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라이센스를 딴 순간 인생은 클리어인데, 프로 헌터는 왜 계속 의뢰를 받을까

소재: 『헌터×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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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TER×HUNTER』의 헌터 라이센스는 냉정하게 따져 보면 가치가 말이 안 된다.

갖고만 있어도 최상급 우대를 받고, 팔면 "인생을 일곱 번쯤 놀고먹을 수 있다"고 할 만큼의 자산이 된다. 보통 사람의 감각으로는 헌터 시험에 합격한 시점에서 인생은 거의 클리어한 셈이다.

라이센스를 판다.
어마어마한 돈을 번다.
위험한 의뢰는 받지 않고 그대로 은퇴한다.

이게 정답일 것 같다.

그런데도 프로 헌터들은 합격한 뒤에도 위험 지대로 들어가고, 범죄자를 쫓고, 유적을 찾고, 괴물과 싸우고, 목숨을 건 의뢰를 계속 받는다.

왜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순서가 거꾸로다.

그런 삶을 택하는 사람이 아니면, 애초에 헌터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

헌터 라이센스는 '취업 증명서'가 아니라 자유롭게 활동하기 위한 자격이다

우선 프로 헌터는 헌터 협회에 고용된 평범한 회사원이 아니다.

헌터란 괴수, 희귀한 생물, 보물, 비보, 마경, 비경처럼 손에 넣기 어려운 '미지'를 쫓는 사람들의 총칭이다. 프로로 활동하려면 라이센스가 필요하지만, 취득했다고 협회에서 매달 고정 월급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위치로 보면 회사원보다는 자격증을 가진 전문직이나 개인사업자에 가깝다.

자기 전문 분야를 파고드는 사람도 있고, 의뢰인이나 조직에서 일을 받는 사람도 있다. 협회가 위험한 임무에 파견하기도 한다.

즉 의뢰를 받는 것은 헌터가 된 뒤에 덤으로 얹히는 노동이 아니다.

의뢰와 탐색을 하기 위해서 프로 헌터 자격을 따는 것이다.

헌터 시험은 골인 지점이 아니라, 겨우 출발선에 서기 위한 시험인 셈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라이센스를 팔고 파이어족이 된다

그렇다 해도 돈만 보고 생각하면 라이센스를 파는 쪽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

라이센스에는 출입이 제한된 장소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 공공시설 이용, 금융 쪽 신용 등 평소에는 얻을 수 없는 특권이 따라붙는다. 게다가 팔면 몇 세대가 쓰고도 남을 생활비가 될 만큼 비싸다고 설명된다.

보통 사람이 이 자격을 손에 넣었다면,

  1. 라이센스를 취득하고
  2. 팔거나 담보로 쓰고
  3. 평생 쓸 생활 자금을 확보하고
  4. 위험한 일에서 은퇴한다

는 흐름을 떠올리는 게 자연스럽다.

오히려 경제적 자유를 얻은 뒤에 사망률 높은 일로 되돌아가는 쪽이 이상하다.

하지만 『HUNTER×HUNTER』에서 시험에 합격하는 인물들은 처음부터 평범한 돈 감각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요 인물 중 '돈만' 노리는 사람은 없다

곤이 헌터를 목표로 한 이유는 아버지 진을 찾고, 아버지가 자기보다 우선했던 헌터라는 일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다.

쿠라피카의 목적은 빼앗긴 동족의 진홍빛 눈을 되찾고 환영여단을 쫓는 것이다.

레오리오는 돈 얘기를 하지만 진짜 목적은 의사가 되는 것이다. 돈은 치료를 받지 못해 죽는 사람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다.

키르아는 가업에서 벗어나 스스로 고른 인생과 곤과의 여행을 원한다.

히소카는 한술 더 떠서 돈보다 강한 상대와의 싸움 자체를 원한다.

누구도 "부자가 되면 끝"이라는 설계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들에게 라이센스의 가치는 팔았을 때의 가격보다,

  •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고
  • 필요한 정보에 다가갈 수 있고
  • 쫓는 사람을 따라갈 수 있고
  • 위험 구역에 들어갈 수 있고
  • 자기 전문 분야를 파고들 수 있다

는 행동의 자유에 있다.

보통 사람에게는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이지만, 이들에게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출입증이다.

'라이센스 팔고 은퇴해야지' 하는 사람은 시험 도중에 돌아간다

헌터 시험은 단순히 어려운 자격시험이 아니다.

