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목적은 가벼웠다. 욧카이치 도심에서 박물관을 갈지 쇼핑 시설을 갈지 고민하다가 박물관에 들어갔다.
마침 2026년 9월 19일 시작한 특별전 ‘猫猫はくぶつかん’이 열리고 있었다. 성인 1,000엔, 유명 작품과 역사적 모티프를 고양이로 바꾼 패러디 중심의 전시다.[1]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크게 꽂히지 않았다.
몇 작품까지는 “고양이가 됐네”가 농담으로 먹힌다. 계속 보다 보면 점점 “일단 고양이로 만들면 기획 완성”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고양이 자체의 귀여움으로 전부 밀어붙이는 전시도 아니었다.
그래서 3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박물관이 갑자기 강해졌다.
1. 유료 고양이전보다 무료 3층과 2층이 본편이 됐다
3층 상설전 ‘시공가도’는 무료다. 야요이 시대 수혈주거, 무로마치 시대의 시장, 에도 시대 욧카이치 역참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다. 2층 ‘욧카이치 공해와 환경미래관’은 메이지 이후부터 현재와 미래까지 이어 간다.[2][3]
박물관도 두 층을 함께 보면 원시·고대부터 현대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2]
동선은 이렇게 연결된다.
고대 전승 → 선사 생활 → 시장 → 역참 → 쇼와 생활 → 공습 → 전후 복구 → 콤비나트 → 욧카이치 공해 → 현재의 환경 관리.
폐관 직전에 가볍게 볼 곳이 아니었다.
2. 야마토타케루에서 시작해 선사시대 사람에게 낚시로 패배한다
뜻밖에도 지역사는 야마토타케루 전승까지 간다.
욧카이치시 문화재 자료에는 동쪽 원정에서 돌아오던 야마토타케루가 우네메 부근의 가파른 고개를 지팡이에 의지해 올랐다는 ‘쓰에쓰키자카’ 전승이 나온다. 다리가 ‘미에처럼 굽을 만큼’ 지쳤다는 고지키의 설명은 미에 지명 유래 전승과도 이어진다.[4]
물론 이것은 역사적 확정 사실이 아니라 지역 전승이다.
그 다음 선사 생활 전시에서 물고기 잡는 도구를 보면 현대인은 묘한 패배감을 느낀다.
선사시대 사람도 물고기를 잡았는데, 현대 장비를 들고도 매번 빈손으로 돌아오는 사람은 있다.
문명은 발전했다. 조과는 후퇴했다.
당시는 빈손이 취미 실패가 아니라 식량 부족이었다. 스마트폰도 슈퍼도 냉장고도 없다. “이 시대에 안 태어나서 다행”이 갑자기 진지해진다.
3. ‘동인지’라는 단어도 시대가 바뀌면 전혀 다르게 들린다
3층에는 욧카이치 출신 작가 니와 후미오 기념실도 있다.
여기서 문예 동인지 ‘文学者’가 등장한다. 현대 팬 문화부터 떠올리는 사람은 잠깐 멈칫하지만, 여기서 동인은 문학을 지향하는 작가 집단이라는 뜻이다. 니와는 사비를 들여 발행을 지원하고 젊은 작가 육성에 힘썼다.[5]
같은 단어인데 머릿속 풍경이 완전히 다르다.
박물관은 물건뿐 아니라 말의 의미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보여 준다.
4. 쇼와 초기 집은 힘들어 보이는데, 1961년쯤부터 갑자기 “살 수 있겠다”
옛 집을 보면 현대 생활이 얼마나 많은 집안일을 기계와 인프라에 넘겼는지 보인다.
물, 불, 저장, 세탁, 조명. 예전에는 생활 자체가 노동이었다.
그런데 1961년 무렵의 생활을 재현한 공간에 오면 느낌이 확 달라진다.
“여기서부터라면 살 수 있다.”
싱크대, 식탁, 전기제품. 불과 수십 년 사이에 생활 난이도가 크게 떨어졌다.
오늘날 우리는 세탁, 냉장, 온수, 냉난방, 통신, 쇼핑, 배송까지 외부 시스템에 맡긴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막막한 것도 단순히 약해져서라기보다 문명이 외부 두뇌와 외부 근육이 된 결과다.
여기까지는 “현대 최고”였다.
그 다음부터 역사가 무거워진다.
5. 생활이 편리해지기 전, 도시는 9번 공습을 받았다
1945년 6월 18일부터 8월 8일까지 욧카이치는 총 9번 공습을 받았다. 2026년 시 자료는 사망자 800여 명, 피해자 49,198명을 기록한다.[6]
왜 이렇게 많이 노려졌을까.
쇼와기에 욧카이치는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전환했고, 제2해군연료창 같은 군수시설이 들어섰다. 전쟁 말기에는 군수물자 생산 거점이 되어 미군 폭격 목표가 됐다.[7]
즉,
공업도시로 발전한 점이 전시에는 전략적 약점이 됐다.
1945년 7월 24일과 8월 8일에는 원자폭탄 투하 훈련 등에 사용된 ‘펌킨’ 모의 원폭도 욧카이치에 떨어졌다.[7]
6. 전후 복구 뒤에는 공기가 일상을 망가뜨렸다
전후에는 복구와 고도성장이 이어졌고 욧카이치 콤비나트가 산업과 고용을 만들었다.
