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를 공략하다 보니 검색과 즉흥 설명이 이상할 정도로 빨라진 이야기

처음부터 거창한 연구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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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의 원재료는 정말 우연히 본 SNS 글 두 개였다

처음부터 거창한 연구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느 날 서로 전혀 다른 주제의 SNS 글 두 개가 눈에 들어왔다.

하나는 “일반 사무직 경쟁이 너무 치열하면 전문적인 도면 업무를 배우면 되지 않을까. 기술도 남고, 책상에 앉아서 일하고, 근무시간도 안정적일 것 같다”는 식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실무자들이 나타나자 분위기가 바로 바뀌었다. 납기 직전에는 야근이 생기고, 현장 대응도 있고, 계산과 수정도 해야 하며, 오히려 할 수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 일이 몰린다는 이야기였다.

다른 하나는 “집에서는 일을 시작하지 못해서 별도 작업실을 빌렸는데 거기서도 놀았다. 카페처럼 사람이 적당히 오가는 곳에 가니 집중됐다. 결국 출근이라는 고대의 시스템을 재발견했다”는 이야기였다.

보통이라면 둘 다 한 번 웃고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의문이 생겼다. 구인배율이 높으면 정말 좋은 직업일까. 전문성이 높으면 왜 일까지 더 몰릴까. 인력 부족은 왜 물리적인 현장과 연결된 직종에서 자주 생길까. 일을 시작하기 어려운 것은 개인 특성만의 문제일까. 애초에 목표도 판단 기준도 권한도 공유되지 않은 업무라면 누구라도 멈추는 것 아닐까.

몇 시간 뒤, SNS 글 두 개는 노동시장, 전문직, 인력 부족, 역할 모호성, 조직 설계까지 연결된 글이 되어 있었다.

재료: 글 두 개.

결과물: 수천 자와 작은 구조도.

입력과 출력 사이의 거리가 이상하다.

2. 게임보다 조사하는 게 재미있어진 이유――현실 세계가 무한 맵이었다

긴 휴식 기간이라면 게임을 더 많이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냥 궁금한 걸 조사하기”가 더 재미있어졌다.

과정을 보면 이유가 있다. 매우 게임 같다.

  • 게시물이나 대화에서 “뭔가 이상한데?”라는 퀘스트를 줍는다.
  • 공식 자료, 통계, 사례를 찾는다.
  • 가설을 만든다.
  • 다른 사례와 연결한다.
  • “아, 이거 같은 구조네”라는 보상을 얻는다.
  • 마지막에는 글이나 노트가 남는다.

현실 세계라서 맵이 끝나지 않는다.

일, 임금, 이직, 제도, 심리, 제조, 물류, 인간관계, 여행, 건강, 게임, 가전. 거의 모든 것이 서브 퀘스트가 된다.

일반 게임에서는 경험치가 화면 속 캐릭터에게 들어간다.

여기서는 경험치가 플레이어 본인에게 들어간다.

몇 시간 뒤에 “재미있었다”만 남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검색어가 먹혔는지, 어떤 자료가 유용했는지, 어떤 구조로 설명할 수 있는지까지 남는다. 나중에 비슷한 주제가 나오면 그 길을 다시 쓸 수 있다.

겉모습은 취미인데, 내부 구조는 꽤 강력한 지식 축적 장치다.

3. 친구가 “이거 원래 이런 거야?”라고 물으면 과거의 심심풀이가 갑자기 회수된다

이 놀이의 보상이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곳은 대화다.

친구가 뭔가를 경험하고 “보통 이런 거야?”라고 묻는다.

그러면 꽤 높은 확률로 “아, 그거 전에 조사해 본 적 있어”가 나온다.

이직 이야기는 노동시장으로, 직장 이야기는 역할과 판단 기준으로, 급여는 업계별 임금 곡선으로, 취미는 장비와 가격으로, 여행은 혼잡도와 예약 방식으로 연결된다.

이건 모든 것을 안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입구가 많아진 것이다.

해본 적이 있다.

비슷한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예전에 조사한 적이 있다.

글로 정리한 적이 있다.

입구가 많으니 대화에서 연결되는 지점도 많다.

몇 달 전 심심해서 조사한 내용이, 어느 날 정확한 순간에 “대화 카드”처럼 뽑힌다.

이 뒤늦은 보상이 꽤 기분 좋다.

4. 어떻게 즉흥으로 그렇게 계속 말해?――즉흥처럼 보여도 사실은 재고 검색이다

같은 휴식 기간에 서로 다른 친구들에게 서로 다른 말을 들었다.

한 사람은 “어떻게 준비도 없이 그렇게 계속 설명하냐”는 취지로 말했다.

다른 사람은 “그런 관점으로 보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

겉보기에는 서로 다른 능력이지만 꽤 연결되어 있다.

즉흥으로 말한다고 해서 매번 0에서 문장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머릿속에는 과거에 조사한 것, 직접 해본 것, 다른 사람에게 들은 것, 실패한 것, 글로 정리한 것들이 쌓여 있다.

