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기지보다 먼저 내 조작 체계가 붕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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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GMATA』는 확실히 재미있다. 그리고 시작부터 가차 없다. 조사하러 달에 왔더니 동료들은 순식간에 흩어지고, 첨단 시설은 안전해 보이는 얼굴로 서 있다가 바로 지진을 맞는다.

“이 시설은 안전합니다.”

“지진입니다.”

“으아아아아!” — 대장

초반 분위기는 이 세 줄로 거의 설명된다.

시설과 공장은 완전히 엉망인데 그래픽은 미쳤다. 금속, 유리, 조명, 배선, 파편, 거대한 장비가 전부 너무 정교해서 폐허를 구경하고 싶어진다. 다이애나의 움직임도 놀랄 만큼 자연스럽다. 귀엽다는 생각 다음에 “이거 진짜 CG 맞나?”라는 생각이 온다.

그런데 전투가 시작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피한다! 해킹한다! 쏜다! 또 피한다! 또 해킹한다!

내 문제는 어렵다는 게 아니었다.

귀찮았다.

그래서 PC의 특권을 썼다. 자동 해킹 관련 MOD를 넣고, 수집 자원 배율 MOD까지 추가했다. 회차 플레이도 하고 싶지 않았다.

논리는 완벽하다. 휴와 다이애나는 서로 다른 개체다. 나는 휴를 조작한다. 다이애나는 해킹 담당이다. 그렇다면 전자전은 다이애나 본인이 자율적으로 해 주시면 된다.

외부 두뇌 연결 완료.

1. “안전합니다”에서 바로 달 산업재해로

보통 게임은 장소를 소개하고, 동료를 보여 주고, 시스템을 설명한 뒤 천천히 사건을 터뜨린다.

『PRAGMATA』는 짧게 간다.

달에 도착. 시설 있음. 동료 있음. 첨단 기술 있음.

지진.

대장: “으아아아아!”

오리엔테이션보다 사고가 빠르다.

주인공 휴는 불운한 조사대의 일원으로 달 시설에 들어가고, 젊은 안드로이드 다이애나와 함께 행동하게 된다. 공식 소개부터 이 시설은 폭주한 인공지능에 장악된 상태다. “미래 기술이니까 안전하겠지”라는 기대를 시작부터 바닥에 내리꽂는다.

달 산재, 개막.

2. 공장은 박살 났는데 박살 난 모습까지 예쁘다

특히 인상적인 건 산업 시설 구역이다.

컨베이어, 배관, 발판, 케이블, 거대한 기계. 현실이라면 “출입 통제부터 하세요”가 정답일 공간을 휴는 그냥 지나간다.

그런데 화면이 너무 좋다.

RE ENGINE은 단순히 해상도만 높은 게 아니라 재질 차이를 확실히 보여 준다. 금속의 반사, 유리를 통과하는 빛, 파손면, 노출된 장비와 작은 배선까지 눈에 들어온다. 개발진도 RE ENGINE이 작품마다 필요한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설명했다.

그래서 폐공장을 보며 감상회가 열린다.

바닥: “반사 좀 봐.”

배관: “나도 봐.”

적: “관광 끝났습니다.”

바쁘다.

3. 다이애나: “귀엽다” 다음에 “살아 있는 거 아냐?”가 온다

다이애나는 디자인만 귀여운 게 아니다. 움직임이 유난히 자연스럽다.

시선, 목의 방향, 자세, 체중 이동, 반응의 미세한 지연이 서로 잘 맞는다. 인간에 가까운 CG는 한 요소만 어긋나도 바로 인형처럼 보이지만, 다이애나는 반대로 현실감이 존재감으로 연결되는 순간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불쾌한 골짜기를 넘어선 쪽에 가깝다.

개발 인터뷰에서는 다이애나의 긴 머리를 위해 스트랜드 기반 기술을 확장했다고도 설명한다. 배경만 정교한 게 아니라 캐릭터에도 같은 수준의 공을 들였기 때문에 초현실적인 달 시설 안에서도 다이애나만 따로 떠 보이지 않는다.

폭주 AI를 다루는 세계에서 가장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존재 중 하나가 안드로이드라는 것도 재미있다.

4. 피한다! 해킹한다! 쏜다! 왼손만 인력 부족

『PRAGMATA』 전투의 핵심은 휴의 사격과 다이애나의 해킹을 동시에 다루는 것이다. 해킹으로 적의 방어를 약화시키고 그 틈에 총을 쏜다. 문제는 해킹 중에도 전투가 멈추지 않는다는 것.

많은 리뷰는 바로 이 지점을 장점으로 본다. 회피, 해킹, 사격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면 다른 게임에서 보기 힘든 흐름이 생긴다. 2026년 8월 19일 기준 Steam 영어 리뷰도 97% 긍정적이고 최근 30일은 94% 긍정적이다.

즉 시스템이 실패했다는 말이 아니다.

그냥 내 손이 파업했다.

이동.

적 확인.

회피.

해킹 열기.

Alt.

마우스 이동.

