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카라 거리, 피라몰, 센고쿠텐진 신사까지 이름부터 캐릭터가 강하다
가고시마 덴몬칸을 걷다 보면 유명 관광지보다 먼저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여기 거리 이름, 왜 이렇게 캐릭터가 세지?”
하이카라 거리. 니기와이 거리. 덴진 오쓰키야 피라몰. 도로명이라기보다 일본 지방 도시를 배경으로 한 RPG의 맵 이름처럼 들린다. 『페르소나 4』를 아는 사람이라면 “다음 모퉁이에 쥬네스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농담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런데 실제로 걸어 보면 의외로 평범하다. 피라몰은 관광 명소가 연속되는 길이 아니라 생활형 상점가에 가깝다. 그러다 작은 신사가 갑자기 나타나고, 이름만 보면 엄청 가고시마스러운 남성 전문 이발소가 사실 오사카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음식점 간판에는 “검은색, 쿠로”가 자꾸 보인다.
덴몬칸은 하나의 거대한 관광 시설이라기보다 작은 상점가들의 이름, 역사, 지역 농담이 겹쳐진 “도보 여행 던전”에 가깝다.
0. 5초 결론
하이카라 거리를 다 봤는데 “다음은 어디?” 싶다면 덴몬칸 혼도리, 니기와이 거리, 덴진 오쓰키야 피라몰을 이어서 걸으면 된다.
다만 피라몰 자체를 반드시 봐야 하는 대형 관광지로 생각하면 심심할 수 있다. 생활 상점가이기 때문이다. 대신 이름의 유래, 아케이드 지붕, 센고쿠텐진 신사, 가고시마다운 간판을 관찰하면 재미가 살아난다.
상점가를 다 본 뒤에는 사이고 다카모리 동상 → 가고시마성 터와 고로몬·레이메이칸 → 메이잔보리 순서가 자연스럽다.[1][2][3]
1. 하이카라 거리가 끝났다. 그다음은?
덴몬칸은 “덴몬칸”이라는 한 개의 거리가 아니다. 여러 상점가와 아케이드가 연결된 도심 지역이다.[4]
그래서 하이카라 거리 끝에 도착하면 갑자기 “어, 끝났는데 이제 어디로 가지?”가 된다.
아케이드 산책을 계속하고 싶다면 덴몬칸 혼도리, 니기와이 거리, 피라몰이 다음 선택지다.
관광지를 점처럼 찍고 이동하기보다 짧은 상점가들을 선으로 이어 걷는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이때부터 거리 이름 자체가 구경거리가 된다.
2. 하이카라, 니기와이, 피라몰: 지방 RPG 마을 같은 이름
이름을 나란히 적어 보자.
- 하이카라 거리
- 니기와이 거리
- 덴몬칸 혼도리
- 덴진 오쓰키야 피라몰
“상점가: 커뮤니티 +1” 같은 UI가 떠도 이상하지 않다.
페르소나 4의 지방 도시 분위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쥬네스를 떠올릴 만하다. 실제 쥬네스가 있다는 뜻이 아니라, 밝고 약간 옛스러운 상점가 이름이 계속 나온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밝은 이름은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다.
덴몬칸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하이카라 거리는 더 친근한 이름을 만들기 위해 1980년 일반 공모를 거쳐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5]
니기와이 거리 역시 “활기 있는 상점가”로 계속 남고 싶다는 뜻을 담아 공모로 이름을 정했다.[6]
그러니 게임 같은 느낌은 농담이지만, 실제로 밝고 친근한 이미지를 의도해 지은 이름이라는 점은 사실이다.
3. “덴진 오쓰키야 피라몰”은 어디서 끊어 읽나
처음 보면 한 단어처럼 길다.
가장 간단한 구분은 이렇다.
