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무한리필 가게는 원가율만 본다고 굴러가지 않는다.
물론 원가율은 중요하다.
평균 식재료 원가가 가격에 비해 너무 높으면 가게는 적자가 난다.
그렇다고 원가율만 낮추려 들면 손님 만족도가 떨어진다.
- 고기가 부실하다
- 종류가 적다
- 음식이 늦게 나온다
- 디저트가 약하다
- 사진보다 실물이 별로다
- 가게 안이 지저분하다
- 주문이 번거롭다
- 다 먹고 나서 "비쌌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되면 원가율에서는 이겨도 재방문에서 진다.
무한리필 가게가 이기는 공식은 이렇다.
가보고 싶게 만드는 가치
× 식후 만족도
× 평균 원가율 관리
× 재방문·입소문
이 글에서는 가게 쪽에서 쓸 수 있는 무한리필 설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본다.
1. 가격에 비해 "갈 이유"가 있는가
우선 가격을 본 손님이 "갈 만하겠네"라고 생각해야 한다.
3500엔 안팎이면 손님은 싸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래도 돈을 낼 만하다고 느낄 이유가 필요하다.
확인할 항목은 다음과 같다.
□ 대표 메뉴가 있는가
□ 사진으로 봤을 때 맛있어 보이는가
□ 고기, 초밥, 디저트처럼 한눈에 알 수 있는 매력이 있는가
□ 집에서 따라 하기 어려운 가치가 있는가
□ 요리와 설거지를 맡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가
□ 아이와 가족이 좋아할 만한가
□ "오늘은 여기서 배불리 만족하겠다" 싶은 기대를 주는가
가격이 높아도 괜찮다.
다만 왜 높은지를 보여 줘야 한다.
2. 맛있다는 것이 절대 조건으로 지켜지고 있는가
음식점에서 맛은 절대 조건이다.
무한리필이라고 맛을 가볍게 보면 진다.
손님은 양만으로는 다시 오지 않는다.
"많이 먹긴 했는데 별로였어"보다는
"배는 터질 것 같지만 만족스러워"가 훨씬 강하다.
확인할 항목은 다음과 같다.
□ 메인 요리가 정말 맛있는가
□ 고기 품질이 가격에 비추어 납득할 만한가
□ 소스, 육수, 양념장이 약하지 않은가
□ 디저트가 성의 없어 보이지 않는가
□ 음식 사진과 실물의 차이가 너무 크지 않은가
□ 후기에 맛 불만이 많지 않은가
무한리필은 양으로 얼버무릴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맛이 약하면 손님은 다음에 오지 않는다.
3. 원가가 높은 메뉴와 낮은 메뉴의 균형이 맞는가
무한리필에서 원가 높은 메뉴만 내놓으면 위험하다.
그렇다고 원가 낮은 메뉴만 있으면 손님이 오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균형이다.
원가는 높지만 손님을 불러 모으는 메뉴
- 우설
- 특상 갈비
- 안창살
- 국내산 소고기
- 초밥
- 튀김
- 해산물
- 계절 한정 메뉴
원가를 조절하기 쉬우면서 만족감을 만드는 메뉴
- 밥
- 면
- 수프
- 샐러드
- 김치
- 감자튀김
- 디저트
- 음료 무한 코너
- 양념류
- 소스
가게는 원가 높은 메뉴로 손님을 끌고, 원가 낮은 메뉴로 만족도와 원가율을 맞춘다.
다만 원가 낮은 메뉴가 양 불리기로 보이면 손님은 식어 버린다.
어디까지나 손님이 기뻐할 만한 형태로 넣어야 한다.
4. 시간 제한과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맞물리는가
무한리필에는 시간 제한이 있다.
그래서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아주 중요하다.
시간 제한이 있는데 음식까지 늦게 나오면 손님은 이렇게 느낀다.
"무한리필인데 먹는 시간을 깎아 먹네."
"가게가 일부러 손해 보게 만드는 거 아냐?"
"주문해도 안 나오니까 본전을 못 뽑겠다."
실제로는 주방 부담이나 일손 부족 탓이어도, 손님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확인할 항목은 다음과 같다.
