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격식은 높게, 소재는 낮게, 논리만 이상할 정도로 정확하게
AI에게 “재미있게 써”라고만 하면 웃음의 구조 대신 ㅋㅋㅋ 같은 웃음 표시를 붙이기 쉽다. 더 안정적인 방식은 **불일치(incongruity)**를 설계하는 것이다. 독자가 예상하는 의미 세계 A를 세운 뒤 멀리 떨어진 세계 B로 보내되, 나중에 “아니, 말은 되네”라고 이해할 수 있는 논리적 다리 하나를 남긴다.[1][2] 대부분의 문체는 한 톤을 유지하고 일부 표현만 전혀 다른 register에서 튀어나오는 register humour도 이번 구조와 매우 가깝다.[3]
표본은 DDD: Dopagaki Driven Development [4]와 PDCA: Pachinko / Dopamine / Charge / Atonement, 즉 일본어식으로 ‘파친코·도파민·과금·반성’이다. 핵심은 전문용어를 부수는 게 아니다. 전문용어의 외형을 지나치게 성실하게 보존한 채, 내용만 생활감 넘치게 망가뜨린다.
형식은 ISO급, 내용은 파탄 상태. 그런데 품질보증은 통과한다.
1. 아무것도 개선하지 않는 PDCA
실제 PDCA는 Plan–Do–Check–Act를 반복하며 지속적 개선을 수행하는 4단계 모델이다.[5] 그런데 패러디는 다음과 같이 돈다.
파친코 → 도파민 → 과금 → 반성 → 다시 파친코.
- 분류: 순환형 의사결정 모델
- 주요 서식지: 역 주변, 번화가
- 번식 문구: “오늘은 복구할 수 있다”
- 천적: 계좌 알림, 다음 날 아침, 가계부
- 보전 상태: 현재도 가동 중
PDCA로서는 정상 작동한다. 개선만 하지 않는다. 단순히 P-D-C-A에 단어 네 개를 끼운 게 아니라 순환과 인과까지 보존했다. 기존 단어나 이름에 나중에 이니셜이 맞는 표현을 붙이는 말장난은 backronym과 가깝다.[6]
2. DDD, 하지만 거버넌스가 수상하다
원래 Domain-Driven Design은 비즈니스 도메인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접근으로, strategic/tactical design, bounded context, domain model, ubiquitous language 등을 다룬다.[7]
그런데 Dopagaki Driven Development는 세 글자 약자, 영어 정식명, 개발 방법론, 기술 발표 슬라이드라는 껍데기를 완벽하게 유지한다. 내용은 “AI가 만든 코드를 전부 신뢰(?)하고 속도를 추구한다”는 식이다.
작은 **‘(?)’**가 중요하다. 물음표가 없으면 그냥 무모하다. 물음표가 있으면 작성자의 이성이 0.5초 동안 돌아와 “이거 괜찮나?”라고 묻는다. 그리고 정책은 변하지 않는다.
Domain-Driven Design을 기대했는데 Dopagaki Driven Development가 나오고, 위험함을 당사자도 인지하는 듯한데 그대로 가속한다. 전문 형식을 망가뜨린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존중한 것이 웃음의 엔진이다.
3. 불일치에는 ‘돌아오는 다리’가 필요하다
불일치 이론은 기대와 결과의 어긋남에 주목한다.[1] 하지만 “회의가 시작됐고 냉장고가 목성이 됐다”는 그저 무작위다.
반면 “AI로 작업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남은 시간으로 AI 사용법 회의를 두 시간 했다”는 다음 구조가 있다.
- A: AI → 효율화
- B: AI → 도입 회의 증가
- 다리: 새 기술은 교육·운영·거버넌스 비용을 실제로 만든다
Suls 계열의 incongruity-resolution 모델에서는 먼저 어긋남을 감지하고, 뒤이어 새로운 해석을 찾아 앞의 정보와 연결한다.[1]
“뭐야 이게” → 0.5초 → “아니, 말은 되네”
GTVH도 script opposition뿐 아니라 logical mechanism, situation, target, narrative strategy, language 등을 함께 본다.[2][8]
4. 격식과 생활감의 충돌: register humour
Venour, Ritchie, Mellish는 대부분의 텍스트가 한 스타일을 유지하다 일부가 전혀 다른 register로 튀는 유머를 분석한다.[3]
본 개체는 해질 무렵 활동성이 증가하며 편의점에서 푸딩을 포식하는 행동이 관찰된다.
사실은 밤에 푸딩을 사 먹는 것뿐인데 문체는 자연사박물관이다.