덴진 오쓰키야 | 피라몰
덴진 오쓰키야가 상점가 이름이고, 피라몰은 애칭이다.[7][8]
가고시마 상공회의소는 센고쿠텐진 신사의 참배길에서 발달한 덴진바바 거리와, 사쓰마번 시대의 오쓰키야에서 유래한 오쓰키야 거리가 현재 상점가의 뿌리라고 설명한다.[8]
피라몰의 어원은 훨씬 직관적이다. 아케이드 중앙 천장이 피라미드 같은 사각뿔 형태라서 붙은 이름이다.[7]
즉 의미 불명의 외래어가 아니다.
위만 보면 답이 있다.
4. 피라몰에 왔는데 “...그냥 지나가고 있는데?”
이게 여행에서 중요한 구분이다.
활발한 상점가와, 볼거리가 연속되는 관광지는 같은 말이 아니다.
공식 사이트는 피라몰에 패션, 음식점, 전문점 등이 있고 여러 행사가 열린다고 소개한다.[7]
하지만 관광객은 걸으면서 “생각보다 그냥 평범한 상점가인데?”라고 느낄 수 있다.
이건 모순이 아니다.
주민에게는 쇼핑하고 밥 먹고 머리 자르고 용무를 보는 생활 공간이다. 관광객은 30초마다 기념물이 나오길 기대할 수 있다.
기대가 다르다.
그래서 실제 감상은 이렇게 될 수 있다.
“피라몰 도착.” “……” “나 지금 그냥 통과 중인데?”
괜찮다.
대형 명소를 찾는 시선을 잠시 끄면 작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5. 그러다 갑자기 센고쿠텐진 신사가 나온다
그 작은 신사가 센고쿠텐진 신사다.
이름을 잘못 들어 “센고쿠지 텐진 신사”라고 하면 갑자기 전국시대 무장들이 튀어나올 것 같지만, 정확한 이름은 센고쿠텐진 신사다.
현재도 피라몰 안에 있으며, 덴몬칸 공식 사이트는 로쿠가쓰도 같은 지역 행사의 장소로 소개한다.[9]
더 중요한 건 이 신사가 나중에 관광용으로 끼워 넣은 장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점가의 역사 자체와 연결되어 있다.
상공회의소 설명에 따르면 신사 참배길에서 덴진바바 거리가 발달했고, 이것이 오쓰키야 거리와 함께 현재의 상점가로 이어졌다.[8]
그러니 “쇼핑몰 안에 신사가 있다”기보다 “신사와 옛길 위에 현대 상점가가 겹쳐졌다”에 가깝다.
“별거 없네” 하고 걷다가 갑자기 동네의 기원이 나타나는 순간이다.
6. 마사지 간판만 봐도 자동으로 경계하게 되는 순간
번화가에서 강한 호객이나 애매한 접근을 몇 번 겪으면 뇌는 매우 빨리 학습한다.
“마사지” → “또 그런 데인가?” → “아니, 그냥 평범한 마사지 가게겠지.”
이 반응은 가게의 실체를 정확히 판별한 것이 아니다.
최근 경험 때문에 비슷한 자극에 자동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덴몬칸 공식 점포 목록에도 일반적인 릴랙세이션과 마사지 점포가 올라와 있다.[4]
따라서 “마사지처럼 보이는 가게 = 특수 서비스”라는 분류는 맞지 않는다.
오히려 여행 중 몇 번의 사건만으로 뇌가 “이 동네의 규칙”을 만들어 버리는 과정이 재미있는 관찰 대상이다.
7. “오토코류 산파쓰야”, 너무 가고시마 같았는데 오사카가 나온다
“男流散髪屋”라는 간판을 보면 이름부터 강하다.
사쓰마. 규슈 남자. 앉아. 자른다. 끝.
이런 이미지가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역시 가고시마는 이발소 이름도 남자답다”고 생각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배경을 보면 반전이 있다.
현재 오토코류 공식 사이트에는 오사카와 가고시마 점포가 함께 올라와 있다.[10]
2016년 가고시마경제신문 기사에 따르면 가고시마 점주는 현지 이·미용 학교를 졸업한 뒤 오사카 남성 살롱에서 약 12년 경험을 쌓고 U턴해 덴몬칸에서 독립했다. 당시 가고시마점은 브랜드의 규슈 첫 점포로 소개됐다.[10]
즉,
“가고시마 냄새 엄청 나는 이름이다” → “오사카 쪽이었어?” → “점주는 가고시마 출신이고 오사카에서 배웠구나” → “결국 두 도시 다 캐릭터 세네”
가 된다.