공식 용어 설명에 따르면 합격률은 수백만 분의 일이라고도 하며, 지력과 체력, 정신력이 모두 요구된다. 수험자끼리 목숨을 건 신경전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시험장에 도착하기 전 단계부터 이미 선별이 시작된다.

돈만 목적인 사람이 도중에 이런 생각을 하는 건 거의 확실하다.

남는 장사가 아니다.

합격하면 평생 놀고먹는다 해도, 그 전에 죽을 가능성이 높다. 시험 내용은 해마다 바뀌고 확실한 공략법도 없다. 차비 내고 시험장에 가서 필기시험만 보면 끝나는 자격이 아니다.

정상적인 손익 계산을 하는 사람일수록 물러난다.

반대로 끝까지 남는 사람은,

  • 돈보다 이루고 싶은 목적이 있고
  • 위험을 알면서도 미지로 나아갈 수 있고
  • 자기 능력에 비정상적일 만큼 자신이 있고
  • 죽을 위험보다 호기심이나 집념이 앞서고
  • 평범한 생활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결국 시험 자체가 "라이센스를 팔아서 안전하게 살고 싶은 사람"을 떨어뜨리는 필터로 작동하는 셈이다.

딸 수 있는 사람일수록 라이센스 취득을 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에 헌터 라이센스의 흥미로운 역설이 있다.

가치만 보면 인생의 골인데, 그 가치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일수록 그것을 골로 여기지 않는다.

보통 사람에게는 팔기만 하면 평생 일하지 않아도 되는 꿈의 카드다.

하지만 합격한 사람들에게는,

  • 아버지를 찾기 위한 카드
  • 복수와 회수를 진행하기 위한 카드
  • 의사가 되기 위한 카드
  • 미지의 장소에 들어가기 위한 카드
  • 강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카드

일 뿐이다.

막대한 경제적 가치가 붙어 있는데도 정작 당사자들은 그 가치에 별로 집착하지 않는다.

오히려 "돈으로 바꾸고 끝낸다"는 발상 자체를 하지 않는 별난 사람들이기에 취득할 수 있는 것이다.

프로 헌터가 의뢰를 받는 건 돈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물론 의뢰 보수도 중요하긴 하다.

탐색에는 인원, 이동비, 장비, 정보, 시설이 필요하다. 헌터라고 활동 자금이 무한하지는 않다. 의뢰를 받으면 자금을 벌면서 자기 전문 분야와 목적으로 이어지는 경험과 정보를 모을 수 있다.

하지만 작중 상위 헌터들을 움직이는 주된 이유는 생활비가 아니다.

의뢰가,

  • 자기 전문성에 맞고
  • 미지의 대상과 접촉할 수 있고
  • 목적 달성으로 이어지고
  • 강적과 싸울 수 있고
  •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받는 것이다.

의뢰는 먹고살기 위한 노동만이 아니라, 본인이 쫓는 '사냥감'에 다가가는 수단이다.

히소카를 보면 특히 알기 쉽다.

그는 의뢰를 성실한 직업윤리로 처리하는 게 아니다. 의뢰 내용이 자신의 전투욕이나 목적과 맞아떨어질 때만 이상할 만큼 높은 능력을 발휘한다.

보통의 프로 헌터가 "의뢰를 일로서 받는다"면, 히소카는 "의뢰를 자기 변태적인 장기 계획에 끼워 넣는다".

프로 의식이라기보다 욕망과 안건의 이해가 맞아떨어졌을 뿐이다.

헌터 시험은 경제적 성공자를 뽑는 시험이 아니다

헌터 시험은 합격자에게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준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을 뽑는 시험이 아니다.

미지를 쫓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 목적을 위해서라면 위험을 받아들이는 사람, 자유를 얻은 뒤에도 더 위험한 곳으로 나아가는 사람을 뽑는다.

그래서 합격한 뒤에도 의뢰를 받는다.

일하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어서가 아니다.

경제적 자유를 얻고도 쫓기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만 합격하기 때문이다.

헌터 라이센스를 따면 인생을 골인할 수 있다.

다만 그 골에 닿을 수 있는 사람은, 골인하고도 멈추지 않는 사람뿐이다.

이어서 읽기: 크라피카 주변 능력은 너무 사기다 — 거짓말 판별, 초청각, 능력 강탈, 그리고 안색이 창백한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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