새로운 이야기가 들어오면 가까운 재료를 검색하고 조립해서 내보낸다.

즉,

즉흥 작문이라기보다 고속 재고 검색 + 실시간 편집

에 가깝다.

창고가 클수록 사용할 수 있는 부품도 많아진다. 그리고 오랫동안 “듣기 → 연상하기 → 설명하기”를 반복했다면 꺼내는 속도 자체도 빨라질 수 있다.

친구에게는 갑자기 나온 답처럼 보인다.

내부에서는 오래된 창고가 빠르게 재고조사 중이다.

5. “그 시선은 너만 그래”――지식의 양보다 멀리 떨어진 선반을 연결하는 일

두 번째 평가, 즉 “관점이 특이하다”는 말은 단순한 지식량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같은 사실을 알고 있어도 무엇과 무엇을 연결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구인배율을 보고 “취업하기 쉽겠네”로 끝낼 수도 있다. 반대로 “사람이 부족하면 기존 직원 한 명에게 일이 더 몰려서 오히려 과로하지 않을까”라고 뒤집어 볼 수도 있다.

개인의 행동 특성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그 사람 특성 때문이구나”라고 끝낼 수도 있다. 또는 “목표와 기준과 권한이 공유되지 않은 일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도 힘들지 않을까”라고 조직 설계 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때 하는 일은 멀리 떨어진 선반끼리 배선을 연결하는 것이다.

창의성 연구에서는 의미 기억의 구조, 의미 범주 사이를 전환하며 탐색하는 능력, 폭넓은 검색 능력과 발산적 사고의 관계를 연구한다. 물론 친구가 관점이 독특하다고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인지 특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평소 “이거 저 이야기와 같은 구조 아닌가?”를 반복한다면 연결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게임은 어느 순간 지식을 모으는 게임에서 지식끼리 배선하는 게임으로 변한다.

6. 사진 끝말잇기에서 너무 빨랐던 사건――끝말잇기가 아니라 검색 속도전이었다

이 이야기를 하다가 사진을 이용한 끝말잇기 게임이 떠올랐다.

규칙은 간단하다. 앞 단어의 마지막 소리로 시작하는 물건을 생각한 뒤, 그 사진을 검색해서 보여준다. 다음 사람은 그 물건 이름의 마지막 소리에서 다시 이어 간다.

이 게임에서 이상하게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빨랐다. 주변도 바로 알아챘다.

처음에는 “끝말잇기를 잘하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작업을 나누면 전혀 다르다.

  1. 필요한 소리로 시작하는 후보를 떠올린다.
  2. 그 후보가 이미지 검색에서 명확하게 나올지 판단한다.
  3. 검색엔진이 잘 잡을 표현으로 바꾼다.
  4. 이미지 검색을 실행한다.
  5. 결과가 지저분하면 단어를 추가하거나 바꾼다.
  6. 한눈에 정답이 전달되는 이미지를 고른다.

이건 단순한 끝말잇기가 아니다.

말놀이 가면을 쓴 검색 타임어택이다.

언어적으로 가능한 단어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추상어보다 구체적인 사물이 훨씬 검색 결과가 좋다.

즉, 검색 결과에서 이기기 쉬운 개념을 골라야 한다.

7. 핵심은 “떠올리기”가 아니라 “뭐라고 검색해야 나오는지 아는 것”이었다

여기가 핵심이다.

머릿속에는 어떤 개념이 떠오른다. 하지만 검색엔진은 머릿속을 읽지 못한다. 그래서 개념을 검색어로 번역해야 한다.

개념 → 검색어

예를 들어 머릿속에 “옛날 빨간 공중전화”가 떠올랐다고 하자. “전화”만 검색하면 잡음이 너무 많다. “빨간 공중전화 옛날”, “레트로 빨간 공중전화”처럼 결과 화면을 예상하며 단어를 조립하면 훨씬 빨라진다.

정보검색 연구에서는 이런 검색어 구성 자체를 하나의 기술로 다룬다. 전문 검색가는 어떤 키워드를 더할지, 어떤 조건으로 좁힐지, 검색어를 언제 수정할지, 언제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멈출지까지 전략적으로 다룬다.

따라서 검색이 빠른 사람은 단순히 타자가 빠른 사람이 아니다.

답이 있을 법한 정보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만드는 속도가 빠른 사람일 수 있다.

검색엔진이 아무리 강해도 입구가 잘못되면 길을 잃는다.

8. “검색을 잘한다”는 것은 주제 지식과 별도의 기술이다

검색은 “아는 단어를 입력하면 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작은 판단의 연속이다.

  • 무엇을 모르는지 나눈다.
  • 가설을 세운다.
  • 검색어를 고른다.
  • 결과를 보고 가설을 수정한다.
  • 검색어를 바꾼다.
  • 신뢰할 수 있는 출처 쪽으로 이동한다.
  • 충분한 근거가 모였을 때 멈춘다.

