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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니코니코 동영상을 열었다가 블렌드 S가 눈에 들어오면 첫 반응은 거의 정해져 있다.
“와, 진짜 오랜만이다.”
그리고 오프닝 곡 ‘ぼなぺてぃーと♡S’를 듣는 순간 시간감각이 더 이상해진다.
이게 벌써 10년 전이라고?
정확히는 아니다. TV 애니메이션 블렌드 S는 2017년 10월 7일부터 방송을 시작했기 때문에 2026년 10월 2일 기준으로는 9주년까지도 5일 남았다.[1]
하지만 2016년 작품들은 정말로 10년 전 작품이다.
그리고 2016~2017년을 돌아보면 제목 목록이 거의 올스타전이 된다.
1. 2016~2017년은 기억 보정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강했다
2016년
- Re: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 모브사이코 100
- 문호 스트레이독스
- NEW GAME!
- 나만이 없는 거리
- 3월의 라이온
- 하이큐!! 카라스노 고교 VS 시라토리자와 학원 고교
- 울려라! 유포니엄 2
2017년
- 케모노 프렌즈
- 코바야시네 메이드래곤
-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2
- 유녀전기
- 진격의 거인 Season 2
- 에로망가 선생
- 메이드 인 어비스
- 어서 오세요 실력지상주의 교실에
- 카케구루이
- 보석의 나라
- 블렌드 S
- 소녀 종말 여행
물론 생존자 편향은 있다.
10년 뒤에 기억나는 작품을 고르면 자연스럽게 강한 작품만 남는다.
하지만 당시 투표에서도 모브사이코 100, Re:제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문호 스트레이독스, 나만이 없는 거리, 울려라! 유포니엄 2 같은 2016년 작품이 이미 눈에 띄었다.[4]
2017년 말 조사에서도 케모노 프렌즈, 보석의 나라, 메이드 인 어비스, 코노스바 2, 코바야시네 메이드래곤, 소녀 종말 여행 등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5][6]
즉 추억 보정은 있다.
그런데 보정을 빼도 강하다.
2. 오프닝 한 곡이 당시의 공기까지 불러오는 이유
블렌드 S의 오프닝 ‘ぼなぺてぃーと♡S’는 주요 성우 3명으로 구성된 블렌드 A가 불렀다.[3]
오랜만에 익숙한 곡을 들으면 노래만 기억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어떤 사이트를 사용했는지, 매주 어떻게 애니를 따라갔는지까지 함께 떠오를 수 있다.
음악은 자전적 기억을 불러오는 강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음악으로 유발되는 향수에 관한 연구에서도 익숙하고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음악은 과거의 기억과 감정을 불러오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7]
그래서 “노래가 그립다”가 아니라 “2017년으로 순간이동한 느낌”이 드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당시에는 90초짜리 오프닝.
몇 년 뒤에는 시대 전체로 들어가는 바로가기다.
3. 마이카의 눈매가 나쁘다는데 시청자에게는 그냥 귀엽다
사쿠라노미야 마이카가 눈매 때문에 아르바이트 면접에서 계속 떨어진다는 것은 공식 설정이다.[2]
그런데 화면 속 마이카를 보면 무섭지 않다.
귀엽다.
그래서 팬 입장에서는 이것을 장난스럽게 “키라라 필터”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물론 공식 용어는 아니다.
작중 인물들은 조금 위압적인 인상으로 보고 있지만, 시청자는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이라는 강한 시각적 문법을 통해 보고 있다는 뜻의 농담이다.
애니메이션의 얼굴은 사진이 아니다. 눈, 눈썹, 윤곽, 표정은 강하게 기호화된다.
설정상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조금 무서울 수 있는 얼굴”이어도 화면에서는 충분히 귀여울 수 있다.
정말로 면접관이 긴장할 정도의 눈빛을 사실적으로 그렸다면 카페 코미디의 장르가 바뀔 수도 있다.
4. 바깥에서는 약점, 스틸레에서는 재능
스틸레에서 마이카의 담당 속성은 도S다.[2]
일반적인 서비스업 면접에서는 단점이었던 인상이, 이 가게에서는 장점이 된다.
이 구조가 꽤 좋다.
마이카 자체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그 특징이 가치가 되는 환경으로 옮긴다.
밖에서는 문제. 테마 카페에서는 자산.
“결점을 제거한다”보다 “맥락을 바꾼다”에 가깝다.
귀여운 직장 코미디 안에 의외로 재사용 가능한 아이디어가 들어 있다.
