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하면 이혼하기 쉬울까? ― “결혼식 올린 친구 7명 전원 이혼”에서 비용·하객 수·친구 네트워크까지 데이터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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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서 꽤 음산한 체감 통계가 화제가 됐다.

“내 주변에서 결혼식을 올린 친구 7명이 전부 이혼했다. 결혼식 하는 사람은 이혼율이 높다.”

7전 7패.

이 작은 인간관계만 보면 예식장이 혼인신고의 축하 장소가 아니라 이혼신고 대기실처럼 보인다.

댓글에는 “화려한 결혼식일수록 이혼한다”, “평소 만족도가 낮을수록 기념일과 이벤트를 과하게 꾸민다”, “내 주변은 반대로 아무도 이혼하지 않았다” 같은 주장이 쏟아졌다.

실제 데이터는 있을까?

있다. 다만 결론은 훨씬 복잡하다.

결혼식을 했는지, 얼마를 썼는지, 몇 명을 불렀는지, 친구가 몇 명인지 는 서로 다른 변수다.

연구에서 이 변수들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1. 결론부터: 결혼식은 ‘이혼 약화 효과 아이템’이 아니다

현재 확인 가능한 자료를 정리하면 네 가지를 분리해야 한다.

  1. 일본 조사에서는 이혼 경험자가 현재 혼인 중인 사람보다 결혼식·피로연을 하지 않은 비율이 높았다.
  2. 미국 연구에서는 매우 높은 결혼식 비용이 더 짧은 혼인기간과 관련된 분석이 있었다.
  3. 같은 연구에서 하객이 많은 결혼식은 오히려 더 긴 혼인기간과 관련됐다.
  4. 사회관계망 연구에서는 자기가 주장하는 친구 수보다, 다른 사람이 실제로 그 사람을 친구로 지목하는 정도와 관계에 대한 주변의 승인·지지가 안정성과 관련됐다.

따라서 ‘화려한 결혼식’이라는 한 단어로 비용과 하객 수를 묶으면 연구 결과를 섞어버리게 된다.

2. 일본 조사에서는 오히려 이혼 경험자에게 ‘결혼식을 안 한 경우’가 더 많았다

리크루트의 2016년 조사에서는 현재 배우자가 있는 10,574명과 이혼 경험자 369명을 비교했다.[1]

예식을 했다는 비율은 현재 혼인 중인 사람 87.0%, 이혼 경험자 69.4%였다.

피로연·파티를 했다는 비율은 각각 81.3%, 63.1%였다.[1]

2024년 아니베르셀 조사에서도 이혼 경험자의 42.9%가 첫 결혼 때 결혼 관련 행사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이혼 경험이 없는 사람은 17.9%였다.[2]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함정이 있다.

‘이혼한 사람 중 무결혼식이 많다’와 ‘무결혼식이면 이혼하기 쉽다’는 같은 확률이 아니다.

조건을 뒤집으면 전혀 다른 질문이다.

또 아니베르셀 조사는 20~39세 224명의 소규모 인터넷 조사이며 웨딩 관련 기업이 실시했다.[2]

어느 쪽도 결혼식이 이혼을 예방한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않는다.

3. ‘비싼 결혼식일수록 이혼’에는 실제 연구가 있다

2015년 경제학 학술지에 실린 연구는 결혼 경험이 있는 미국 성인 3,000명 이상을 분석했다.[3][4]

결혼식 비용, 약혼반지 비용, 하객 수, 소득, 교육, 연애 기간 등을 조사해 혼인기간과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결과는 결혼산업 입장에서 꽤 불편했다.

높은 결혼식 비용은 더 긴 혼인기간과 연결되지 않았고, 일부 분석에서는 더 짧은 혼인기간과 관련됐다.

여성의 한 하위표본·모형에서는 2만 달러 넘게 쓴 집단의 이혼 발생의 상대적 위험도가 5,000~1만 달러 집단보다 3.5배 높게 추정되기도 했다.[4]

그런데 같은 논문에서 하객 수가 많을수록 혼인기간은 더 길었다.[4]

즉 지갑은 조용하고, 식장은 북적이는 조합이 오히려 좋은 방향과 연결됐다.

4. 숨은 원인 1: 문제는 ‘화려함’이 아니라 돈 때문에 싸우는 과정일 수 있다

고액 결혼식과 나쁜 결과가 왜 연결될까?

원 논문도 선택효과와 실제 인과경로를 모두 가능성으로 제시한다.[4]

원래 잘 맞는 커플이 저비용 결혼식을 선택하는 것일 수도 있고, 무리한 비용과 빚이 결혼 후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도 있다.

