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신사에는 규칙이 하나 있다. 누군가 어둠을 가리키면 그쪽을 보면 죽는다.
홀로 사는 젊은 남자의 아파트 근처에 작은 신사가 있었다. 문은 기울어졌고 헌금함에는 흙이 쌓여 있었다. 이름이 새겨진 나무판의 글자는 검게 지워져 있었다. ███님.
누구에게서 그 이름을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금기는 알고 있었다. 밤에 신사 근처에서 누군가 어떤 행동을 하면 먼 곳에서 무언가가 다가온다. 그리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에 나타난다. 그쪽을 보면 죽는다.
왜 알고 있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날 밤 남자는 집에 온 여자를 성폭행하려 했다. 여자는 강하게 저항하다 현관으로 도망쳤다. 남자는 뒤쫓았다.
여자는 맨발로 달리며 휴대전화를 만졌다. 인스타그램에서 남자를 차단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남자도 쫓아가면서 그녀를 차단하려 했다. 왜 하필 지금일까? 엄지만 계속 움직였다.
여자는 신사 앞에서 멈췄다.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땅에 손을 댔다. 기도인지 의식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자 길이 짧아졌다.
멀리 있던 전봇대가 소리 없이 가까워졌다. 그다음 전봇대도. 누가 걸어오는 게 아니었다. 거리 자체가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여자가 일어나 어둠을 가리켰다.
남자는 무심코 고개를 돌릴 뻔했다. 보면 죽는다. 가로등 밑만 노려보았다. 시야 구석에서 전봇대보다 가늘고 집보다 높은 무언가가 일어서는 듯했다.
그가 여자를 붙잡으려 손을 뻗었다. 여자가 피하는 순간 손가락이 아까보다 길어졌다는 걸 알았다. 손목은 반대로 꺾여 있었다. 얼굴은 그대로인데 숨소리는 남자의 바로 뒤에서 들렸다.
언제부터 저렇게 된 걸까?
고개를 들려는 순간 머리 위에서 천이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남자가 처음 여자에게 덮쳐 들었던 각도 그대로, 훨씬 거대한 무언가가 두 사람을 덮쳤다.
도망친 여자와 쫓던 남자는 똑같은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남자는 끝까지 위를 보지 않았다. 발이 땅에서 떨어졌고, 자신을 들어 올리는 것에는 손 같은 게 없다는 사실만 느꼈다.
휴대전화가 길에 떨어졌다. 화면에는 질문이 남아 있었다.
"이 계정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위쪽 어둠에서 손가락 하나가 뻗어 나왔다.
이번에는 아래를 가리키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