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VIVANT』 1~5화 전후의 스포일러를 포함한다.
『VIVANT』 초반, 특히 1~4화에서 주인공의 정체를 드러내는 방식은 상당히 좋다.
보통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는 장면은 ‘히어로 각성’이 된다.
사실은 강했다.
사실은 특수부대 소속이었다.
사실은 전부 읽고 있었다.
이제 반격이 시작된다.
이런 흐름이라면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멋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VIVANT』의 노기 유스케는 조금 다르다.
멋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섭다.
노기는 어딘가 믿음직하지 못해 보이던 상사맨에서, 순식간에 ‘국가의 뒷면에서 사람을 처리하는 쪽’의 인물로 바뀐다. 히어로의 등장이라기보다 어둠 쪽 간부가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에 가깝다.
그리고 그 정체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는 인물이 야마모토 타쿠미다.
야마모토는 완전히 외부에 있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마루비시상사 안에 있던 인물이며, 노기와는 동기·동료에 가까운 거리에서 지내던 사람이다. 그런 야마모토가 별반에 의해 ‘배제’된다.
이 지점이 잔혹하다.
이 글에서는 『VIVANT』 1~4화의 정체 공개를 야마모토의 배제, 쿠로스의 시점에서 본 노기와 F, 오타 리호의 피해자성까지 포함해 정리한다.
1. 1~3화의 노기는 ‘사건에 휘말린 상사맨’처럼 보인다
초반의 노기는 겉으로 보면 완전히 사건에 휘말리는 타입의 주인공이다.
오송금 사건에 휘말린다.
발카에서 쫓긴다.
노자키에게 이끌려 다닌다.
드럼에게 도움을 받는다.
카오루와 자민과 엮인다.
F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노기는 어딘가 미덥지 못하다.
시청자의 눈에는 노기가 ‘뭔가 비밀은 있을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는 사건에 휘말린 선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런데 곳곳에서 이상할 정도로 뛰어난 감각과 판단이 튀어나온다.
평범한 상사맨치고 생존 능력이 너무 높다.
위기 상황을 읽는 감각이 묘하게 날카롭다.
겁이 많아 보이다가 갑자기 냉정한 판단을 한다.
F가 나오면 다른 사람처럼 변한다.
이 작은 위화감들이 4화의 정체 공개로 이어진다.
1~3화는 노기를 약하게 보이게 하기 위한 준비 구간이다. 그리고 4화에서 그 약함이 연기였던 것인지, 아니면 본성의 다른 층이 따로 있었던 것인지 시청자의 인식이 뒤집힌다.
2. 야마모토 장면은 ‘주인공 각성’보다 ‘흑막 등장’에 가깝다
4화의 야마모토 장면은 정체 공개 장면으로서 매우 강하다.
쿠로스가 야마모토 편인 것처럼 보인다.
야마모토는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쿠로스는 별반 쪽이다.
그리고 노기가 나타난다.
여기서 밝혀지는 것은 단순히 ‘노기가 강하다’는 사실이 아니다.
노기는 국내외에서 민간인 사이에 섞여 정보 활동을 하는 비공식 조직인 별반의 인물이다.
쿠로스도 별반이다.
야마모토는 텐트의 모니터다.
그리고 야마모토는 노기와 쿠로스에 의해 ‘배제’된다.
이 단어가 강하다.
체포가 아니다.
구속도 아니다.
설득도 아니다.
보호도 아니다.
배제다.
공식 5화 줄거리에서도 노기는 쿠로스와 함께 야마모토를 배제한 인물로 정리되고, 이후 노자키가 야마모토의 죽음에 위화감을 느끼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즉 작품의 구성상으로도 야마모토는 ‘죽음을 동반한 처리’의 대상이 된다.
이 순간 노기는 히어로가 아니라 국가의 어두운 면을 담당하는 인물로 모습을 드러낸다.
악을 쓰러뜨리는 선이 아니다.
악이라고 판단한 대상을 처리하는 더 크고 차가운 폭력이다.
3. 야마모토가 사라지는 장면이 잔혹한 이유
야마모토는 잘못을 저질렀다.
텐트의 모니터이며 오타 리호를 이용했고, 오송금 사건에도 관련되어 있다. 결코 아무 잘못 없는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야마모토가 제거되는 장면의 잔혹함은 그가 악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잔혹한 이유는 야마모토에게 일상 속 얼굴이 있었다는 것이다.
야마모토는 마루비시상사 직원이다.
에너지사업부 과장이다.
노기와 같은 회사에 있다.
동기·동료에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해 왔다.
시청자에게도 한 번쯤은 ‘아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배치가 있었다.