2012년 가족관계 분야의 4,574쌍 종단연구에서는 금전 관련 의견충돌이 이혼을 예측하는 가장 강한 갈등 유형 중 하나였다.[5]

금전갈등을 포함하면 단순한 경제적 여유 자체는 이혼과 관련되지 않았다.[5]

즉 연구와 더 잘 맞는 그림은

돈이 적다 → 이혼

이 아니라

돈 문제로 반복해서 충돌한다 → 갈등방식과 결혼만족도가 악화된다 → 이혼 위험이 높아진다

이다.

같은 3천만 원짜리 결혼식이라도 충분한 자산과 합의 속에서 하는 것과, 빚을 내고 한쪽이 속으로 불만을 품은 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사건이다.

5. 숨은 원인 2: 하객 수는 ‘이 부부를 지지하는 사회’의 대리변수일 수 있다

하객 100명이 결혼 체력을 100 올려주는 것은 아니다.

더 자연스러운 설명은 하객 수가 사회관계망의 상태를 어느 정도 보여준다는 것이다.

친구·친척 관계가 유지되고, 양가와 큰 갈등이 없고, 주변이 관계를 승인하고,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커플은 많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초대하기 쉽다.

그리고 그 조건 자체가 결혼 후 스트레스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관계에 대한 친구·가족의 승인과 지지가 관계 유지행동 및 안정성과 관련된 연구도 있다.[6][7]

의자의 숫자가 보호막인 게 아니다.

그 의자를 자연스럽게 채울 수 있는 관계 구조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6. ‘친구가 많을수록 이혼하지 않는다’는 절반만 맞다

프레이밍햄 심장연구의 사회관계망 데이터를 이용한 이혼 연구는 흥미로운 차이를 보여줬다.[8]

본인이 친구라고 지목한 사람 수는 미래의 이혼 가능성과 유의하게 관련되지 않았다.

가족 연결 수 역시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을 친구라고 지목한 수는 강하게 관련됐고, 한 명 늘어날 때마다 미래 이혼 확률이 10% 낮았다. 95% 신뢰구간은 4~17%였다.[8]

핵심은 ‘내가 친구가 많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실제 친구로 인식되는 사회적 위치다.

하지만 관찰연구이므로 친구를 한 명 더 만들면 이혼확률이 정확히 10% 줄어든다는 뜻은 아니다.

사회성, 안정적인 성격, 지원을 얻는 능력 같은 제3요인이 우정과 결혼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이 자료는 역사적 미국 특정 지역 코호트이며 참가자 대다수가 백인이었다.[8]

현대 한국이나 일본에 숫자를 그대로 옮길 수 없다.

7. 사람 수보다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의 질과 승인

2001년 연구에서는 응답자의 친구들, 그리고 파트너 쪽 가족의 관계 승인이 더 높은 관계 안정성과 관련됐지만, 모든 사회관계 변수가 항상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6]

2018년 137쌍 연구에서는 자신의 네트워크와 파트너의 네트워크가 관계를 승인한다고 느끼는 정도가 파트너 행동에 대한 기대를 거쳐 관계 유지행동과 연결됐다.[7]

2023년 연구도 친구·가족의 승인과 지원을 더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 안정성과 헌신을 더 높게 보고하는 ‘사회관계망 효과’를 다룬다.[9]

그러나 네트워크는 만능 버프가 아니다.

친구가 배우자를 싫어하거나, 가족이 과하게 개입하거나, 부부싸움이 생길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편을 가르기 시작하면 오히려 마찰원이 된다.[6]

친구 50명보다 부부의 경계를 존중하는 5명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8. ‘평소 불만족한 사람이 화려한 이벤트를 원한다’는 아직 가설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평소 만족도가 낮을수록 결혼식과 기념일을 화려하게 한다”는 설명이 자주 붙는다.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주요 연구가 직접 확인한 결론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미국 연구진은 비용, 하객 수, 혼인기간, 소득, 교육, 혼전 관계 특성 등을 조사했지 ‘일상 불만족 때문에 과시적 결혼식을 원한다’는 심리를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다.[3][4]

외부평가 중시 → 과시적 소비 → 금전갈등 증가 같은 경로는 가설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가능한 설명과 확인된 사실은 다르다.

9. ‘친구 7명 전원 이혼’은 사실이어도 모집단 데이터가 아니다

실제로 그 사람의 친구 7명이 모두 이혼했다면 그 소규모 관찰에서는 100%다.

그러나 친구 7명은 사회에서 무작위로 뽑힌 7쌍이 아니다.

친구들은 나이, 지역, 학력, 소득, 결혼 시기, 가치관, 직장과 생활권이 비슷하기 쉽다.

따라서 통계적으로는 독립된 7표본이라기보다 하나의 사회적 클러스터에서 나온 7관측치일 수 있다.

