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만화로 만들었는데 내용이 거의 달라졌다고 하면 보통 무슨 갈등이라도 있었나 싶다. 그런데 일본 판타지 작품 『치이후요』, 즉 『추방당한 치트 부여 마술사는 느긋한 세컨드 라이프를 즐긴다』는 방향이 정반대다.
원작 소설을 쓴 로쿠시마 아사 선생은 직접 작품 소개에 주의 문구를 남겼다. 소설판과 만화판의 내용이 ‘99할 정도 다르다’는 것이다. 9할도 아니고 99할. 백분율로 치면 990%다. 물론 진지하게 계산하라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별개의 이야기라는 유쾌한 과장이다. [1]
출발점은 같은데 시험지가 바뀌었다
두 버전 모두 길드에서 쫓겨난 강화 마술사 레인이 남의 장비에 부여한 힘을 회수하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그다음 만화는 교무요모치 작가의 손에서 크게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소설을 정답지 삼아 만화를 읽었더니 문제 자체가 바뀌어 있는 셈이다.
그런데 진짜 반전은 작품 밖에 있었다.
원작자 댓글이 팬의 감상평 같다
2026년 2월 만화판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이 발표됐을 때, 로쿠시마 선생은 만화를 매번 즐겁게 읽고 있다고 밝혔다. 만화 담당 작가도 연재를 허락해 준 원작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2]
원작자: “소설과 만화는 99할 정도 다릅니다.”
같은 원작자: “만화는 매번 기대하며 읽고 있습니다.”
잠깐만요. 다음 화 기다리는 일반 독자 같잖아요. 원작자 본인이잖아요!
물론 실제 제작 계약이나 원작자가 다음 전개를 어디까지 아는지는 이 발언만으로 알 수 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공개 댓글에서 나온 농담이다.
소설도 끝난 것이 아니다. 2026년 10월 12일 기준 웹소설은 연재 중이며, 공개된 회차는 249편, 최근 갱신일은 10월 8일이다. [1]
원작자의 자리를 지키면서 동시에 만화 독자석 맨 앞줄에도 앉아 있는 듯한 사람. 『치이후요』는 작품 밖에서도 묘하게 웃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