마왕, 동네 회비를 납부한다.
신, 아파트 관리위원이 된다.
세계를 Excel로 관리한다.
죽음을 PDF로 변환한다.
웃음은 신화 레이어와 생활 행정 레이어가 같은 문법으로 연결되는 사고에서 나온다. 격식은 높은 곳을 만들고, 일상은 낙차를 만들고, 논리는 착지를 담당한다.
5. 만자이로 보면: 일탈과 수리
일본의 만자이 연구에서도 웃음을 에러, 비효율성, 비정합성의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가 있다.[9]
A “AI 넣으면 일이 절반이 된대.”
B “좋네.”
A “그래서 AI 도입 회의를 주 3회 하자.”
B “일이 늘었잖아.”
A “회의록은 AI가 써.”
B “그럼 회의를 없애.”
A “그걸 결정할 회의가 필요해.”
B “그냥 회사를 AI한테 줘.”
문장에서는 독자가 혼자 츳코미를 하게 만들 수도 있다.
회의 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신규 회의체를 설치했다.
독자에게 설명할 여백을 남겨야 한다. 작가가 농담을 전부 해설하면 독자의 츳코미 담당자를 해고하는 셈이다.
6. 강한 패러디는 구조를 보존한다
DDD는 세 글자 약자, Driven Development라는 이름, 방법론의 포즈, 발표 형식을 보존한다. PDCA는 4단계, 순서, 인과, 마지막에서 처음으로 돌아가는 순환을 보존한다.
| 기준 | 약한 안 | 강한 안 |
|---|---|---|
| 의미 거리 | 가까운 영역 | 먼 영역 |
| 구조 | 단어만 변경 | 순서·인과·절차 보존 |
| 해결 가능성 | 무작위 | 나중에 의미가 통함 |
| 설명 | 농담 해설 | 독자에게 맡김 |
| 문체 | 자기가 먼저 웃음 | 끝까지 무표정 |
전제 하나만 미치게 하고, 이후 추론은 정상으로 유지하라.
7. 박물관 문체는 자동 격식 생산 장치다
박물관에는 이름, 분류, 분포, 서식지, 행동, 번식, 보전 상태라는 고정 틀이 있다.
회의 (Meetingus endlessensis)
현대 기업 전역에 분포하는 집단 의식. 보통 4~12개체가 회의실 또는 온라인에 모여 정보를 교환한다. 개체 수가 줄어도 시간이 반드시 줄지 않으며, 결론이 없으면 “이건 별도로 다시 이야기하시죠”라는 번식 행동으로 다음 회의를 생성한다.
- 분류: 반복형 집단 의식
- 서식지: 회의실, Teams, Zoom
- 천적: 명확한 의사결정권자, 아젠다, 종료시간
- 보전 상태: 멸종 징후 없음
“이것은 회의가 회의를 낳는다는 풍자다”라고 쓰는 순간 표본은 죽는다. 박물관 문체는 모든 것을 설명하되 농담의 뜻만 설명하지 않는다.
8. 문학과 우산도 같은 원리다
인류는 날씨를 지배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일단 지름 1미터 정도만 지배하기로 했다.
문명사와 우산은 멀지만 “우산 아래에서는 비와 햇빛의 영향을 줄인다”는 다리가 있다.
문학 작품을 인간의 요구사항 명세서처럼 읽고, 현대 우산으로 몇 개 요구사항을 하드웨어 처리할 수 있는지 검사하면 문학 × 요구공학 × 제품 리뷰가 충돌한다.
- 비: 대응 가능
- 여름 더위: 차광·차열 성능에 의존
- 욕심 없음: 제품으로 해결 불가
- 늘 조용히 웃음: 얼굴 모듈 미탑재
문학을 조롱하는 게 아니다. 품질보증 부서만 지나치게 진지한 것이 웃긴다.
9. benign violation: 거리를 늘리고 잔혹함은 늘리지 마라
McGraw와 Warren의 Benign Violation Theory는 규범 위반과 안전·수용 가능성이 동시에 지각될 때 유머가 생길 수 있다고 제안한다.[10] “마왕이 동네 회비를 낸다”는 기대를 위반하지만 실제 피해는 없다.
의미 거리를 늘려라. 잔혹함을 늘리지 마라.
2021년 통합 리뷰는 유머를 설명하는 심리학 이론이 20개 이상 존재하며 단순한 놀라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정리한다.[11]
10. AI에 맡기는 방법
사실은 바꾸지 않는다.
