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가 취미라고 했다가 둘이 하프마라톤까지 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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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에서 나온 작은 허세가 21km 달리기로 커졌다. 서로를 배려하던 두 사람이 결국 한강에서 하게 된 일까지.

소개팅 자리에서 취미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다. 달리기라고 답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전력 질주한 기억이라고는 닫히는 지하철 문을 향해 뛴 것 정도인데 말이다.

그런데 상대가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도 달리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제 정정하기엔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한국어로 올라온 SNS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첫 만남 다음 일정이 한강 5km

헤어질 때 상대는 한강에서 함께 달리자고 제안했다. 게시물 속 첫 5km 달리기에서 화자는 2km쯤부터 버거워졌다. 상대는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말하며 속도를 맞췄고, 끝까지 앞서 나가지 않았다.

이때 상대의 운동화가 거의 새것처럼 보였다. 화자는 그저 신발을 무척 깨끗하게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연애 감정이란 신기하다. 새 신발도 베테랑의 장비로 읽히게 만든다.

작은 허세에 참가비 5만 원이 붙다

여기서 솔직하게 말하고 산책을 해도 됐을 것이다. 그런데 11월 하프마라톤에 같이 나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화자는 좋다고 답하고 5만 원을 냈다.

그날부터 퇴근 후 달리기가 시작됐다. 5km를 31분에 뛴 기록도 생겼다. 두 사람은 약 두 달 동안 매주 달린 인증 사진을 주고받았다. 취미라고 거짓말한 것을 지키려다가 취미를 실제로 수행하는 상황. 이쯤 되면 소개팅이 아니라 동호회 창단식이다.

대회 날에는 두 사람 모두 무릎에 테이핑을 했다. 초반에는 함께 뛰다가 떨어졌고, 15km 지점 근처에서 지친 채 걷던 상대를 다시 만났다.

15km를 뛰고 나서야 드디어 진실이

그곳에서 둘은 거의 동시에 달리기가 사실 싫다고 털어놓는다. 상대도 처음부터 러닝 애호가가 아니었다. 상대 역시 프로필에 적힌 달리기라는 말을 보고 분위기를 맞췄던 것. 새 운동화는 반전의 복선이었다.

상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양쪽에서 작동한 끝에, 달리기를 안 좋아하는 사람 둘이 21.0975km 대회에 함께 서게 됐다. 배려가 이렇게 체력을 요구할 줄이야.

게시물에 따르면 기록은 3시간 4분. 둘 다 완주 메달을 받았다.

지금은 일요일마다 무엇을 할까

이야기 속 두 사람은 교제 8개월째다. 여전히 일요일 아침이면 한강에서 만난다. 다만 이제는 뛰지 않고 걸으며 빵을 먹는다. 메달 두 개도 함께 걸려 있다고 한다.

결국 함께하고 싶었던 것은 러닝이 아니라 서로였던 셈이다. 그걸 확인하기까지 꼭 하프마라톤이 필요했을까? 처음부터 빵 사서 걸었으면 됐잖아.

이 내용은 SNS에 소개된 이야기이며 실제 인물과 대회 기록은 별도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서로를 위한 허세가 정확히 같은 방향으로 달렸다는 반전만큼은 훌륭하다.

출처: 원문 게시물 1편, 이어지는 글, 국제육상연맹 하프마라톤 거리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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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일상의 불편함을 구조화해 이해하기 쉬운 다음 행동으로 연결하는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