5. 애니 제목만 나열했는데 자동 필터가 긴장하는 문제
2017년 작품명을 메시지로 나열하다가 “부적절한 표현” 판정을 받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어떤 단어가 원인이었는지는 해당 서비스의 내부 판정에 접근하지 않는 이상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유녀전기, 에로망가 선생, 카케구루이처럼 단어 일부만 떼어 보면 자동 시스템이 민감하게 반응할 법한 제목은 있다.
사람은 고유명사라는 문맥을 이해한다.
단순한 키워드 필터는 그 문맥을 놓칠 수 있다.
자동 모더레이션 연구에서도 인용, 비판, 보도, 교육, 고유명사처럼 맥락이 중요한 표현에서 오탐을 줄이는 문제가 계속 다뤄지고 있다.[8]
인간에게는 “2017년 유명 애니 목록”.
기계에게는 “경고 단어 모음”.
애니 역사와 키워드 필터의 예상 밖 매치다.
6. 유녀전기는 정말 어린 소녀 모습의 주인공이 싸운다. 안에는 전직 엘리트 회사원
제목을 보고 “유녀가 싸우는 작품인가?”라고 묻는 것은 자연스럽다.
맞다.
공식 소개는 타냐를 초합리주의 엘리트 샐러리맨이 어린 소녀로 이세계에 전생한 존재라고 설명한다.[9]
외형: 어린 소녀. 정신: 전직 회사원. 직장: 군대.
사람도 설명이 필요하다.
제목 한 줄만 보는 자동 필터라면 더 어렵다.
7. 스틸레의 캐릭터 접객을 현실로 옮기면 감정노동이 된다
스틸레 직원들은 단순히 주문을 받는 것이 아니다.
도S, 츤데레, 여동생 같은 역할을 손님 앞에서 유지한다.
현실의 직업심리학에서 가까운 개념은 감정노동이다.
업무가 요구하는 감정 표현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일이다.
특히 실제 감정과 다른 표정만 겉으로 만들어 내는 surface acting은 감정적 소진과 낮은 웰빙과 관련된다는 메타분석 결과가 있다.[10]
2025년 메타분석에서도 surface acting과 감정적 불일치는 우울, 불안, 불면 등을 포함한 부정적 정신건강 지표와 유의한 관련을 보였다. 다만 연구 간 차이가 크고, 관찰 연구만으로 단순한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다.[11]
그래서 “연기하는 직업은 무조건 힘들다”가 결론은 아니다.
연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역할이 오히려 업무 모드 전환을 쉽게 해줄 수도 있다.
문제는 “오늘 정말 힘든데 몇 시간 동안 정반대 감정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 같은 상황이다.
애니에서는 귀엽다.
현실의 8시간 근무라면 갑자기 인사·조직심리 연구 주제가 된다.
8. 옛날 애니를 다시 본다는 것은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는 일이다
2016~2017년 작품을 나열하며 “왜 이렇게 강하지?”라고 웃는다.
오프닝을 듣고 당시의 공기까지 떠올린다.
마이카를 보고 “이 눈이 어디가 무섭지?”라고 생각한다.
작품명을 나열하다 자동 필터와 싸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사람들 하루 종일 캐릭터 연기하면 피곤하지 않을까?”라고 감정노동을 찾아본다.
작품은 그대로다.
보는 사람이 변했다.
그래서 재시청은 옛 작품을 다시 보는 일인 동시에, 그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 사이의 차이를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2016년이 10년 전이라는 사실은 아직 바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
뇌 업데이트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Sources
- 블렌드 S 공식 방송 정보: https://blend-s.jp/news/?article_id=44768
- 블렌드 S 공식 STORY / CHARACTER: https://blend-s.jp/story/01.html https://blend-s.jp/character/
- 블렌드 S 공식 MUSIC: https://blend-s.jp/music/ https://blend-s.jp/news/?article_id=44836
- Tokyo Anime Award Festival TAAF2017: https://animefestival.jp/ja/post/4695/
- Anime! Anime! 2017 독자 설문: https://animeanime.jp/article/2017/12/31/36402_2.html
- Famitsu 2017 애니 투표: https://www.famitsu.com/news/201712/29149208.html
- Barrett F. et al. Music-evoked nostalgia. https://pubmed.ncbi.nlm.nih.gov/20515227/
- Paudel P. et al. Contextual Soft Moderation. https://arxiv.org/abs/2407.20910
- 유녀전기 공식 BOOKS: https://youjo-senki.jp/tv/books/comics.html
- Hülsheger UR, Schewe AF. Emotional labor meta-analysis. https://pubmed.ncbi.nlm.nih.gov/21728441/
- Zhao Y, Gao L, Gao J. Emotional labor and mental health meta-analysis. https://pubmed.ncbi.nlm.nih.gov/41207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