ㅋㅋ, 과도한 인터넷 슬랭, 웃음 표시로 유머를 만들지 않는다. 독자가 기대하는 의미 영역 A와 멀리 떨어진 의미 영역 B를 연결하되, 처음에는 이상하고 나중에는 논리적으로 이해되는 불일치를 만든다. 박물관 설명, 행정문서, 품질관리, 요구사양, 논문, 법령, 경영자료처럼 격식 높은 형식을 우선 시도한다. 전제 하나만 비틀고 이후 추론·인과·문체는 진지하게 유지한다. 20개 후보를 만든 뒤 ‘거리, 구조 보존, 이해 속도, 안전성’으로 평가해 상위 3개만 남긴다. 농담을 설명하지 않는다.
사실 고정 → 세계 A 정의 → 먼 세계 B 20개 → 실제 다리 하나 → 구조 보존 → 무표정 유지 → 설명 삭제 → 사실·공격성·반복 QC.
AI는 한 번에 홈런을 치는 코미디언보다 이상한 의미 연결을 20개 탐색하는 엔진으로 쓰는 편이 안정적이다.
11. 실패 패턴
- 다리가 없음: “우산을 펴자 주가가 화성이 되었다.”
- 너무 가까움: “회의가 길어서 피곤했다.”
- 이니셜만 맞춤: 구조 없는 PDCA.
- 농담을 설명: “보전 상태: 가동 중ㅋㅋ.” → 표본 사망.
- 가짜 격식: 전문용어를 아무렇게나 붙이면 논문 문체가 되지 않는다.
12. 재사용 템플릿
- 상위 존재 × 생활 제도: 마왕, 동네 회비 납부.
- 거대 개념 × 사무 처리: 세계를 Excel로 관리, 죽음을 PDF화.
- 사소한 선택 × 품질관리: 점심 메뉴 선정에 FMEA 도입.
- 일상품 × 요구공학: 우산을 ‘국소 기상 저항 장치’로 요구사항화.
- 생활 실패 × 행정: “늦잠” → “기상 시각 적정화에 관한 운영상 과제 확인.”
- 무엇이든 × 박물관: 분류, 서식지, 번식, 천적, 보전 상태.
13. 결론
강한 조합은 격식의 높이 × 소재의 생활감 × 구조 보존 × 해결 가능성 × 무표정이다. DDD는 Domain-Driven Design의 외형을 Dopagaki Driven Development 안에 보존했고, PDCA는 Plan–Do–Check–Act의 순환 구조까지 파친코·도파민·과금·반성으로 재구현했다.
멀리 떨어진 의미 영역을 찾고, 논리 다리 하나를 남기고, 원래 구조를 보존하고, 화자는 절대 먼저 웃지 마라.
- 분류: 구조 보존형 불일치 유머
- 서식지: 기술 발표, 기사, 만자이, SNS, 회사 자료
- 특징: 전제만 비정상, 추론은 정상
- 보전 상태: 증식 중
- 품질 판정: 형식 ISO. 내용 파탄. 승인.
출처
- Suls-style incongruity-resolution overview and later discussion. Incongruity-resolution cases in jokes, Lingua sciencedirect.com
- Salvatore Attardo. The General Theory of Verbal Humor. In The Linguistics of Humor: An Introduction, Oxford University Press, 2020 doi.org
- Chris Venour, Graeme D. Ritchie, Chris Mellish. Dimensions of incongruity in register humour. In The Pragmatics of Humour across Discourse Domains, 2011, pp. 125–144 doi.org
- Public social-media example that prompted the DDD discussion, posted 2026-08-30 x.com
- American Society for Quality (ASQ). What is the Plan-Do-Check-Act (PDCA) Cycle? asq.org
- Merriam-Webster. backronym merriam-webster.com
- Microsoft Learn, Azure Architecture Center. Use Domain Analysis to Model Microservices — overview of DDD, strategic/tactical design, bounded contexts, and ubiquitous language learn.microsoft.com
- Salvatore Attardo, Victor Raskin. Script theory revis(it)ed: joke similarity and joke representation model. HUMOR, 4(3–4), 1991, 293–348 doi.org
- 中田一志. 漫才の笑い:エラーと非効率性と非整合性. 『日本語・日本文化』41, 大阪大学日本語日本文化教育センター, 2014, pp. 1–35 doi.org
- A. Peter McGraw, Caleb Warren. Benign Violations: Making Immoral Behavior Funny. Psychological Science, 21(8), 2010, 1141–1149 doi.org
- Caleb Warren, Adam Barsky, A. Peter McGraw. What Makes Things Funny? An Integrative Review of the Antecedents of Laughter and Amusement.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 25(1), 2021, 41–65 doi.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