그 사람이 국가의 뒷면에 의해 처리된다.
보통의 형사 드라마라면 야마모토는 공안에게 몰리고 체포된다. 증거를 확보한 뒤 사법 절차로 넘어간다. 노자키가 “끝이다, 야마모토”라고 말하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VIVANT』은 다르다.
공안보다 먼저 별반이 온다.
정보를 뽑는다.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배제한다.
이 구조가 무섭다.
야마모토는 적이어서 쓰러졌다기보다 위험 요소이기 때문에 삭제된 것처럼 보인다.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 안의 위협.
동료가 아니라 국가에 해를 끼치는 이물질.
대화할 대상이 아니라 처리할 대상.
이 차가움이 별반의 정체를 한 번에 보여준다.
4. 야마모토는 노기의 친구였을까
야마모토가 노기에게 정말 친한 친구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완전히 무관한 외부의 적’은 아니었다.
같은 회사에 있었다.
동기·동료에 가까운 거리감이 있었다.
평범하게 대화했다.
일상의 얼굴을 공유했다.
그래서 야마모토의 배제에는 독특한 불쾌함이 남는다.
전장에서 적병을 쓰러뜨리는 것과 다르다.
멀리 있는 테러리스트를 쓰러뜨리는 것과도 다르다.
회사에서 마주치던 사람을 자신의 뒷얼굴로 처리한다.
이게 무섭다.
노기의 입장에서 야마모토는 일본에 해를 끼치는 텐트의 모니터다. 별반의 논리에서는 배제 대상이 된다.
하지만 겉의 노기에게 야마모토는 마루비시상사의 동료이기도 하다.
여기서 노기의 이중성이 드러난다.
겉의 노기는 상사맨.
뒤의 노기는 별반.
겉의 세계에서는 아는 사람.
뒤의 세계에서는 처리 대상.
이 이중성이야말로 『VIVANT』 초반의 정체 공개가 악역처럼 보이는 이유다.
한때 가까웠을 수도 있는 사람이라도 국가에 해를 끼친다고 판단되면 없앨 수 있다.
노기의 무서움은 여기에 있다.
5. ‘자백제’는 좀 웃기지만 연출 장치로는 매우 강하다
야마모토 장면에서 또 하나 강렬한 것이 이른바 자백제다.
창작물의 장치로 보면 기능이 매우 명확하다.
별반은 평범한 수사기관이 아니다.
합법적 절차만으로 증거를 쌓는 조직이 아니다.
국가의 뒤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불법에 가까운 수단도 사용한다.
그 사실을 단번에 보여주는 장치가 자백제다.
다만 현실에서 ‘자백제’ 또는 ‘진실의 약’이라고 불린 물질은 영화처럼 진실을 확정해 주는 장치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그런 이름으로 거론된 물질에는 티오펜탈이나 아모바르비탈 같은 바르비투르산계 약물이 있다. 이런 약물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진정·수면 계열 약물이며, 말이 많아질 가능성은 있어도 오직 진실만 정확히 말하게 만드는 약은 아니다.
문제도 많다.
판단력이 떨어진다.
암시에 취약해질 수 있다.
기억이 섞일 수 있다.
질문자가 원하는 방향에 맞춰 답할 수 있다.
거짓말이나 작화가 나올 수 있다.
진술의 신뢰성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즉 현실적으로는 ‘진실을 말하게 하는 약’이라기보다 ‘말을 더 쉽게 하게 만들 수 있지만 동시에 그 내용의 신뢰성도 망가뜨릴 수 있는 약’에 가깝다.
그래서 실제 수사 수단으로는 매우 문제가 크다.
하지만 드라마 연출로는 강하다.
야마모토에게 자백제를 사용함으로써 별반은 ‘정의로운 수사팀’이 아니라 ‘뒤에서 처리하는 조직’처럼 보인다. 노기가 평범한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도 한 번에 전달된다.
중요한 것은 자백제 자체의 현실성보다 그런 수단을 실제로 써 버리는 조직이라는 사실이다.
6. 쿠로스가 보는 노기와 F는 평범하게 무서울 것이다
쿠로스는 별반이며 노기의 후배·파트너 같은 위치에 보인다.
그래서 쿠로스는 노기의 뒷얼굴을 알고 있다. 노기가 단순한 상사맨이 아니라는 것도, 임무 중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F의 존재는 평범하게 무서울 것이다.
쿠로스에게 노기는 대략 이렇게 보일 가능성이 있다.
평소에는 온화하다.
회사원으로서 아무 문제 없이 기능한다.
그런데 임무 중 갑자기 눈빛이 달라진다.
판단이 차가워진다.