이혼한 사례가 더 기억에 남는 선택편향도 가능하다.

7전 7패는 강렬하다.

하지만 전국 이혼률을 추정하기엔 표본수 7로는 너무 무겁다.

공포영화 오프닝으로는 완벽하다.

10. 결국 결혼식이 측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자연스러운 그림은 다음과 같다.

원래의 커플 특성 궁합, 헌신, 소득, 금전관, 가족관계, 친구관계 ↓ 결혼식 선택 할지 말지, 비용, 규모, 하객 수 ↓ 일부 경로는 이후 부부생활에도 영향

추가로,

분수에 넘는 비용 ↓ 빚과 금전갈등 ↓ 만족도·갈등처리 악화 ↓ 이혼 위험 증가

반대로,

지지적인 사회관계망 ↓ 많은 사람의 참석과 관계 승인 ↓ 지원·헌신·안정성과 관련

즉 결혼식은 원인일 수도 있지만 상당 부분은 부부와 사회환경 상태를 보여주는 대리변수다.

결혼식장 입구에 이혼 약화 효과가 설치돼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얼마를 쓰고, 누가 곁에 서고, 그 사람들이 두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결혼 뒤 시스템을 꽤 많이 드러낼 수 있다.


  1. リクルートマーケティングパートナーズ「離婚に関する調査2016」— 有配偶者10,574人、離婚経験者369人。挙式実施は87.0%対69.4%、披露宴・披露パーティ実施は81.3%対63.1%。 recruit.co.jp
  2. アニヴェルセル総研 第101弾(2024-07-11)— 全国20~39歳の未婚・既婚男女224人。離婚歴ありでは初婚時「何もしていない」42.9%、離婚歴なしでは17.9%。小規模なインターネット調査であり、因果は示さない。 corp.anniversaire.co.jp
  3. Andrew Francis-Tan & Hugo M. Mialon (2015), “A Diamond Is Forever” and Other Fairy Tales: The Relationship Between Wedding Expenses and Marriage Duration, Economic Inquiry 53(4), 1919–1930. Survey of more than 3,000 ever-married U.S. adults; wedding spending was not positively associated with marriage duration and was inversely associated in some analyses onlinelibrary.wiley.com
  4. Full-text copy of Francis-Tan & Mialon (2015). Reports that high wedding attendance and honeymooning were generally positively associated with marriage duration; in one female subsample/model, spending more than US$20,000 was associated with 3.5 times the divorce hazard of the US$5,000–10,000 group. The authors explicitly discuss both noncausal selection and wedding-related debt stress as possible mechanisms csus.edu
  5. Jeffrey Dew, Sonya Britt & Sandra Huston (2012), Examining the Relationship Between Financial Issues and Divorce, Family Relations 61(4), 615–628. Longitudinal data on 4,574 couples; financial disagreements were among the strongest disagreement types predicting divorce, and financial well-being was not associated with divorce after financial disagreements were included onlinelibrary.wiley.com
  6. Diane H. Felmlee (2001), No Couple Is an Island: A Social Network Perspective on Dyadic Stability, Social Forces 79(4), 1259–1287. Network effects were multifaceted; perceived approval from respondents’ friends and a partner’s family predicted greater stability, while some other network variables showed negative associations academic.oup.com
  7. Andréanne Plamondon & Mylène Lachance-Grzela (2018), What if they are right? Network approval, expectations, and relationship maintenance behaviors, Personal Relationships 25(2), 190–204. Dyadic study of 137 couples; perceived approval from partners’ social networks was associated with expectations and maintenance behaviors onlinelibrary.wiley.com
  8. Rose McDermott, James H. Fowler & Nicholas A. Christakis, Breaking Up Is Hard to Do, Unless Everyone Else Is Doing It Too: Social Network Effects on Divorce in a Longitudinal Sample, Social Forces. In the Framingham network analysis, the number of people named by the ego as friends and number of family ties were not significant predictors of future divorce, while each additional person naming the ego as a friend was associated with a 10% lower probability of future divorce (95% CI 4–17%). The cohort was historically specific and overwhelmingly White, limiting generalizability. and https://escholarship.org/content/qt4s76v87t/qt4s76v87t_noSplash_01b0c3c54512ed648d720b75dcb1b9b8.pdf pmc.ncbi.nlm.nih.gov
  9. Karen L. Blair, Chelsea Hudson & Diane Holmberg (2023), Walking hand in hand: The role of affection-sharing in understanding the social network effect in same-sex, mixed-sex, and gender-diverse relationships,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40(10), 3171–3194. Describes the established “social network effect” linking perceived relationship support/approval with stability and commitment pubmed.ncbi.nlm.nih.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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