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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ritori Chaos를 통화 중에 플레이해봤다. 친구 3명과 검증한 실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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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밤, 친구 3명과 Discord로 통화하면서 Shiritori Chaos를 플레이해봤습니다. 평소 통화는 근황 수다로 30분 정도 이야기하고 끝나는 게 늘 패턴이었기에, 좀 더 통화를 오래 이어갈 수 있는 놀이로 쓸 수 있을지 시험해본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Shiritori Chaos는 '통화의 빈 시간을 채우는' 도구로서 꽤 훌륭했습니다. 한 판에 5~10분이면 끝나기 때문에 수다와의 전환이 매끄럽고, 게임에 너무 몰입하지 않으면서도 대화를 유지한 채 즐길 수 있습니다. 3시간 통화 동안 수다 → 끝말잇기 → 수다 → 끝말잇기, 이렇게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었습니다.

멤버 구성

  • 나(28세·남): 평소 끝말잇기 계열 게임을 조금 해봄
  • A(28세·여): 게임 경험 거의 없음, 어휘력에는 자신 있음
  • B(30세·남): 퀴즈 프로그램을 좋아함, 조건부에 강할 듯
  • C(27세·여): 끝말잇기 10년 만

멤버 간 차이가 있는 편이 리뷰로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어휘력에 편차가 있는 멤버를 모았습니다.

1판: 기본 룰로 워밍업

처음에는 기본 끝말잇기로 워밍업. 예상대로 5분 정도에 승부가 났고, 이긴 건 A. 처음에는 누구나 이어갈 수 있어서 재밌는 순간은 후반에만 나옵니다.

"이대로 끝나면 질릴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와서 바로 2판에 조건을 넣기로 했습니다.

2판: 동물 제한

첫 번째 조건은 '동물 제한'. 예상 이상으로 재밌었습니다. 동물 이름을 떠올리느라 몇 초간 침묵이 흐르고, 그 침묵 사이에 "음..." "아, 그거 아까 말했잖아" 같은 소리가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집니다.

C가 "하마"라고 말했을 때 다들 "잠깐, '마'로 시작하는 동물 그렇게 많지 않지 않아?"라고 반응한 대목이 분위기 절정. 10분 정도에 승부가 났습니다.

3판: 동물 제한 + 3글자 이하

조건을 2개 겹쳤습니다. 이게 베스트였습니다. 동물 제한으로 떠올릴 수 있는 이름 중 3글자 이하로 좁혀지니 선택지가 단번에 줄어듭니다.

"말", "소", "개", "닭" 같은 정석이 금방 소진되면서 각자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15분짜리 판에서 거의 전원이 한 번은 막혔습니다. 막혔을 때의 침묵과, 다음 사람이 고육지책으로 내뱉는 단어가, 통화로서는 가장 재밌는 순간이었습니다.

4판: 실패 사례

신이 나서 '동물 제한 + 3글자 이하 + 카타카나(외래어 표기)만'으로 조건을 3개 겹쳤더니, 거의 전원이 첫 바퀴에서 막혔습니다.

여기서 알게 된 건, 조건은 2개까지가 현실적인 라인이라는 것입니다. 3개를 겹치면 '너무 빡빡해서 오히려 재미없어지는', 예상과 반대의 결과가 나옵니다. 아무도 말을 못 하면 재밌을 리가 없죠.

5판: 카테고리 제한 변경

조건 1개로 돌아가서 '음식 제한'. 4판의 반성을 반영해 가벼운 조건으로 돌아왔더니 다시 분위기가 살아났습니다. 조건은 무겁게 한다고 재밌는 게 아니라는 것, 이게 이 밤의 가장 큰 발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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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판: 글자 수 제한만

카테고리 없이 '5글자 이상'만으로 진행했습니다. 음식 제한보다 어려웠지만, 카테고리가 없으니 지식 분야 차이가 덜 드러나고 순수 어휘력 승부가 됩니다.

A의 어휘력이 다른 사람보다 한 단계 강하다는 게 여기서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조건에 따라 누가 강한지가 바뀌는 것이 Shiritori Chaos의 재미있는 점입니다.

통화 + 앱의 궁합

통화하면서 앱을 조작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걱정이었지만,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UI라면 문제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통화 소리와 앱 소리가 간섭하지 않았고, Discord와 LINE 모두 시도해봤지만 어디서든 문제없었습니다.

스피커 통화 + 앱 조합이 가장 편했습니다. 이어폰 통화에서는 앱 조작 중에 화면을 보면서 말하기가 약간 불편하므로, 집에 있을 때는 스피커로 플레이하는 편이 낫습니다.

좋았던 점

  • 통화 틈새 시간에 딱 맞는 길이(5~15분/판)
  • 수다 → 끝말잇기 → 수다 전환이 매끄러움
  • 조건만 바꾸면 몇 판이든 플레이 가능
  • 어휘력 차이가 조건으로 흡수됨
  • 막혔을 때의 침묵이 웃음이 됨

아쉬웠던 점

  • 조건을 3개 겹치면 오히려 재미없음
  • 5명 이상이면 대기 시간이 길어져 긴장감이 빠짐
  • 어린이와 함께할 때는 가벼운 조건만 가능
  • 빠른 말 응수가 오가면 통화에서 알아듣기 어려운 순간이 있음

개발자로서 한마디

Shiritori Chaos는 '같은 멤버끼리 여러 번 플레이해도 질리지 않는 것'을 목표로 만들었습니다. 기본 끝말잇기는 몇 판이면 질리기 때문에, 조건을 조합해 매번 다른 경험이 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번에 4명이서 6판을 플레이하며 아무도 질리지 않고 끝까지 이어간 것은 설계 의도대로의 결과였습니다. 조건의 자유도는 '무겁게 할수록 재밌다'가 아니라, '조합을 바꾸는 재미'가 핵심이 되도록, UI에서 조건 중첩은 일부러 2개까지를 권장하는 설계로 되어 있습니다.

통화 앱과 병행해서 쓰는 놀이로서의 포지셔닝은 개발 당시에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해보니 궁합이 상당히 좋아서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정리

Shiritori Chaos는 친구 34명의 통화 중 놀이로서 꽤 잘 작동했습니다. 조건을 12개만 넣어도 기본 끝말잇기와는 전혀 다른 놀이가 됩니다.

통화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서툰 사람일수록, 이런 '짧은 단위로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게임'을 하나 갖고 있으면 편합니다. 다음에는 조건을 더 다양하게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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