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상사가 즉흥적으로 업무를 추가하는 게 싫었다. 그런데 정액제 AI에 돈을 내자 직접 새 업무를 끝없이 만들고 있었다.
“일 끝났으면 퇴근하게 해 주지. 왜 또 일을 만들어?”
그렇게 생각하던 사람이 이제 AI에게 말한다. “게임 만들어 줘. 글도 써 줘. 잠깐, 글 자체를 이상한 부분 찾기 게임으로 만들면? 아, 또 생각났어!”
메모장은 아이디어 저장소에서 AI 개발팀의 업무 지시서로 변했다.
그리고 무서운 말이 나온다. “월정액 냈으니까 이용 한도까지 써야 본전이지!”
어라, 내가 싫어하던 그 상사잖아.
아이디어가 바로 업무가 된다
예전에는 게임을 만들려면 조사하고 코드를 쓰고 테스트하고 고쳐야 했다. 그래서 재미있는 생각도 '언젠가' 목록에 남았다.
AI가 도와주면 호러 게임을 보고 직접 만들고, 관련 글을 쓰고, 글 안에 숨은 변화를 찾는 놀이까지 이어진다. 기획팀은 즐겁다. 개발팀이 사람이었다면 휴가 일정을 확인했을 것이다.
정액 요금이 마음을 바꾸는 방식
이미 한 달 요금을 냈다. 포함된 한도 안에서 한 번 더 부탁한다고 기본 월요금이 늘지는 않는다. 남은 주간 한도를 다음 주로 저축할 수도 없다.
Claude 공식 안내는 유료 요금제의 시간별·주간 사용 제한과 작업에 따른 소모량 차이를 설명한다.
2006년 요금제 선택 연구에서는 사용량에 따라 건별 결제가 더 저렴하더라도 정액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있었다. AI의 한도 소진 욕구를 직접 실험한 결과는 아니지만, 이미 돈을 냈다는 안도감을 이해할 단서다.
머릿속 공식은 재밌겠다 → AI가 할 수 있다 → 이미 결제했다 → 또 시키자!
상사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옳다는 것은 다르다
과거의 나: “일 끝났으면 집에 보내 줘.”
현재의 나: “고정비를 냈는데 놀리면 아깝지.”
이제야 고정 비용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은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다. 공포 게임의 괴물은 이용량 화면에 숨어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급여는 삶 전체를 사는 가격이 아니다. 사람에겐 휴식과 자율성이 있다. AI는 약관과 기술적 제한이 있는 서비스다. 상사의 심리를 이해했다고 과도한 업무 지시까지 옳아지는 건 아니다.
이용률 100%, 완성품 0개
한도를 모두 쓰는 게 목표라면 미완성 시제품 열 개와 끝없는 수정만 남을 수 있다.
AI: “이번 주 한도가 거의 찼습니다.” 사람: “완성한 건 뭐야?” AI: “진행 보고서를 개선했습니다.”
많이 보던 회사다.
중요한 것은 실제 완성품, 다시 고치는 데 쓴 시간, 결과의 가치다. 한도가 남아도 좋은 작품이 나왔다면 충분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또 한마디가 나온다.
“이 이야기 자체를 글로 쓰면 재밌겠다!”
상사를 이해하자마자 또 일을 늘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