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13권부터 30권까지의 초반 판매 추이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한다. 판매량 감소는 확인되지만, 마레 편 자체와 월간 연재 방식이 각각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구별해서 봐야 한다. 후반부 배경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다.
왕정 편이 시작되는 13권이 왜 그렇게 많이 팔렸을까?
2014년 4월에 나온 13권은 새로운 리바이 반과 왕정의 비밀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시기다. 엘빈의 돌격이나 지하실의 진실이 모두 공개되는 권도 아니다. 그런데 발매 후 4주 누적 추정 판매량은 약 158만 부였다[2].
답의 일부는 2013년 4월에 방영을 시작한 애니메이션 1기에 있다. 여성형 거인의 전투까지 보여 준 뒤에도 수수께끼는 산더미처럼 남았다. 2기는 2017년에야 방영됐다[3][4]. 다음 편을 기다리는 팬에게 만화책은 거인의 정체를 밝히는 가장 빠른 통로였다.
실제로 2014년 상반기 시리즈 판매량은 약 834만 부로 《원피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1]. 13권의 수치는 한 권의 전개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이 키운 독자층도 반영한다.
20권의 돌격, 23권의 마레, 30권의 급감
발매 후 4주 동안의 추정 판매량을 비교하면 13권 약 158만 부, 20권 약 138만 부, 23권 약 132만 부, 30권 약 70만 부다. 마지막 34권은 약 100만 부였다[2].
20권 전후의 시간시나 구 탈환전은 목적이 선명하다. 엘빈이 목숨을 건 돌격으로 리바이가 짐승 거인에게 접근할 길을 만든다. 잔혹하지만 독자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즉시 이해한다.
23권부터 마레로 무대가 바뀌면서 낯선 소년소녀와 새로운 국가의 역사가 쏟아진다. 그런데 전환 직후의 23권도 132만 부를 기록했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책을 덮은 시점은 아니다. 감소가 더 뚜렷해진 것은 그 뒤이며, 30권의 4주 판매량은 20권의 절반 수준이다.
진짜 적은 ‘지난달 내용을 기억하세요?’였다
초반에는 거인을 쓰러뜨리고 벽의 비밀을 파헤치면 됐다. 마레 편에서는 가비와 팔코의 시점, 민족의 역사, 서로 충돌하는 정의까지 따라가야 한다. 익숙한 주인공들이 한동안 뒤로 물러나기도 한다.
월간 연재라면 새 정보를 받은 뒤 약 한 달을 기다린다. 그동안 이름과 관계와 복선이 기억에서 흐려진다. 조사병단에는 입체기동장치가 있지만, 독자에게 지난달의 기억을 복원할 장비는 없다.
완결 뒤 몰아 읽거나 다시 보면 연결이 쉬워질 수 있다. 이는 독서 경험을 설명하는 가설이지, 판매 감소의 원인을 실제로 측정한 결론은 아니다.
판매량이 작품의 완성도 점수는 아니다
애니메이션 열풍이 진정된 효과, 장기 연재, 디지털 구매, 마레 편의 복잡성은 동시에 작용했을 수 있다. 현재 수치만으로 원인별 비율을 계산할 수는 없다. 표 역시 종이책의 초기 판매 추정치다.
결국 재미있는 점은 이거다. 13권은 거대한 관심의 파도에 올랐고, 23권에서도 판매는 여전히 강했으며, 마지막 34권에서 다시 반등했다. 엘빈의 돌격은 당장 심장을 찌른다. 마레 편의 복선은 나중에 한꺼번에 찌를 수 있다.
가장 강력한 적은 거인이 아니라 ‘다음 화는 한 달 뒤’라는 작은 글씨였을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