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 중요한 일정이 있는데, 침대에 누운 순간 앱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휴대폰에 생각나는 대로 말한다. 몇 분 뒤 AI에게 남기는 말은 단순하다. “이제 완성까지 부탁해.” 사장은 잔다. 개발팀은 방금 생겼다. 예산은 0원이다.
이 우스운 상황에 의외로 중요한 능력이 숨어 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속도보다, 완성된 서비스를 쓰는 경험을 구체적인 조건으로 바꾸는 속도다.
재미있겠다에서 바로 개발 조건으로
예를 들어 사람들이 그림을 올리고 다른 사람이 뽑기로 하나씩 만나는 서비스다. 머릿속에서 놀이의 완성 모습이 보이면 필요한 조건도 빠르게 나온다.
- 누구나 그림을 올릴 수 있다.
- 뽑기를 하면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을 만난다.
- 한 번 뽑힌 그림은 다시 나오지 않는다.
- 그린 사람도 뽑은 사람도 SNS에 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
- 저장 공간과 통신량을 관리해 운영비가 무료 한도를 넘지 않도록 설계한다.
중요한 건 기능 자체보다 이유다. 한 번뿐인 만남이 재미를 만들고, 공유는 창작자에게 반응을 돌려준다. 무료 운영은 취미 서비스를 오래 유지하기 위한 조건이다. 다만 실제로 비용을 제한하려면 저장량, 트래픽, 이용 중인 서비스의 요금 규칙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심야 회의에서 탄생한 최악의 사장
이 상황을 회사극으로 바꿔 보자.
사장: “신사업이다. 그림 뽑기 만들어.”
개발자: “기획서는요?”
사장: “방금 다 말했잖아.”
개발자: “마감은 언제죠?”
사장: “완성할 때.”
개발자: “예산은요?”
사장: “0원. 넘기지 마.”
개발자: “사장님은요?”
사장: “나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해서 잘게.”
이불 밖으로 나가지 않고 개발 부서가 창설됐다. 실제 직원에게 이러면 끔찍한 직장이다. AI에게 하니 웃긴 풍경이 된다.
그런데 AI 직원은 사용량 제한으로 휴가 중
더 웃기는 반전이 있다. 개발을 맡길 Claude가 사용량 한도에 걸려 잠시 일을 못 한다. 그런데 사장은 채팅에 다음 프로젝트의 지시를 차곡차곡 남긴다.
“쉬는 중에 미안한데, 돌아오면 이거 전부 해 줘.”
직원은 휴무인데 복귀 후 업무만 늘어난다.
현실적으로는 구분해야 한다. Claude의 사용량 제한에는 일정 시간 뒤 초기화되는 종류와 주간 제한이 있다.[1] 채팅에 메시지를 넣어 둔다고 제한이 풀리는 순간 자동으로 코딩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실행하고 결과물을 확인해야 한다.
진짜 빠른 부분은 완성 경험에서 거꾸로 생각하기
핵심은 말을 많이 하는 능력이 아니라, 원하는 재미가 무엇인지 알고 필요한 규칙을 역산하는 능력이다. 음성 입력은 그 생각을 바로 AI에게 전달하게 해 준다.
하지만 빠른 기획, 제대로 된 구현, 실제 재미, 매출은 각각 별개다. 시제품을 보고 수정하고 이용자 반응을 확인해야 비로소 다음 판단을 할 수 있다.
이상한 시대다. 침대 위의 한마디로 새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사장은 잠들고, AI 직원의 복귀 후 할 일 목록만 길어진다.
“Claude, 휴가 잘 보내. 복귀하자마자 신사업 부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