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하자 케이크·냉동 닭고기·공차로 짜는 가성비 코스
아울렛이라고 하면 옷이나 신발, 명품을 사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실제로 평일 밤에 혼자 가 보니 느낌이 꽤 달랐다.
주말의 북적임과는 전혀 다르다. 사람이 적다.
매장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푸드 매장을 느긋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
운이 좋으면 하자 상품(약간의 흠 때문에 싸게 파는 제품, 일본어로 '와케아리')이나 한정 세트도 만난다.
결론부터 말하면, 평일 밤 아울렛은 '옷 사는 곳'이 아니라 먹거리와 다음 날 생활 필수품을 챙기는 곳으로 보면 아주 강력하다.
특히 혼자라면 누구에게 맞출 필요가 없다.
먹고 싶은 걸 먹고, 사고 싶은 것만 사고, 피곤하면 집에 가면 된다.
남자 혼자여도 좋다.
여자 혼자여도 좋다.
한마디로 혼자서, 한적한 시간에, 가성비 좋게 만족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코스다.
평일 20:00의 아울렛은 주말과 완전히 다르다
이번에 좋았던 건 평일 20:00쯤의 한산함이었다.
주말 아울렛은 사람이 많다. 가족, 커플, 친구 무리, 쇼핑하러 온 사람들로 통로도 매장 안도 붐빈다.
하지만 평일 밤에는 꽤 한가하다.
물론 시설이나 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번에 느낀 바로는 주말과는 다른 세상이었다.
옷을 오래 고르기보다는 푸드 매장을 가볍게 돌면서 득템을 찾기에 딱 좋다.
사람 많은 곳이 싫은 사람에게는 이것만으로도 가치가 크다.
먼저 팡노토라에서 배부터 채우자
혼자 아울렛 먹방 코스의 시작으로는 빵집이 좋다.
이번에 좋았던 건 일본 베이커리 체인 '팡노토라'의 카레빵이었다.
카레빵은 그 자리에서 먹기 편하다.
한 손으로 먹을 수 있다.
든든하다.
게다가 아울렛에 왔다는 기분도 제대로 난다.
여기에 돌가마 프랑스빵 같은 큰 빵을 사면 그 자리뿐 아니라 다음 날 아침까지 즐길 수 있다.
이번 느낌으로는 프랑스빵이 꽤 크고, 가격 대비 만족감이 높았다.
다만 신나서 먹다 보면 정말 배가 부르다.
카레빵을 먹고 프랑스빵까지 먹으면 이제 위장보다 빵이 더 세다.
옷 사러 왔는데 빵에게 위장을 점령당한다.
하지만 그것까지 포함해서 혼자 아울렛의 재미다.
SAN의 하자 케이크 세트는 발견하면 대박
이번에 제일 득템이었던 건 케이크 가게 SAN의 하자 세트였다.
방문했을 때, 보통이라면 하나에 900엔쯤 할 케이크가 하자 세트로 2개에 1,200엔이었다.
간단히 계산하면,
- 정가 기준: 900엔 × 2개 = 1,800엔
- 하자 세트: 2개에 1,200엔
- 차액: 약 600엔
- 1개당: 약 600엔
즉, 꽤 이득이다.
게다가 한정 세트였고 남은 건 1개뿐이었다.
'마지막 1개', '하자', '한정'. 이런 건 평일 밤 아울렛 먹거리 코스의 보물상자 같은 존재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하자 세트가 항상 있는 건 아니다.
가격도 구성도 날마다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꼭 살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가기보다는 '있으면 이득' 정도로 보는 게 좋다.
그래도 발견하면 정말 기쁘다.
옷을 안 사도 케이크를 싸게 건졌다는 것만으로 만족도가 높다.
냉동 닭봉 2kg에 800엔, 생활 필수품이 따로 없다
더 강력했던 건 냉동 닭봉이다.
이번에는 하자 닭봉 2kg이 800엔이었다.
100g당 40엔이다.
꽤 싸다.
게다가 냉동이라 바로 다 먹지 않아도 된다.
집에 가서 냉동실에 넣어 두면 며칠 치 단백질원이 된다.
아울렛에 왔는데 갑자기 살림 실력이 올라간다.
옷을 사러 갔다가 냉동 고기를 사 들고 돌아온다.
얼핏 이상해 보이지만 꽤 합리적이다.
외식으로 한 끼에 1,000엔 이상 쓰는 것보다, 닭봉 2kg을 800엔에 사 두는 편이 나중 식비에 훨씬 도움이 된다.
자취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냉동 고기가 있으면 케이크 보냉에도 쓸 수 있다
여기서 은근히 재미있는 게 냉동 고기의 존재다.
케이크를 사면 보냉제나 드라이아이스가 신경 쓰인다.
