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 본 혼자 이자카야는 생각보다 자유로웠다
더운 날씨에 걸어서 가게에 들어가 차가운 맥주를 한 잔 마신다. 주변에서는 여럿이 서로 말을 끊어 가며 떠들고 있지만, 나는 혼자라서 내 속도대로 마시고, 필요하면 AI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된다. 오기 전에 밥을 조금 먹고 와서 안주를 많이 시킬 필요도 없다.
가게에서 나온 금액은 소액이었다. 집에서 먹은 것과 돌아오는 길의 아이스크림까지 합쳐도, 여럿이 마신 날의 몇 분의 일밖에 안 됐다. 만족감은 쓴 돈에 비례하지 않는다. 오히려 목표를 '많이 마시기'가 아니라 더운 날의 한 잔, 가게의 분위기, 약간의 색다른 기분으로 좁혔더니 효율이 올라갔다.
한 잔으로 충분한 날에는 추가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몇 잔씩 마셔도 괜찮았다 해도, 오늘 몸 상태가 그때와 같다는 보장은 없다. 취하는 정도는 식사, 마시는 속도, 체격, 컨디션, 평소 음주 습관에 따라 달라진다. 빈속이면 알코올 흡수가 빨라져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기 쉽다. [4][5]
더운 날 한참 걷고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차가운 맥주를 빨리 마시면, 한 잔만으로도 세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럴 때 "예전엔 더 마셨는데" 하면서 한 잔을 더 시키는 건 위험하다. 과거에 마셨던 양이 오늘의 안전한 양은 아니다.
한 잔으로 기분이 충분히 바뀌었다면, 그건 모자란 게 아니라 가장 적은 비용으로 목적을 이룬 상태다.
혼자 마실 때의 비용 구조
여럿이 마시는 술자리가 비싸지기 쉬운 건 단순히 사람 수 때문만은 아니다.
- 상대에게 맞추다 보니 두 번째, 세 번째 잔으로 넘어간다
- 요리를 여러 개 시킨다
-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 2차를 가게 된다
- 대화가 끊기는 틈을 술로 메운다
혼자 마실 때는 만족한 순간 바로 끝낼 수 있다. 가게에서 한 잔, 집에서 간단히 먹고, 돌아오는 길에 아이스크림. 이렇게 나눠 놓으면 이자카야에서 저녁 식사를 전부 해결할 필요가 없다.
이 방식은 호화로운 외식이 아니라 집밥에 작은 외출을 얹은 하이브리드형이다.
안전하게 마무리하는 것까지가 경험
적은 양인데도 취기가 돌면 물을 마시고, 추가 주문을 멈추고, 운전이나 자전거는 피한다. 알코올은 짧은 시간에 흡수되지만, 분해 속도를 갑자기 높일 방법은 없다. [4][5]
혼자 마시면 몸 상태가 변해도 주변 사람이 알아채기 어렵다는 게 약점이다. 그래서 끝내는 기준을 미리 정해 둔다.
- 한 잔으로 충분하면 거기서 끝낸다
- 물과 음식을 먹는다
- 집에 가는 길을 짧게 잡는다
- 심한 구역질, 두근거림, 휘청거림이 있으면 계속 걷지 않는다
적은 예산으로 만족한 밤은 싸서 성공한 게 아니다. 내 속도로 시작하고, 내 상태를 살피며 끝낼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