정보탐색 연구에서도 분야 지식과 검색 기술은 같은 것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분야를 잘 알아도 검색 전략이 약할 수 있고, 분야 지식이 적어도 검색 경험이 많으면 유용한 자료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일상 대화에서도 같다.

친구의 이야기에 답을 모르더라도,

“이 현상 이름이 뭘까?”

“제도 문제인가, 심리 문제인가?”

“공식 자료라면 어느 기관이나 학회가 갖고 있을까?”

라는 첫 입구를 만들 수 있다.

모르는 것을 모두 없애는 능력보다, 모르는 영역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만드는 능력이 더 실용적일 때가 많다.

9. 조사한 것을 사람에게 설명하면 다시 꺼내기 쉬워진다

친구에게 “그거 전에 조사해 봤어”라고 설명하는 것은 단순한 지식 자랑만은 아니다.

기억 연구에서는 자료를 반복해서 읽는 것보다 기억에서 직접 꺼내는 연습이 장기 기억을 강화하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왔다. 이를 흔히 인출 연습이라고 한다.

또 같은 정보를 서로 다른 단서와 경로를 통해 꺼내는 것이 나중의 기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흐름은 이렇게 된다.

한 번 글로 정리한다.

친구에게 다른 표현으로 설명한다.

몇 달 뒤 다른 주제에서 다시 꺼낸다.

그때마다 같은 지식으로 들어가는 길이 하나씩 늘어날 수 있다.

조사 → 설명 → 다시 설명은 데이터베이스에 색인을 추가하는 작업과 비슷하다.

몇 년 동안 반복했다면 즉흥 설명이 빨라지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본인은 그냥 잡담을 했는데, 데이터베이스가 조용히 최적화되고 있었다.

10. 여기에 AI가 들어오면 잡담의 폐기율이 갑자기 떨어진다

AI가 바꾼 가장 큰 점 중 하나는 재미있는 우회로를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재미있는 대화를 해도 다음 날이면 “어제 뭔가 재밌는 이야기 했는데” 정도만 남았다.

지금은,

이상한 점을 던진다

→ 관련 자료를 찾는다

→ 첫 설명에 반박한다

→ 다른 사례를 붙인다

→ 구조를 정리한다

→ 글로 만든다

라는 흐름을 그대로 저장할 수 있다.

핵심은 AI가 모든 가치 있는 질문을 대신 만든다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이게 뭐지?”, “그게 정말 맞나?”, “오히려 이렇게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기는 이상하다”를 계속 공급한다.

인간은 이상함을 줍는다.

AI는 탐색 범위를 넓힌다.

인간은 약한 연결을 잘라낸다.

AI는 다시 정리한다.

마지막에는 재사용 가능한 결과물이 남는다.

진짜 변화는 글쓰기 속도만이 아니라, 잡담의 우회를 버리지 않고 재사용 가능한 형태로 압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1. 하지만 “전에 조사했어”는 만능 주문이 아니다

명확한 함정도 있다.

조사한 주제가 많아질수록 “대충 뭐든 안다”는 착각이 생기기 쉽다.

검색이 빠른 것과 답이 맞는 것은 다르다.

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과 깊이 이해하는 것도 다르다.

한 번 조사한 내용이 지금도 최신이라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 숫자와 제도는 최신 1차 자료로 다시 확인한다.
  • 의료, 법률, 금융은 특히 조심한다.
  • 친구 개인 사례를 억지로 일반론에 끼워 맞추지 않는다.
  • “여기부터는 추정”, “이건 모른다”를 자연스럽게 말한다.
  • 너무 예쁜 구조가 보일수록 반례를 찾는다.

특히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 위험한 점은 틀린 설명도 유창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색엔진에는 출력 속도만큼 브레이크도 필요하다.

최고속도만 높은 차는 무섭다.

12. 결론――현실 세계를 놀고 있었더니 검색엔진 쪽이 성장해 있었다

거창한 훈련을 한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궁금하다

→ 검색한다

→ 다른 것과 연결한다

→ 사람에게 설명한다

→ 다른 상황에서 다시 쓴다

를 반복했을 뿐이다.

그 결과 친구들은 즉흥 설명의 속도와 특이한 관점을 알아챘고, 사진 끝말잇기 같은 게임에서는 “떠올리기 → 검색어로 변환 → 이미지 적중”이 유난히 빨랐다.

아마 갑자기 생긴 능력이 아니다.

같은 미니게임을 계속 했으니 레벨이 오른 것뿐이다.

AI가 들어오면서 그 미니게임의 반복 속도는 더 빨라졌다.

조사가 게임보다 재미있어진 것도 이상하지 않다.

현실 세계는 콘텐츠가 끝이 없고, 공략한 내용이 실제 대화에 쓰이며, 경험치가 플레이어에게 남는다.

게임 속 도감을 채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자기 머릿속의 색인을 만들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늘도 우연히 뭔가가 눈에 들어온다.

첫 반응은 똑같다.

“이거 뭐지?”

다음 글은 이미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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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doi-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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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일상의 불편함을 구조화해 이해하기 쉬운 다음 행동으로 연결하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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