그런데 냉동 닭봉을 샀다면 그 자체가 꽤 차갑다.
물론 식품 위생상 케이크와 고기를 직접 맞닿게 두는 건 피하는 게 좋다.
봉지를 나누자.
가능하면 보냉 가방에 넣자.
오래 이동한다면 보냉제도 쓰자.
그래도 잠깐 집에 가는 정도라면 냉동 고기 덕분에 케이크 온도가 오르는 걸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즉,
냉동 고기가 보냉제 역할을 한다.
이런 생활감이 참 좋다.
케이크 때문에 드라이아이스를 받으러 가기 전에, 옆에 이미 2kg짜리 냉동 닭봉이 있다.
"네가 차갑게 해 주는 거였냐" 하는 기분이다.
아울렛에서 명품을 사는 것보다 냉동 고기와 하자 케이크의 동선을 짰을 때 훨씬 승리한 기분이 든다.
마무리는 공차의 샤인머스캣 음료
빵과 케이크와 고기로 쇼핑 욕구를 채운 뒤, 마지막에 음료를 더하면 만족도가 확 올라간다.
이번에는 공차(버블티 체인)의 샤인머스캣 음료가 좋았다. 샤인머스캣은 달콤한 청포도 품종이다.
프랑스빵으로 배가 부른 뒤에도 밀크티보다는 과일 음료가 더 잘 넘어간다.
입안을 리셋해 준다.
걸으면서 마실 수 있다.
밤의 아울렛을 조금 산책할 이유도 된다.
타피오카가 들어간 무거운 음료는 빵에 점령당한 위장에 결정타가 될 수 있다.
속이 더부룩한 날에는 타피오카 빼고, 당도 낮추고, 과일 음료가 딱 좋다.
평일 밤 혼자 아울렛 먹거리 코스
이번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다.
평일 20:00쯤 간다
주말보다 한산해서 매장을 보기 편하다.빵집에서 카레빵을 먹는다
그 자리에서 만족감을 만든다.큰 빵을 산다
다음 날 아침까지 해결된다.케이크 가게에서 하자 세트를 찾는다
있으면 이득, 없으면 억지로 사지 않는다.냉동 고기 같은 식품 득템을 살핀다
생활 필수품으로 최고다.마지막은 산뜻한 음료로 마무리한다
공차 같은 과일 음료가 잘 어울린다.
이러면 옷을 안 사도 꽤 만족스럽다.
오히려 혼자라면 옷을 보는 것보다 이 코스가 더 재미있다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혼자라면 남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
'남자 혼자 아울렛'이라고 하면 조금 문턱이 높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남녀 상관없다.
혼자면 내 페이스대로 걸을 수 있다.
먹고 싶은 것만 먹을 수 있다.
하자 상품을 발견하면 바로 판단할 수 있다.
피곤하면 바로 집에 갈 수 있다.
누군가와 가는 아울렛은 상대의 쇼핑과 휴식 타이밍에 맞춰야 한다.
하지만 혼자면 전부 내가 정한다.
평일 밤 한적한 시간이라면 주변 시선도 덜 신경 쓰인다.
오히려 자유도가 꽤 높다.
옷을 안 사는 아울렛도 괜찮다
아울렛에 갔는데 옷을 안 사면 왠지 실패한 기분이 드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선입견이다.
아울렛은 옷을 사는 곳이기 전에 산책할 수 있는 쇼핑 시설이다.
푸드 매장을 돌아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약간의 비일상을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빵을 먹고, 케이크를 사고, 냉동 고기를 챙기고, 음료를 마시고 돌아온다.
그걸로 충분히 성립한다.
억지로 옷을 사서 후회하느니, 먹거리로 확실히 만족하는 편이 낫다.
정리: 평일 밤 아울렛은 '생활을 조금 낫게 하는 놀이'가 된다
평일 밤 혼자 간 아울렛은 꽤 좋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 주말보다 한산하다
- 혼자서도 걷기 편하다
- 푸드 매장을 보기 쉽다
- 하자 상품이나 한정품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 빵과 냉동 고기로 다음 날 생활까지 조금 편해진다
- 음료로 외출의 만족감도 채울 수 있다
옷을 안 사도 된다.
오히려 평일 밤에 혼자 간다면 옷보다 먹거리와 생활 필수품을 챙기는 쪽이 만족도가 높을 때도 있다.
아울렛은 누군가와 가는 이벤트만이 아니다.
혼자 훌쩍 가서 카레빵을 먹고, 하자 케이크를 줍고, 냉동 고기를 사고, 샤인머스캣 음료로 마무리한다.
그것만으로도 꽤 좋은 밤이 된다.
혼자 아울렛은 생각보다 자유롭고, 생각보다 맛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