□ 주문부터 나올 때까지가 너무 느리지 않은가
□ 피크 시간에도 극단적으로 느려지지 않는가
□ 태블릿 주문이 알기 쉬운가
□ 한 번에 주문할 수 있는 양이 너무 적지 않은가
□ 라스트 오더(마지막 주문)가 알기 쉬운가
□ 빈 접시가 제때 치워지는가
□ 테이블이 음식으로 넘쳐 나지 않는가
시간 제한은 가게의 원가 관리에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제한 안에서 손님이 만족할 만한 속도를 확보하지 못하면 경험의 가치가 떨어진다.
5. 남기는 음식으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는가
무한리필에서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이 남기는 음식이다.
손님이 다 먹지 못할 양을 주문하면 가게의 원가가 낭비된다.
게다가 폐기 비용도 든다.
하지만 남김 방지책이 너무 강하면 손님은 답답해한다.
"남기면 벌금"
"주문 제한이 빡빡해"
"마음껏 먹을 수가 없네"
이렇게 느끼면 무한리필의 재미가 줄어든다.
균형이 필요하다.
확인할 항목은 다음과 같다.
□ 한 접시의 양이 너무 많지 않은가
□ 소량 주문이 가능한가
□ 주문 화면에서 양을 알 수 있는가
□ 남기지 말라는 안내가 위압적이지 않은가
□ 손님이 과하게 시키지 않도록 동선이 짜여 있는가
□ 직원이 자연스럽게 접시를 치울 수 있는가
음식 남김으로 인한 손실은 벌칙만으로 줄이지 말고, 주문 설계로 줄여야 한다.
6. 손님층의 분포를 보고 있는가
무한리필은 사람마다 먹는 양이 다르기 때문에 성립한다.
그래서 가게는 손님층을 살펴야 한다.
- 가족 손님이 많은가
- 학생이 많은가
- 대식가가 많은가
- 아이가 많은가
- 어르신이 많은가
- 디저트가 목적인 손님이 많은가
- 고기만 노리는 손님이 많은가
- 점심과 저녁에 먹는 방식이 다른가
손님층에 따라 평균 원가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학생 무리가 많은 가게와 가족 손님이 많은 가게는 먹는 방식이 다르다.
점심과 저녁도 다르다.
도심과 교외도 다르다.
무한리필 가게는 손님의 평균뿐 아니라 분포를 봐야 한다.
7. 다시 오고 싶어지는가
무한리필 가게는 손님을 한 번 부르면 끝나는 장사가 아니다.
재방문이 중요하다.
식사 후 손님이 이렇게 생각하면 강하다.
- 맛있었다
- 즐거웠다
- 집에서 해 먹는 것보다 편했다
- 아이가 좋아했다
- 디저트까지 만족스러웠다
- 또 와도 되겠다
- 다음엔 다른 코스로 먹어 보고 싶다
반대로
- 그냥 배만 괴로웠다
- 고기가 별로였다
- 음식이 늦게 나왔다
- 비쌌다
- 가게 안이 더러웠다
- 직원이 바빠 보여서 마음이 불편했다
이렇게 느끼면 다시 오지 않는다.
원가율에서 이겨도 재방문에서 지면 무한리필 가게로서는 약하다.
가게용 체크리스트
□ 가격대가 손님 입장에서 납득할 만한가
□ 대표 메뉴가 있는가
□ 사진으로 봤을 때 맛있어 보이는가
□ 원가 높은 메뉴에만 치우치지 않았는가
□ 원가 낮은 메뉴가 양 불리기로 보이지 않는가
□ 사이드, 밥, 면, 디저트로 만족도를 만들고 있는가
□ 주문부터 나올 때까지가 너무 느리지 않은가
□ 시간 제한과 라스트 오더가 적절한가
□ 남기는 음식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 있는가
□ 손님층별 평균 원가를 보고 있는가
□ 대식가가 낸 적자를 흡수할 수 있는 손님 구성인가
□ 가게 안이 깨끗하고 쾌적한가
□ 다시 오고 싶어지는 경험이 되고 있는가
□ 후기에 맛·서빙 속도·청결에 대한 불만이 나오지 않는가
마무리
무한리필 가게를 설계할 때 원가율은 중요하다.
하지만 원가율만 보는 가게는 약하다.
손님이 오지 않으면 시작조차 안 된다.
와도 만족하지 못하면 다시 오지 않는다.
