방식으로 요청하고 “안 된다”는 답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7. 메이스에게 속삭인 말과 따귀 ― 기기 19세, 대인전 능력만 너무 높다

케네스는 하운젠 356편의 승무원이었던 메이스 플라워와 친밀한 관계가 된다. 제2장에서는 케네스의 요청으로 메이스가 기지로 이동한다.

그리고 기기가 돌아온다.

기기와 메이스의 대결에서 결정타는 귀에 대고 하는 속삭임이다. 영화에서는 관객이 분명히 듣기 어렵게 처리되어 있다. 원작에서는 케네스의 성생활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내용을 이미 아는 것처럼 도발한다.

결과는 따귀다.

우에다 레나는 이 장면을 단순한 연애 삼각관계로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인으로서의 케네스를 보러 온 기기에게 메이스가 목적의 방해물이 되었고, 그래서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했다는 해석이다.

기기는 “나가”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상대가 스스로 격분해서 퇴장하게 만드는 감정 버튼을 찾아 한 번 누른다.

19세. 대인전 능력치 배분이 이상하다.

8. 하사웨이 25세, 머릿속 창이 너무 많다 ― 퀘스, 케리아, 기기, 줄리아, 혁명

하사웨이의 머리는 한 가지를 차례대로 처리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소년 시절의 퀘스가 트라우마로 튀어나온다. 케리아와의 과거가 있다. 기기는 만나지 않는 시간에 오히려 머릿속에서 커진다. 노출이 많은 옷을 좋아하는 정비사 줄리아 앞에서는 즉각적인 성적 당혹감도 생긴다. 동시에 그는 마프티의 리더로서 정부 각료를 노리는 작전을 진행해야 한다.

과거의 상처. 옛 연인. 지금 신경 쓰이는 사람. 눈앞의 욕망. 혁명.

하나씩 처리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하사웨이의 인생은 하나씩 오지 않는다.

공식도 제2장을 과거의 트라우마, 마프티로서의 역할, 하사웨이 노아 개인으로서의 자신이 충돌하는 이야기로 소개한다.

케네스가 성생활, 일, 탐색, 지휘, 후퇴를 서로 다른 상자에 넣는 사람이라면, 하사웨이는 전부 한 전선에 연결해 버린 사람이다. 하나가 합선되면 전체가 깜빡인다.

9. 케리아와의 행복한 연인 장면은 회상이다 ― “평범한 청년이 될 가능성”이 더 아프다

하야미 사오리가 연기하는 케리아 데이스와 하사웨이가 평범한 연인처럼 지내는 장면은 과거 회상이다.

삽입곡 “ENDROLL” 제작 인터뷰에서도 하사웨이와 케리아의 회상 장면 콘티를 보며 곡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공식 소개에서는 케리아가 하사웨이의 마프티 참가 계기를 만든 여성이고, 기기의 등장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변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 회상이 중요한 이유는 하사웨이가 처음부터 항상 굳어 있던 테러 조직 리더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기대고, 평범한 쪽으로 갈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현재의 하사웨이는 단순히 어두운 주인공이 아니다. 평범한 삶을 지탱해 줄 자기 부분을 임무를 위해 스스로 깎아 내는 청년처럼 보인다.

10. 키르케 부대란 무엇인가 ― 케네스의 군대와 기기의 “마녀” 역할이 겹친다

키르케 부대는 케네스가 지휘하는 지구연방군의 마프티 포착·섬멸 부대다. 원래 킴벌리 부대였지만 케네스가 지휘를 맡은 뒤 이름이 바뀌었다.

키르케는 그리스 신화의 유명한 마녀 이름이기도 하다.

여기서 제목이 다시 연결된다.

겉의 의미: 케네스의 키르케 부대.

인물의 의미: 하사웨이와 케네스를 끌어당기고 판단을 바꾸며 길을 교차시키는 기기.

공식 기기 소개가 키르케의 마법을 직접 떠올리게 하는 표현을 쓰는 만큼 연결은 강하다. 다만 “부대 이름을 기기 때문에 붙였다”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군사적 이름과 기기의 서사적 역할이 서로 울린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11. 왜 케네스는 “내리기 싫어”를 믿는가 ― 예언이라기보다 실적이 있는 경보 장치

기기가 착륙을 싫어하고 케네스가 계획을 바꾸는 장면도 둘의 관계를 잘 보여 준다.

관객은 “미사일이 날아오기 시작하면 나라도 내리기 싫다”라고 충분히 농담할 수 있다. 그래도 작품 안에서는 기기의 이상한 직감이 여러 번 유용한 결과로 이어지고, 케네스의 공식 소개도 그가 기기의 특별한 통찰과 길운을 군사적으로 적극 활용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케네스의 판단은 순수한 미신이라기보다 실무적이다.

왜 작동하는지는 모른다. 전에 몇 번 맞았다. 착륙을 피하는 비용은 제한적이다. 경고가 맞는데 무시하면 죽을 수 있다. 그러면 피한다.

공장 기계가 고장 나기 전에 매번 같은 이상음을 낸다면, 원인을 완전히 규명하기 전에도 일단 기계를 멈춘다.

기기는 예언자라기보다 설명서 없이 납품된 고성능 센서에 가깝다.

12. 정리 ― 이 영화에서 무서운 것은 모빌슈트보다 “내면의 기반” 차이다

『키르케의 마녀』가 재미있는 이유는 기기가 신비한 소녀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기기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대로 움직이면서 하사웨이와 케네스의 길을 바꾼다. 케네스는 불확실한 정보도 쓸 수 있는 만큼만 쓴다. 하사웨이는 상처, 이상, 사랑, 죄책감, 욕망, 정치적 폭력을 하나의 “마프티”라는 자아 안에 다 넣으려 한다.

그래서 세 사람의 강함은 완전히 다르다.

기기: 사람과 흐름을 읽는다.

케네스: 불완전한 정보도 쓰고, 거절당해도 균형을 잃지 않는다.

하사웨이: 모든 것을 짊어지고 자기 안에서 모두 결판내려 한다.

케네스의 여유가 멋져 보일수록 하사웨이의 절박함은 더 아프게 보인다.

그리고 부자 별장의 수영장을 심심하게 떠돌던 소녀가 결국 두 남자와 군사작전의 진로를 바꾼다.

백작님, 정말 게임기를 사 줬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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