가끔 누군가와 대화하는 듯한 틈이 생긴다.
머릿속에서 다른 인격과 회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임무 수행 능력은 비정상적으로 높다.
이건 꽤 무섭다.
쿠로스는 F를 ‘노기 씨의 전투용 OS’ 같은 것으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다.
“무서운데... 이거 아무리 봐도 다른 인격 아닌가...?”
하지만 묻기도 어렵다.
괜히 물었다가 F가 “뭐가 문제지?”라는 압박으로 돌아올 것 같다.
쿠로스: “노기 씨, 그... F는 역시 다른 인격인 겁니까?”
노기: “...”
F: “무슨 문제라도 있나?”
쿠로스: “아, 아닙니다. 임무에 지장만 없으면 괜찮습니다.”
이렇게 될 것 같다.
쿠로스의 처세술은 아마 이런 식이다.
- 노기가 혼잣말을 해도 못 들은 척한다
- 갑자기 눈빛이 바뀌면 지시를 기다린다
- F처럼 보일 때는 쓸데없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 임무에 지장이 없으면 보지 못한 것으로 처리한다
- 평소의 노기로 돌아오면 물어보려고 했다가 결국 묻지 않는다
별반의 인사 제도가 평범할 것 같지는 않다.
일반 회사라면 명백히 정신건강 점검 대상일 수 있다. 하지만 별반에서는 임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면 그대로 운용될 가능성이 있다.
‘성격에 문제 있음’이 아니라
‘특수한 내장 보조 시스템 보유’
정도의 취급일지도 모른다.
7. 오타 리호는 왜 여러 남자와 관계가 있었던 것처럼 보였을까
오타 리호의 배치도 꽤 복잡하다.
초반만 보면 오타는 ‘수상한 여자’처럼 보인다.
오송금 사건에 관련되어 있다.
블루 워커라는 뛰어난 해커다.
회사 안의 여러 남성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시청자는 한 번 오타를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뒤의 정보를 알고 보면 오타는 상당히 피해자 쪽에 가깝다.
공식 인물 소개에서도 오타는 ‘블루 워커’이자 마루비시상사 재무부의 인물로 배치된다. 야마모토는 ‘텐트의 모니터’이자 마루비시상사 에너지사업부 1과 과장이다.
즉 오타는 해킹 능력을 지녔고, 야마모토는 그 능력을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극의 흐름을 보면 오타는 야마모토에게 정체나 약점을 잡히고, 마루비시에 들어오게 된 뒤 오송금에 관여하도록 강요받으며, 나중에는 입막음처럼 감금까지 당한 것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오타의 남성 관계는 단순한 자유분방함보다 생존을 위한 행동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8. 오타의 남성 관계는 ‘자유분방함’보다 ‘자기보호·후원자·도피처 찾기’에 가깝다
오타가 여러 남성과 관계가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데에는 몇 가지 요소가 겹친다.
먼저 시청자를 향한 미스리드가 있다.
“오타는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가?”
“진짜 흑막은 누구인가?”
“나가노 전무인가?”
“야마모토인가?”
“다른 직원인가?”
이 의심을 만들기 위해 오타 주변에 여러 남성이 배치된다.
다음으로 오타 자신의 자기보호가 있다.
야마모토에게 약점을 잡혀 있다.
범죄에 휘말려 있다.
도망갈 곳이 없다.
회사 안에서 고립되어 있다.
자신을 지켜 줄 후원자가 필요하다.
이 상황이라면 회사 안에서 권력이나 정보를 가진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단순한 연애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특히 나가노 전무와의 관계는 깨끗하고 단순한 관계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오타 쪽에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지켜 줄 사람을 확보하기 위한 보험’으로 읽을 여지가 있다.
그래서 오타는
‘여러 남자와 놀고 다닌 여자’
라기보다
‘야마모토에게 협박당하고 이용당하면서 도망갈 길을 찾던 여자’
로 보면 더 자연스럽다.
물론 이것이 오타에게 모든 선택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야마모토의 지배와 착취를 무시한 채 ‘남자관계가 많은 여자’라고만 보는 것은 지나치게 얕다.
초반에는 수상한 여자로 배치되지만, 뒤에서 보면 상당히 망가질 뻔한 쪽에 가깝다.
9. 야마모토가 가장 강한 가해자로 보이는 이유
야마모토의 잔혹함은 적 조직의 모니터라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평범한 회사원 얼굴로 일상에 숨어 있다.
동료의 얼굴로 노기 가까이에 있다.
오타의 약점을 잡고 능력을 이용한다.
쓸모가 없어지면 입막음을 시도한다.
도망칠 때는 자기만 살아남으려 한다.