적은 계속 공격.

다시 회피.

해킹 완료.

사격.

다음 적.

왼손: “업무 분장이 잘못됐습니다.”

5. 문제는 난이도가 아니라 귀찮음이다

나는 어려운 게임 자체를 싫어하지 않는다. 어려워도 숙련되는 과정이 재미있으면 계속한다.

이번에 멈칫한 생각은 이것이었다.

“이거 적 나올 때마다 매번 해야 해?”

그 순간 도전이 절차가 됐다.

Windows Central도 소수 전투에서는 해킹이 잘 작동하지만 적이 많아지면 재미보다 번거로움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TechRadar는 같은 멀티태스킹을 익히는 과정 자체를 큰 장점으로 본다.

둘 다 맞다.

누군가에겐 흐름이고, 누군가에겐 서류 작업이다.

나는 서류 작업 쪽이었다.

6. 다이애나는 별도 개체입니다. 해킹은 직접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MOD를 넣었다.

Nexus Mods의 Unlimited Auto Hack은 게임의 자동 해킹 기능이 사용하는 해킹 게이지 소비를 없앤다. 자동 해킹을 처음부터 해금하는 MOD가 아니라,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뒤 비용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세계관적 정당화가 완성됐다.

나는 휴를 조작한다.

다이애나는 휴 머릿속 메뉴가 아니다.

해킹 능력이 있는 독립된 안드로이드다.

그러니 다이애나 씨, 전자전은 직접 부탁드립니다.

개발자: “두 캐릭터를 동시에 다루는 혁신적인 전투입니다.”

나: “업무 분장을 최적화하겠습니다.”

MOD: 외부 두뇌 연결 완료.

7. 자원 배율도 넣었다. 회차 플레이는 의무 근무가 아니다

한 가지 귀찮음을 없애면 다음 귀찮음이 보인다.

“이 강화 재료 때문에 몇 바퀴를 돌아야 하지?”

그래서 Lunafilament Multiplier도 추가했다. 루나필라멘트 획득량을 1배에서 100배까지 조절할 수 있다.

철학은 간단하다.

한 번에 보고 싶은 것 보고, 써 보고 싶은 것 쓰고, 끝낸다.

뉴 게임 플러스를 즐기는 사람도 많지만, TechRadar 역시 모든 장비를 한 회차에서 충분히 즐기기 어렵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게임: “2회차가 있습니다.”

나: “1회차를 2회차 분량으로 만들었습니다.”

끝.

8. 왜 요즘 PC 게임만 하고 싶어지는가

콘솔이 싫은 건 아니다. 대전 게임이나 로컬 멀티에서는 오히려 역할이 분명하다. Switch 2도 『스매시브라더스』 같은 대전 게임이라면 충분히 이유가 있다. 반대로 PS5는 사 놓고 박스에서 꺼내지도 않았다.

PS5: 산다 → 박스를 본다 → 귀찮다 → 중고 판매 후보.

소프트웨어도 비슷하다. 산다 → 실행한다 → ‘아, 귀찮네?’ → 끝.

하지만 싱글 플레이에서는 PC의 탈출구가 너무 강하다.

콘솔에서 어떤 시스템이 귀찮고 옵션에도 없으면 적응하거나, 참거나, 접어야 한다.

PC에는 네 번째 선택지가 있다.

검색한다.

어제 어떤 모르는 사람이 이미 없애 놨다.

해킹이 귀찮다 → 자동화.

수집이 귀찮다 → 배율.

시야각이 싫다 → 변경.

키 배치가 싫다 → 전부 다시 설정.

게임 전체를 버리지 않고 마음에 안 드는 마찰만 잘라낼 수 있다.

이 자유에 익숙해지면 콘솔을 사 놓고도 박스를 여는 것 자체가 귀찮아질 수 있다. 게임도 “샀다 → 귀찮다 → 종료”가 된다.

진짜 최종 보스는 난이도가 아니다.

귀찮음이다.

9. 결론: 콘셉트를 지키다 접는 것보다, 조금 부수고 끝까지 하는 편이 낫다

『PRAGMATA』에서 수동 해킹과 사격의 동시 조작은 핵심 콘셉트다. 많은 리뷰가 바로 그것을 좋아한다. 자동화하면 원래 설계와 다른 경험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된다.

게임은 시험이 아니다.

그래픽은 보고 싶다.

달의 폐허는 돌아다니고 싶다.

다이애나는 보고 싶다.

스토리는 끝까지 보고 싶다.

하지만 매 전투 해킹 퍼즐과 반복 수집은 하기 싫다.

그러면 그 부분만 없앤다.

개발자: “해킹과 사격을 융합했습니다.”

나: “해킹은 다이애나에게 맡기겠습니다.”

게임: “회차 플레이가 있습니다.”

나: “배율을 올렸습니다.”

PC 게임의 강점은 성능만이 아니다.

완성된 게임을 보고 ‘이 부분만 내 방식으로 바꿀게’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요즘 PC 게임만 켜고 싶어지는 이유는 아마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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