다시 오지 않으면 평균 원가율을 따지기도 전에 손님 수가 모자라게 된다.
무한리필 가게가 이기는 길은 이렇다.
가보고 싶게 만드는 가치
× 식후 만족도
× 평균 원가율 관리
× 재방문·입소문
손님은 원가가 아니라 경험으로 판단한다.
가게는 평균 원가율로 이긴다.
손님은 만족도로 이긴다.
이 둘을 모두 성립시키는 가게가 강한 무한리필 가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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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출처 메모
유즈안: 무한리필 코스
유즈안 "무한리필 코스"
https://www.shabu-yuzuan.jp/menu/course/
주요 근거:
- 간편 코스: 세금 별도 2980엔, 세금 포함 3278엔
- 계절 유즈안 코스: 세금 별도 3480엔, 세금 포함 3828엔
- 사치 코스: 세금 별도 4480엔, 세금 포함 4928엔
- 일부 매장은 가격이 다를 수 있음
야키니쿠 킹: 무한리필 코스
야키니쿠 킹 "메뉴 정보"
https://www.yakiniku-king.jp/menu_all/
매장 페이지 예시: 신주쿠 니시구치 오가도점
https://www.yakiniku-king.jp/shop/2380/
주요 근거:
- 매장마다 가격 차이가 있음
- 58품 코스, 킹 코스, 프리미엄 코스의 가격대
- 라스트 오더, 런치 코스 설정 등
음식점의 원가율
NEC 모바일 POS "음식점의 원가율이란?"
https://jpn.nec.com/mobile-pos/column/column0080/index.html
주요 근거:
- 원가율 = 원가 ÷ 매출 × 100
- 음식점의 원가율은 일반적으로 30% 안팎이 기준으로 여겨짐
- 업종, 입지, 객단가에 따라 적정 원가율은 다름
고깃집의 원가율·메뉴 설계
템포스 푸드 미디어 "고깃집 메뉴 만들기"
https://www.tenpos.com/kaigyo/openmap/yakiniku/yakiniku-promotion/yakiniku-menu-creation/
주요 근거:
- 고깃집은 고기 원가가 높아지기 쉬움
- 메뉴 구성과 사이드 메뉴로 원가율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함
무한리필과 정액 요금의 심리
Just DR, Wansink B. "The Flat-Rate Pricing Paradox"
https://ideas.repec.org/a/tpr/restat/v93y2011i1p193-200.html
주요 근거:
- 무한리필 피자 가게 실험에서 지불한 가격이 식사량과 만족감에 영향을 줌
- 같은 뷔페라도 가격이 체감 가치와 경험에 영향을 줌
무한리필 뷔페의 경제학
The Hustle "The economics of all-you-can-eat buffets"
https://thehustle.co/the-economics-of-all-you-can-eat-buffets
주요 근거:
- 무한리필은 고정 가격이라 손님이 먹는 양이 이익에 영향을 줌
- 가게는 평균 소비량과 메뉴 구성으로 수익성을 관리함
뷔페의 인기와 정액의 안심감
NY Post "buffets gain popularity as cost of living rises"
https://nypost.com/2024/12/11/world-news/buffets-gain-popularity-as-cost-of-living-rises/
주요 근거:
- 뷔페는 정액으로 고품질·다양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선택지로 평가받음
- 예상 밖의 청구, 이른바 bill shock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파생 기사 아이디어
- 고기 무한리필 3500엔의 원가 계산을 가상 모델로 만들어 보기
- 무한리필에서 본전을 뽑으려 하면 지는 이유
- 오코노미야키는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데 왜 가게에서 먹을까
- 무한리필 "가고 싶은 가게 체크리스트"
- 커비가 무한리필에 오면 가게는 망할까
- 무한리필은 구독·보험·카지노와 비슷할까
- 아이에게 무한리필에서 이기는 법을 어떻게 가르칠까
- 무한리필에서 원가보다 만족도를 봐야 하는 이유
- 무한리필 사진은 왜 중요할까
- 음식점은 "맛있다"만으로 이길 수 있을까
- 무한리필에서 음식이 늦게 나오면 손해 본 기분이 드는 이유
- 무한리필은 왜 3,500엔 안팎으로 정해지기 쉬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