이 ‘일상적인 얼굴을 한 가해자’라는 느낌이 특히 불쾌하다.
멀리 있는 테러리스트보다 회사 안에 있는 야마모토 쪽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싫게 느껴질 수 있다.
동시에 야마모토가 별반에게 처리되는 방식 때문에 시청자는 그에게 아주 조금은 불편한 동정의 여지도 느낀다.
살려 달라고 한다.
약물을 투여당한다.
결국 배제된다.
이 장면만 보면 별반이 지나치게 잔혹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전에 야마모토가 오타에게 한 일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장 강한 가해성을 짊어진 인물은 야마모토다.
이 균형이 좋다.
야마모토는 가해자다.
그러나 처리 방식도 잔혹하다.
그래서 시청자는 단순히 “잘됐다”로 끝내기 어렵다.
야마모토는 나쁘다.
하지만 노기 일행도 무섭다.
두 감정이 함께 남는다.
10. 『VIVANT』 초반의 재미는 정의가 깨끗하지 않다는 데 있다
『VIVANT』 1~4화의 정체 공개가 좋은 이유는 정의가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안은 법의 편에 있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별반은 국가를 지키는 편에 있다.
하지만 수단이 잔혹하다.
텐트는 적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단순한 악으로만 볼 수 없는 면도 드러난다.
이 시점부터 이미 선악은 흐릿하다.
야마모토는 악인이다.
오타는 수상해 보이지만 피해자이기도 하다.
노기는 주인공이지만 사람을 배제할 수 있다.
쿠로스는 믿음직한 후배지만 야마모토를 속이고 구속하는 쪽이다.
F는 노기를 돕는 내면의 존재지만 표정과 압박감이 평범하게 무섭다.
그래서 재미있다.
‘누가 아군인지 모른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군이라고 알아도 안심할 수 없다’는 데까지 간다.
노기가 아군 쪽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아군이라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국가를 지킨다고 친절한 것도 아니다.
악을 쓰러뜨린다고 선한 사람인 것도 아니다.
이 불온함이 야마모토 장면에 응축되어 있다.
11. 야마모토의 배제는 ‘이 드라마는 체포극이 아니라 처리극이다’라는 선언이다
야마모토의 죽음은 단순한 캐릭터 퇴장이 아니다.
드라마의 장르가 바뀌었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전까지 시청자는 오송금 사건의 흑막을 찾는 이야기를 보고 있었다. 회사, 공안, 해외 도피, 음모. 규모는 크지만 아직 ‘사건 해결물’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야마모토가 배제되는 순간 이야기는 다른 층으로 올라간다.
이건 체포극이 아니다.
사법기관에 넘기는 이야기도 아니다.
증거를 모아 재판에 세우는 이야기도 아니다.
국가의 어두운 부분이 국가에 해를 끼친다고 판단한 존재를 처리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처리를 하는 사람이 주인공이었다.
이때부터 시청자가 노기를 바라보는 방식이 바뀐다.
믿음직하지 못한 상사맨.
사건에 휘말린 선한 사람.
수수께끼 같은 내면을 지닌 주인공.
그렇게 보였던 사람이 갑자기 ‘국가의 면역계’처럼 일어선다.
이 전환이 매우 강하다.
12. 정리: VIVANT 초반은 주인공의 정체를 ‘악역이 등장하는 방식’으로 공개한다
『VIVANT』 1~4화의 정체 공개는 꽤 특이하다.
노기의 정체는 주인공의 강함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밝혀진다. 하지만 연출은 히어로보다 악역의 등장에 가깝다.
쿠로스가 나타난다.
야마모토를 속인다.
구속한다.
이른바 자백제를 사용한다.
정보를 뽑는다.
배제한다.
그리고 노기가 별반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 순서만 보면 완전히 어둠 쪽 간부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그래서 좋다.
노기는 주인공이지만 ‘정의의 편’ 같은 방식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국가의 뒷처리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야마모토는 악인이다.
하지만 야마모토를 없앨 수 있는 노기도 무섭다.
쿠로스는 믿음직한 후배다.
하지만 쿠로스가 보더라도 노기와 F는 아마 무서울 것이다.
오타는 수상한 여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뒤에서 보면 야마모토에게 이용당한 피해자성이 강하다.
이 흐릿함이 『VIVANT』 초반의 장점이다.
선악이 단순하지 않다.
아군도 무섭다.
정의도 더럽다.
일상의 동료가 적이고, 주인공이 처리반이다.
그래서 야마모토 장면은 잔혹하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시청자는 이해하게 된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사건 해결물이 아니다.
이제부터는 국가의 뒷면을 다루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