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사람 앞에서는 "아, 네"밖에 안 한다. 그걸로 내 능력을 평가하면 곤란하다

어떤 상대에게는 이런 말이 줄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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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언제나 최대 출력으로 말하는 게 아니다

어떤 상대에게는 이런 말이 줄줄 나온다.

그러니까 이런 말씀이시죠?
크게 나누면 3단계예요.
그럼 이 경우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데 다른 상대에게는 이렇게 끝난다.

아, 네.

이 차이만 보면

상대에 따라 소통 능력이 달라진다

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본인이 일부러 출력을 줄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설명할수록 손해 보는 환경에서는 설명하지 않게 된다

직장에 따라서는 자세히 말했다가 이런 일을 겪기도 한다.

  • 새로운 일이 얹힌다
  • 논점이 넓어진다
  • 내 담당 범위를 넘는 책임까지 떠안게 된다
  • 나중에 다른 정답을 내밀어 온다
  • 반론했다는 사실 자체가 태도 평가로 이어진다

이런 경험이 쌓이는 환경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말해 보자

고 할수록 내가 불리해진다면,

꼭 필요한 말만 한다

는 선택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능력이 사라진 게 아니다. 문제는

그 사람 앞에서 능력을 꺼내 보여 봐야 돌아올 게 별로 없다는 기대치

에 있다.

직원 발언(employee voice)은 듣는 쪽의 반응에 좌우된다

조직행동론에서는 개선 제안, 우려, 의견을 윗사람에게 전하는 것을 **employee voice(직원 발언)**라는 이름으로 연구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좋은 의견이라고 해서 반드시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다

라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부하 직원의 발언 때문에 리더가 자기 능력이 위협받는다고 느끼면 그 제안을 "건설적이지 않다"고 평가하거나 제안한 사람의 신뢰도를 낮게 보게 되고, 이것이 발언을 거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13]

물론 특정 상사가 실제로 위협을 느끼는지는 바깥에서 진단할 수 없다.

하지만

동의하면 좋은 평가를 받고
이견을 내면 "이해를 못 한다"는 말을 듣는

패턴이 계속된다면,

그 평가가 순수한 이해력 테스트가 아닐 가능성을 따져 봐야 한다.

평가자 앞에서 "성능 제한"을 걸면 평가도 왜곡된다

여기에는 측정상의 문제가 있다.

진짜 능력을 100이라고 해 보자.

그런데 어떤 상대 앞에서는

쓸데없는 말을 하면 위험하다

는 걸 학습했기 때문에 30만 낸다.

평가자는 그 30만 보고

이 사람 능력은 30이구나

하고 판단한다.

하지만 다른 자리에서는 80, 90이 나온다.

이럴 때

평가자가 본 게 전부 틀렸다

고 할 수는 없다.

평가자가 본 30이라는 행동 자체는 사실이다.

문제는

관찰된 출력 = 본인이 가진 능력

이라고 똑같이 놓아 버리는 것이다.

스스로를 평가할 때는 "누가 평가했는가"보다 반복되는 행동을 본다

내 능력을 판단할 때는

상사가 뭐라고 했는가

만 보기보다,

  • 처음 보는 과제에서 무엇을 해냈는가
  • 다른 상대 앞에서도 똑같이 해냈는가
  • 설명한 뒤에 상대가 실제로 이해했는가
  • 처음 만나는 사례에도 응용할 수 있었는가
  • 시간이 지나도 같은 수준으로 해낼 수 있는가

를 보는 편이 더 유용하다.

특히

"알기 쉬웠어요"라는 말을 들었다

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설명한 뒤에 상대에게 새로운 사례를 물었더니 올바르게 판단했다

면, 단순한 호감 이상의 정보가 된다.

설명이 배우는 쪽의 이해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력이 없다"와 "말해 주지 않은 정답을 못 맞힌다"는 다르다

직장 평가에서 자주 뒤섞이는 게 다음 두 가지다.

1. 주어진 정보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은 이해의 문제다.

2. 상대의 머릿속에만 있는 조건을 짐작하지 못한다

이것은 요구사항 정의, 암묵지, 소통의 문제를 포함한다.

예를 들어

결과를 볼 수 있게 해 주세요

라는 요청을 받고 구현했는데, 나중에

기존의 특정 화면에 띄우라는 뜻이었다

는 조건이 뒤늦게 붙었다고 해 보자.

이걸 전부 "이해력 부족"으로 처리하면 분석이 틀어진다.

물론 담당자 쪽에도

어디에 표시할까요?

하고 확인해 볼 여지는 있다.

하지만 요청한 쪽이 말하지 않은 조건도 함께 있었다.

정확하게 개선하려면 이 둘을 나눠서 봐야 한다.

정말 필요한 건 "평가를 무시하기"가 아니라 "평가를 분해하기"다

그렇다고

싫은 평가자가 하는 말은 전부 무시하자

는 것도 아니다.

평가를 이렇게 분해해 보자.

  • 구체적인 사실이 있는가
  • 반복되는 실수인가
  • 다른 사람 앞이나 다른 상황에서도 똑같은가
  • 말해 주지 않은 조건이 섞여 있지 않은가
  • 동의했느냐 이견을 냈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지 않았는가
  • 고칠 수 있는 행동인가
  • 인격에 대한 딱지가 되어 있지 않은가

쓸 수 있는 피드백만 받아들인다.

성의 없는 인격 평가는 그대로 자기 이미지에 넣지 않는다.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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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일상의 불편함을 구조화해 이해하기 쉬운 다음 행동으로 연결하는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