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라면 홈페이지는 금방 만든다. 그래도 업체에 돈을 내는 이유는 ‘책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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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단체가 단순한 안내용 홈페이지 견적을 받았다. 초기 비용은 수십만 엔, 이후에는 매달 수만 엔의 유지관리비가 붙는다.

화면만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정도면 생성형 AI로 금방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그 감각 자체는 꽤 맞다. 문구, 구성, 모바일 대응, 간단한 문의 기능, 기본 코드까지 예전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회의 자리에서 “제가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다른 미래가 열린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작은 홈페이지 제작이 갑자기 평생 명예 웹 담당자 임명식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1. 핵심은 제작비와 책임 비용을 분리해서 보는 것이다

생성형 AI가 크게 줄인 것은 주로 제작 작업이다.

문구를 만들고, 구조를 잡고, 페이지 코드를 쓰고, 디자인을 다듬고, 수정안을 여러 개 내는 일은 실제로 빨라졌다.

하지만 조직이 외부 업체에 내는 비용에는 제작 외의 일이 섞여 있을 수 있다.

  • 요구사항을 정리하는 사람
  • 수정 요청을 받는 사람
  • 배포를 담당하는 사람
  • 도메인과 암호화 설정을 관리하는 사람
  • 백업을 유지하는 사람
  • 업데이트와 보안 문제에 대응하는 사람
  • 장애가 나면 복구하는 사람
  • “사이트가 이상해요”라는 연락을 받는 사람
  • 담당자가 바뀌어도 인수인계를 이어가는 사람
  • 마지막에 책임지고 고치겠다고 말하는 사람

즉, 조직은 화면과 코드만 사는 것이 아닐 수 있다.

귀찮은 일을 통째로 다른 사람에게 넘길 권리도 함께 사는 것이다.

2. AI가 정말 싸게 만든 부분

작은 안내 사이트라면 생성형 AI는 매우 강력하다.

다음과 같은 작업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 사이트 구성 초안
  • 제목과 설명문
  • 디자인 후보
  • 모바일 화면 대응
  • 기본 페이지 코드
  • 흔한 수정
  • 기존 문서 정리
  • 간단한 배포 자동화

그래서 “몇 페이지뿐인데 초기 비용이 크다”고 들으면 비싸다고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제작 시간과 계약 가치를 같은 것으로 보면 어긋난다.

AI가 30분 만에 코드를 만들어도 다음 달의 “운영 시간을 바꿔 주세요”, “담당자 정보를 수정해 주세요”, “사이트가 안 열려요”는 사라지지 않는다.

코드는 빨라졌다.

요청하는 사람은 그대로다.

3. 업체가 실제로 파는 것

완성된 화면만 보면 보이지 않는 일이 많다.

조직용 사이트에서는 다음과 같은 업무가 생길 수 있다.

요구사항과 조정

누가 무엇을 올리고 싶은지 듣고, 서로 충돌하는 요구를 정리해야 한다.

조직은 한 사람이 아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기억하고, 다른 사람은 반대로 기억하며, 회의에서 결론이 다시 바뀌기도 한다.

배포와 기반 관리

도메인, 암호화 인증서, 서버, 공개 설정, 복구 절차를 관리한다.

유지관리와 보안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필요한 보안 대응을 해야 한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는 소프트웨어 보안을 개발이 끝나는 시점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생명주기에서 다뤄야 할 문제로 본다.[1]

또한 패치 관리를 기술의 예방정비이자 조직 운영에 필요한 비용으로 설명한다.[2]

장애 대응

사이트가 열리지 않거나 문의 기능이 실패하거나 화면이 깨지면 누군가 신고를 받고 원인을 찾고 복구해야 한다.

인수인계

담당자가 바뀌어도 도메인 소유권, 관리 권한, 운영 절차, 계약 내용이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홈페이지는 공개 순간에 완성품으로 굳어 버리는 조각상이 아니다.

공개하는 순간부터 유지관리 대상의 삶이 시작된다.

4. 월 유지관리비는 범위를 보지 않으면 판단할 수 없다

매달 수만 엔이라는 숫자만으로 비싸다거나 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순히 서버 비용만 대신 내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비싸 보일 수 있다.

반대로 다음이 포함된다면 전혀 다른 상품이다.

  • 서버와 도메인 관리
  • 백업
  • 업데이트
  • 보안 대응
  • 가동 상태 감시
  • 장애 1차 대응
  • 간단한 문구 수정
  • 담당자 문의 대응
  • 복구 작업
  • 계약 종료 시 이전 지원

미국 사이버보안 기관도 기술 제공자가 고객에게 모든 보안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고객의 보안 결과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3]

따라서 봐야 할 것은 단순한 월액이 아니다.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 얼마나 빨리 책임지는가.

5. 내 사이트라면 AI 자작과 궁합이 좋다

개인 사이트는 구조가 단순하다.

  • 결정하는 사람: 나
  • 만드는 사람: 나
  • 망가뜨린 사람: 나
  • 고치는 사람: 나
  • 손해를 보는 사람: 나

모두 같은 사람이다.

밤에 디자인을 바꾸다 망가뜨려도 “내일 고치자”고 결정할 수 있다.

얼마나 오래 멈춰도 되는지, 백업을 얼마나 둘지, 귀찮은 기능을 그냥 없앨지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AI의 속도가 그대로 이익이 된다.

내가 전부 한다면 책임도 전부 내가 받는다.

결정권과 책임이 일치한다.

