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1일 공개된 『치이카와』 만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사가 라멘 가게 ‘로(郎)’의 스승, 노란 갑옷을 입은 라멘 갑옷씨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지금의 자신은 아직 건배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사정을 모르는 스승의 대답은 뜻밖에 간단하다.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알았어! 기다릴게.”
잠깐만. 여기서 “내가 젊었을 때는 말이야”가 안 나온다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하라는 질문도, 기껏 준비했는데 아쉽다는 잔소리도 없다.
심지어 시사가 아까 꺼낸 오리온 맥주는 스승이 마셔 달라고 하자 또 씩씩하게 “오케이!”라고 한다. 제자는 고민 중인데 맥주는 무사히 인수 완료. 이렇게 유쾌하면서도 마음 편한 대화가 가능한 거였나.
이해하지 못해도 존중할 수 있다
시사는 술 관련 자격을 얻으려고 열심히 공부했지만, 그 자격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손에 들어오면서 고민에 빠졌다. 스승과 술잔을 부딪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건 아니다. 그저 지금 이 방식으로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만약 스승이 “그런 건 신경 쓰지 마”라거나 “왜 그러는데?”라며 끝까지 캐물었다면 어땠을까. 시사는 자신이 힘든 이유까지 당장 설명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승은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유를 다 듣지 않고도 지금은 건배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받아준다.
더 좋은 건 “알아서 해”로 끝내지 않고 “기다릴게”라고 했다는 점이다. 부담은 없지만, 돌아올 자리는 그대로 남는다.
갑옷은 단단한데 말은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나.
그렇다고 “무슨 일 있어?”라고 묻는 건 잘못일까?
물론 아니다. “무슨 일 있어? 도와줄 게 있으면 말해”라는 한마디가 필요한 순간도 있다.
중요한 건 질문을 했느냐가 아니라, 상대가 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느냐다. 한 번 물어보고 기다리는 건 배려다. 대답이 나올 때까지 붙잡으면 걱정이 아니라 취조가 된다.
이번에는 시사가 먼저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하겠다고 말한다. 그 약속을 들었으니 스승의 “오케이!”가 더욱 적절하다.
말을 걸어 주는 배려와 조용히 기다려 주는 배려는 경쟁 상대가 아니다. 그때 상대에게 필요한 쪽이 다를 뿐이다.
건배는 다음에, 믿음은 지금
마지막에 시사는 자격을 반납하러 움직이고 별 세 개가 다시 등장한다. 이 동네 자격증 업무에는 별까지 관여한다니, 담당 부서부터 비범하다.
스승은 대신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자신의 옛날이야기를 늘어놓지도 않았다. 그저 기다려 주겠다고 했다.
투구 안의 속마음까지 알 수는 없다. 그래도 만화에 그려진 말과 행동만으로 충분하다.
건배 날짜는 미정. 스승과 제자의 사이는 계속 정상 영업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