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하는 사람이 집에 찾아왔다. 심지어 부탁할 게 있단다.
그런데 기사 하리주가 꺼낸 말은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
마녀 로제는 그 자리에서 혼자 실연을 선고한다.
잠깐만. 지금 들은 건 주문이지, 청첩장이 아니잖아.
애니메이션 1화 「마녀와 실연의 사랑의 묘약」은 애틋한 짝사랑으로 시작한다. 공식 소개도 실연에서 시작하는 사랑 이야기라고 한다. 하지만 주문서를 차분히 살펴보면 핵심 정보가 빠져 있다.
그래서 누가 마시는데?
원작 첫 장면에서 하리주는 묘약을 부탁하지만, 마실 사람과 그 사람이 좋아하게 될 상대, 필요한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
본인이 마시려는 걸까? 누군가에게 줄 선물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 부탁을 대신 처리하는 걸까?
로제는 이런 질문을 건너뛰고 곧장 “그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난 끝났어”로 달려간다.
재료와 값, 만드는 시간은 따지는 마녀가 정작 가장 중요한 사용 목적은 묻지 않는다.
제조 실력은 만렙. 연애 정보 수집은 0점.
혹시 왕실 심부름이라면?
이건 작품의 정답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상이다.
정략결혼을 앞둔 왕자가 미래의 아내에게 도무지 사랑이 생기지 않아 고민한다고 치자. 왕자는 자신의 의지로 묘약을 마시면 마음이 달라질지 궁금해한다.
왕자: “내가 그분을 좋아할 방법은 없을까?”
기사: “제가 구해 오겠습니다.”
하리주: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 주시오.”
로제: “실연했다…….”
아니, 왕실 결혼 문제에 왜 마녀 혼자 삼각관계를 만들고 있어!
물론 실제로 왕자가 그런 부탁을 했다는 근거는 없다. 묘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여기서는 확실치 않다. 핵심은 간단하다. 기사가 주문했다고 기사의 연애사가 확인되는 건 아니다.
“그럼 네가 쓰면 되잖아!”
로제 자신이 묘약을 만들 수 있으니 짝사랑에 써 보면 어떨까?
그런데 하리주 몰래 먹여 마음을 바꾼다면 이야기는 순식간에 ‘호수의 마녀, 기사에게 수상한 약을 먹이다’라는 사건물이 된다. 사랑을 이루려다가 장르부터 바꿔 버리는 셈이다.
반대로 하리주가 직접 마실 건지, 다른 사람을 위해 가져가는 건지부터 아직 모른다.
판단이 너무 빠른 마녀
《귀멸의 칼날》의 엄격한 스승이 로제의 판단을 검토한다면 이럴지도 모른다.
- 복용자: 확인 안 됨
- 사랑의 상대: 확인 안 됨
- 의뢰 목적: 확인 안 됨
- 실연 판정: 확정
결론이 너무 빠르잖아!
그래도 로제의 마음은 이해된다. 좋아하는 사람이 사랑의 묘약을 찾는 순간, 머릿속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순식간에 완성된다. 그래서 애틋하고, 그래서 귀엽다.
하지만 로제야. 실연 신고서를 내기 전에 묘약의 용도부터 물어보자.
참고와 구분
- 애니메이션 공식 줄거리
- 무츠하나 에이코의 원작 첫 장
- 왕실의 의뢰와 스승의 반응, 사건 기사 표현은 상상 속 농담이며 공식 줄거리나 대사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