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 Endless Ragnarok』를 하다가 베엘제붑이 나오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 거의 DIO 아니야?
상체를 크게 보이게 하는 의상, 이상할 만큼 자신만만한 자세, 상대를 내려다보는 듯한 분위기. 팔과 가슴을 강조하는 포즈까지 묘하게 죠죠 느낌이 난다.
그래도 그 시점에서는 "생김새가 DIO 같은 캐릭터네" 정도로 끝날 이야기였다.
문제는 그 직후다.
베엘제붑은 그냥 근육질에 상체를 드러낸 캐릭터가 아니다.
서 있는 모습 자체에
- 자신이 세상의 정점이라는 자신감
- 상대를 대등하게 보지 않는 태도
- 일부러 몸을 크게 보이게 하는 연극적인 포즈
- "나야말로 절대자"라는 강렬한 자기 인식
이 가득 담겨 있다.
그래서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아는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DIO가 떠오른다.
"닮았다"기보다는 DIO식 절대자 포즈를 다른 작품의 근육질 남자가 온 힘을 다해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때 프라우가 "더 월드" 이야기를 꺼낸다
더 웃긴 건 프라우가 베엘제붑 근처에서 "더 월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 장면이다.
물론 이건 죠죠의 스탠드 이야기가 아니다.
리링크 ER에는 실제로 성정수(그랑블루 세계의 신 같은 존재) **'더 월드'**가 등장한다.
공식 사이트에서도 더 월드를 "세계 개혁을 꾀하는 성정수 '아르카룸 시리즈'의 일원"이라고 소개한다.
그런데 화면에서는 이렇게 된다.
- 상체를 크게 부풀리며 DIO 같은 포즈를 취하는 베엘제붑
- 그 옆에서 프라우가 "더 월드" 이야기를 시작한다
- 이름이 진짜 "더 월드"인 적이 등장한다
죠죠를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더는 못 참는다.
"아니, 그 사람 앞에서 더 월드 얘기를 꺼내면 이건 완전 죠죠잖아."
이런 반응이 나온다.
게다가 적의 움직임과 자세까지 죠죠 같다
이름만이라면 우연으로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더 월드의 전투 중 움직임과 자세까지 죠죠의 "더 월드"를 떠올리게 한다는 감상이 나오고 있다.
커다란 몸, 힘차게 잡는 자세, 팔을 벌리는 듯한 동작.
세부까지 똑같은 건 아니지만, 이름을 알고 보면 어쩔 수 없이 죠죠 쪽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즉 이 장면의 재미는 한 가지 요소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 베엘제붑의 DIO 느낌
- "더 월드"라는 고유 명사
- 프라우의 대사
- 더 월드 자신의 자세와 움직임
이것들이 전부 같은 타이밍에 겹친다.
그 결과 공식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플레이어 머릿속에서는 자연스럽게 죠죠가 완성되어 버린다.
같은 감상을 가진 플레이어도 있었다
실제로 X에서도 이런 글을 확인했다.
"리링크의 더 월드 보고 웃었다ㅋㅋ 움직임이랑 자세가 죠죠의 더 월드 그 자체임ㅋㅋ"
이 글은 내가 느낀 위화감과 거의 똑같다.
단순히 이름이 같아서 웃은 게 아니라, 움직임과 자세까지 포함해서 죠죠의 더 월드를 떠올렸다고 적혀 있다.
그러니까 이 인상은 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다.
적어도 실제 플레이 화면을 보고
- "이거 죠죠 아니야?"
- "움직임까지 더 월드 같은데"
- "베엘제붑이 DIO로 보여"
라고 느끼는 플레이어는 존재한다.
공식 설정만 봐도 DIO 느낌이 강하다
베엘제붑의 공식 소개를 보면 그 DIO 느낌은 더 강해진다.
공식 사이트는 베엘제붑을 '절대자'로서 하늘의 세계에 군림하며 자신의 지고함을 결정적인 것으로 만들려는 인물이라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 나야말로 지고하다
- 세계에 군림하고 싶다
- 압도적인 힘을 과시한다
- 다른 사람을 자기보다 아래로 본다
는 캐릭터다.
겉모습뿐 아니라 사상까지 "세계의 정점에 서려는 절대자"인 것이다.
거기에 "더 월드"라는 말이 날아들기 때문에, 죠죠를 아는 사람에게는 연상을 피하는 쪽이 더 어렵다.
한편 더 월드도 공식적으로는 고대 별의 민족이 만들었고, 이윽고 자아를 얻어 스스로의 의지로 활동하게 된 성정수라고 한다.
따라서 그랑블루 세계관의 설정으로는 독립적으로 성립한다.
단순한 죠죠의 복제품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그랑블루 쪽 설정을 가진 "더 월드"**다.
결론: 공인된 패러디인지는 모르지만, 연상하는 건 자연스럽다
현재로서는 공식이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의식한 연출입니다"
라고 분명히 밝힌 정보는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 공식 오마주나 패러디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 DIO처럼 보이는 베엘제붑
- '절대자'로서 세계에 군림하려는 공식 설정
- 프라우가 입에 올리는 "더 월드"
- 실제로 등장하는 더 월드
- 죠죠를 연상시키는 움직임과 자세
- 같은 감상을 가진 플레이어의 존재
까지 다 갖춰져 있다.
죠죠를 아는 사람이 이걸 보면
"노린 게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완전히 죠죠가 되어 버렸다"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장면이다.
베엘제붑 본인은 진지하게 절대자로 서 있다.
프라우도 진지하게 적의 정보를 전하고 있다.
더 월드도 진지하게 세계 개혁을 꾀하고 있다.
그런데 플레이어 머릿속에서는 DIO와 스탠드가 완성된다.
작품 안에서는 전혀 장난치지 않는데 바깥에서 보면 이상하게 웃긴 이 어긋남이야말로 이 장면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