동시에 심각한 공해가 발생했다.
제1 콤비나트 가동 뒤 소음, 매연, 진동, 악취 민원이 이어졌고, 황 함량이 높은 원유 사용 등으로 이산화황이 대량 배출됐다.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늘면서 ‘욧카이치 천식’이라 불리게 됐다.[8][9]
현장에서 가장 강하게 남은 것은 병명보다 생활 통계였다.
방문 당시 전시 패널에는 ‘편히 잠들 수 없다’는 응답이 약 절반에 이르는 조사 수치가 제시돼 있었다. 이 수치는 온라인에서 다시 확인한 통계가 아니라 현장 관찰로 구분해 둔다.
악취, 소음, 기침, 창문을 열 수 없음, 수면 장애.
이건 “공장 근처가 좀 냄새났다”가 아니다.
생활환경 자체가 무너진 것이다.
1967년에는 이소즈 지역 공해병 인정 환자 9명이 제1 콤비나트 6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1972년 판결이 나왔다.[10]
7. 그렇다면 2026년 콤비나트는 안전한가
당시와 비교하면 대기환경은 크게 개선됐다.
2024년도 측정에서 이산화황은 모든 측정국에서 환경기준을 달성했고, 이소즈 등의 연평균은 0.001ppm이었다. 이산화질소, 부유입자상물질, PM2.5도 모든 측정국에서 기준을 달성했다. 광화학 옥시던트는 전국적으로도 달성이 어려운 항목이다.[11]
시의 공해사 자료도 규제와 공해방지 사업으로 1976년도 이후 이산화황이 양호한 상태로 개선됐다고 정리한다.[12]
즉 위험한 물질을 안 다루게 된 것이 아니라,
규제, 처리설비, 측정, 감시, 방재 능력이 훨씬 강해졌다.
8. 그래도 석유·가스 중심인 이유는 없어지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욧카이치 임해지구는 지금도 대량의 석유와 고압가스를 취급해 법정 특별방재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2026년 1월 1일 기준 면적 11.01㎢, 석유 6,805천 kl, 고압가스 5,786만 Nm³, 특정사업소 34곳이다.[13]
미에현은 2026년 방재계획에서 사업자, 소방, 행정 등 역할을 정하고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최신 평가에는 난카이 트로프 지진의 새로운 피해상정도 반영됐다.[14]
기본 산업은 여전히 석유, 가스, 석유화학이다.
하지만 위험하다고 전부 없애자는 결론도 단순하다.
연료, 수지, 합성고무, 산업용 가스와 여러 화학 소재가 현대 제조업과 생활을 받친다. 욧카이치는 동시에 콤비나트 탄소중립화도 추진 중이다.[15]
필요하다. 그래서 없앨지 방치할지가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고 낮은 환경부하로 운영할지가 핵심이다.
9. 고양이를 보러 갔다가 문명을 생각하며 나온다
방문 후 머릿속 요약은 이랬다.
선사시대 사람, 물고기 잘 잡네.
쇼와 초기, 너무 불편하다.
1961년쯤, 여기서부터는 살겠다.
공습 9번, 너무 무겁다.
잠까지 빼앗는 공해, 끔찍하다.
지금의 관리기술, 대단하다.
그래도 산업은 필요하다.
3층과 2층은 무료다.[3] 이 두 층만으로도 ‘생활이 어떻게 편리해졌는가’와 ‘그 편리함이 어떤 비용을 만들었는가’가 하나의 역사로 연결된다.
2026년 9월 기준 일반 개관은 9:30~17:00, 전시 입장은 16:30까지. 특별전은 11월 23일까지, 성인 1,000엔이다.[3][1]
고양이가 취향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 아래층에 수천 년의 욧카이치가 기다린다.
- 四日市市立博物館「令和8年度年間案内/猫猫はくぶつかん」 city.yokkaichi.mie.jp
- 四日市市立博物館「常設展 時空街道」 city.yokkaichi.mie.jp
- 四日市市立博物館「開館時間・観覧料・アクセス」 city.yokkaichi.mie.jp
- 四日市市「文化財保存活用地域計画資料・古代史の舞台」 www5.city.yokkaichi.mie.jp
- 四日市市立博物館「丹羽文雄記念室」 city.yokkaichi.mie.jp
- 四日市市「四日市空襲犠牲者慰霊献花式(2026)」 city.yokkaichi.lg.jp
- 四日市市「四日市空襲と戦時下のくらし(2026)」 city.yokkaichi.lg.jp
- 四日市公害と環境未来館「四日市公害について」 city.yokkaichi.mie.jp
- 同「大気汚染」 city.yokkaichi.mie.jp
- 同「裁判・訴訟」 city.yokkaichi.mie.jp
- 四日市市「令和6年度大気環境測定結果」 city.yokkaichi.lg.jp
- 同「公害防止事業」 city.yokkaichi.mie.jp
- 三重県「三重県の石油コンビナート」 pref.mie.lg.jp
- 三重県「石油コンビナート等防災計画について」 pref.mie.lg.jp
- 四日市市「四日市コンビナートカーボンニュートラル化推進委員会」 city.yokkaichi.lg.j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