사람 전체를 고정관념으로 묶는 이야기가 아니라, 도시의 간판이 지역 캐릭터를 얼마나 강하게 보여 주는가의 이야기다.
8. 갑자기 “검은색”이 늘어난다: 가고시마의 쿠로 브랜드
걷다 보면 “쿠로부타”, “쿠로”, 검은 간판이 계속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완전히 기분 탓은 아니다.
가고시마 공식 관광 사이트는 가고시마 흑돼지와 가고시마 흑우를 대표 식재료로 소개하고, 지역 토종닭 가운데 “쿠로사쓰마도리”도 있다.[11]
그래서 음식점이 “검다”는 말을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색 취향이 아니다.
가고시마 먹거리 브랜드를 한 번에 전달하는 신호다.
검은 외관. 흑돼지. 흑우. 쿠로사쓰마도리. 가게 이름에도 쿠로.
걷다 보면 도시 전체가 “암속성”을 획득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검은색은 어두움보다 “맛있는 고기 있음”에 가깝다.
9. 오사카와 가고시마는 간판까지 지역 캐릭터가 내려온다
여기까지 보면 “오사카랑 가고시마, 둘 다 캐릭터가 진하다”는 느낌이 생긴다.
물론 오사카 사람이나 가고시마 사람 모두가 특정 성격이라는 뜻은 아니다.
흥미로운 건 지역을 대표하는 말이 실제 거리의 간판과 상품명에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가고시마라면 사쓰마, 사이고, 사쿠라지마, 흑돼지, 소주.
덴몬칸에서는 하이카라, 니기와이, 피라몰.
거기에 오토코류까지 들어온다.
도시가 조용히 “가고시마입니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가고시마!!!!”
라고 자기소개하는 것 같은 순간이 있다.
전국 체인점이 늘어선 도심에서도 이런 고유명사가 남아 있으면 여행지가 다시 여행지처럼 느껴진다.
10. 덴몬칸 다음은 사이고 동상 → 가고시마성 → 메이잔보리
상점가를 다 걸어서 “덴몬칸은 이제 끝인가?” 싶다면 장르를 바꾸면 된다.
추천 흐름은
사이고 다카모리 동상 → 가고시마성 터·고로몬/레이메이칸 → 메이잔보리
사이고 다카모리 동상은 받침을 포함해 높이 8m이며 1937년에 완성되었다.[1]
근처 레이메이칸은 가고시마성 본환 터에 있고, 복원된 고로몬은 높이와 폭이 각각 약 20m인 대형 성문이다.[2]
그 뒤 시청 쪽으로 가면 메이잔보리가 나온다. 쇼와 초기 분위기의 건물과 주택, 리노베이션한 음식점과 가게가 섞인 골목 지역이다.[3]
하루 동선은 이렇게 정리된다.
이상하게 밝은 상점가 이름 → 작은 신사 → 강한 지역 간판 → 계속 나오는 “쿠로” → 사이고 → 성문 → 레트로 골목
덴몬칸은 하나의 대형 명소를 보고 끝내는 곳이 아니다.
“이 이름 뭐야?” “왜 여기 신사가 있어?” “왜 이렇게 검은 게 많아?” “이 이발소 이름 왜 이렇게 규슈 같아?”
이런 질문을 계속 주워 가는 편이 더 재미있다.
어느 순간부터 머릿속의 태클 자체가 관광 콘텐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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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tokoryu.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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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agoshima-kankou.com/guide/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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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고시마 상공회의소, 덴진 오쓰키야 피라몰
- 덴몬칸 공식 사이트, 센고쿠텐진 신사 행사
- 오토코류 공식 / 가고시마경제신문
- 가고시마현 공식 관광 사이트, 흑돼지·흑우·토종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