6. 남의 조직 사이트에서 가장 위험한 구조

위험한 형태는 이렇다.

  • 작업하는 사람: 나
  • 결정하는 사람: 다른 사람
  • 수정 요청하는 사람: 여러 명
  • 문제가 나면 책임을 묻는 대상: 이상하게도 나
  • 보상: 경우에 따라 호의

이건 기술 문제가 아니다.

책임만 압축한 지옥의 삼각형이다.

“문장 하나만 바꾸면 되죠?”

“사진 하나만 넣어 주세요.”

“AI면 금방 되죠?”

작업 자체는 정말 몇 분이면 끝날 수 있다.

어려운 부분은 누가 승인했는지, 잘못되면 누가 되돌리는지, 공개 후 누가 확인하는지, 다음 요청도 계속 같은 사람에게 오는지다.

5분짜리 수정이 5년짜리 지원 계약으로 변할 수 있다.

7. AI로 작업이 쉬워지면 요청이 오히려 늘 수 있다

약간의 역설이 있다.

예전에는 외주 수정에 돈이 들기 때문에 요청을 모아서 한꺼번에 처리했다.

하지만 가까이에 AI를 잘 쓰는 사람이 있으면 생각이 바뀐다.

“이건 금방 되죠?”

요청 한 건의 시간은 줄어든다.

대신 요청 건수는 늘어난다.

제작이 병목이 아니게 되면 승인, 연락, 우선순위, 설명, 책임 분담이 다음 병목이 된다.

AI가 코드를 열 배 빨리 써도 위원회가 열 배 빨리 결정하지는 않는다.

기계만 미래로 갔다.

회의는 그대로 남았다.

8. 견적을 평가하려면 금액보다 범위를 먼저 본다

웹사이트 견적은 페이지 수만 보면 부족하다.

적어도 다음을 나눠 확인해야 한다.

초기 제작

  • 페이지 수
  • 원고 작성 범위
  • 디자인 수준
  • 모바일 대응
  • 문의 기능
  • 편집 기능
  • 회원 또는 로그인 기능
  • 기존 자료 이전
  • 접근성 대응
  • 기본 검색 노출 설정

월 유지관리

  • 서버와 도메인 비용 포함 여부
  • 백업 주기
  • 업데이트와 보안 대응
  • 가동 감시
  • 장애 연락 방식
  • 대응 시간
  • 월 몇 회까지 문구 수정이 포함되는지
  • 사진이나 페이지 추가 비용
  • 외부 서비스 비용

계약 종료 시

  • 도메인 명의
  • 원본 파일 제공 여부
  • 관리자 권한 이전 가능 여부
  • 다른 업체로 이전 가능한지
  • 계약을 끝내도 사이트가 유지되는지

포함되는 일이 거의 없는데 비용이 크다면 무엇에 돈을 내는지 물어볼 만하다.

반대로 유지관리, 복구, 업데이트, 인수인계까지 명확하다면 단순한 몇 페이지의 제작비와는 다른 상품이다.

9. 자작이 맞는 경우와 외주가 맞는 경우

AI 자작이 잘 맞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 의사결정자가 거의 한 명
  • 잠깐 멈춰도 큰 사고가 나지 않음
  • 업데이트가 많지 않음
  • 민감정보나 회원정보를 거의 다루지 않음
  • 스스로 백업과 복구를 할 수 있음
  • 귀찮은 기능을 없앨 자유가 있음
  • 앞으로도 유지관리 책임을 질 의사가 있음

외주의 가치가 커지는 경우는 반대다.

  • 이해관계자가 많음
  • 잘못된 공개 정보가 신뢰 문제로 이어짐
  • 정기 업데이트가 필요함
  • 문의를 받을 사람이 필요함
  • 보안 대응을 지속해야 함
  • 담당자 교체 후에도 유지되어야 함
  • 장애가 나면 책임자가 명확해야 함

기술 난이도만 보지 말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전화를 받는가.

그것까지 포함해서 결정해야 한다.

10.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코드보다 ‘문제에 이름이 붙는 사람’에게 돈을 낸다

생성형 AI는 홈페이지 제작 비용을 확실히 낮췄다.

그래서 과거와 같은 수작업을 전제로 한 제작 방식과 가격은 재검토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웹 제작 업체가 모두 불필요해진 것은 아니다.

유지관리, 업데이트, 복구, 조정, 문의 대응, 보안, 인수인계는 남는다.

내 사이트라면 전부 직접 해도 된다.

책임도 내가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의 조직 사이트에서 “AI면 금방 만들 수 있어요”라고 말하면 그 한마디가 무료 영구 유지관리 계약으로 변할 수 있다.

때로는 외주비를 내는 것이 합리적이다.

비싼 코드만 사는 것이 아니다.

밤늦게 “사이트가 안 열려요”라는 연락이 왔을 때,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그 전화를 받는 세계를 사는 것이다.

  1. NIST, Secure Software Development Framework (SSDF) Version 1.1: https://csrc.nist.gov/pubs/sp/800/218/final
  2. NIST, Guide to Enterprise Patch Management Planning: Preventive Maintenance for Technology: https://csrc.nist.gov/pubs/sp/800/40/r4/final
  3. CISA, Under the Digital Radar: Defending Against People’s Republic of China’s Nation-State Cyber Threats to America’s Small Businesses: https://www.cisa.gov/news-events/news/under-digital-radar-defending-against-peoples-republic-chinas-nation-state-cyber-threats-americ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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